[박계현기자] 교육과학기술부(장관 이주호)와 한국항공우주연구원(원장 김승조)이 5일 나로호 3차 발사관리위원회를 개최하고 지난 26일 발사 중단은 나로호 발사체 하부와 발사대 사이를 연결하는 부품의 불량 때문인 것으로 결론 내렸다고 발표했다.
교과부 노경원 전략기술개발관은 "한·러 연구진이 나로호 발사체 하부와 발사대 사이에 위치한 어댑터 블록 중앙체결부(중앙잠금장치)의 미세한 불량으로 인해 연료 공급라인 결합부에 틈이 발생해 실이 파손됐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전했다.
당초 원인으로 지목됐던 고무 링 모양의 실(seal)은 기술적 요구조건에 맞게 제작돼 이상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 27일 개최된 한·러 비행시험위원회(FTC)는 ▲실 불량으로 인해 실이 파손돼 결합부 틈이 발생하는 경우 ▲결합부 틈이 발생해 실이 파손되는 경우 등 두 가지 시나리오를 중심으로 분석을 수행했다.
노경원 전략기술개발관은 "새로운 실로 교체하고 수행한 기밀시험(헬륨가스 공급 압력/시간 : 220바(bar)/6시간)에서, 헬륨가스 공급 후 약 3시간이 지난 시점에 어댑터 블록이 분리되는 현상을 발견했다"고 설명했다.
교과부와 항우연은 "어댑터 블록의 중앙체결부를 기존 지상검증용기체(GTV, Ground Test Vehicle) 부품으로 교체한 실험에선 6시간 동안 헬륨가스를 공급해도 이상현상(어댑터 블록 분리, 헬륨가스 누설 등)이 일어나지 않았기 때문에 26일 사용된 중앙체결부 부품에 문제가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전했다.
헬륨가스가 공급되는 부분의 모든 부품들이 220바(bar)의 압력을 최소 6시간 동안 견뎌야 하지만, 국내에선 이를 검증하는 실험이 사전에 수행되지 않았던 것으로 밝혀졌다. 발사 당일이던 지난달 26일에는 오전 9시30분부터 헬륨가스 주입을 시작했으며 10시 2분경 실이 파손돼 헬륨가스 압력이 낮아진 것이 발견됐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 박정주 발사체추진기관실장은 "(국내 실험 시) 발사상황과 압력을 똑같이 실험하지만, 6시간 동안 다 유지되지 않는다"며 "이 부분은 러시아 현지에서 다 실험해서 국내에 부착돼서 이송된 것으로 국내에선 이송과정 중에 문제가 있는 지를 검증하는 한 시간 정도의 실험을 수행했다"고 설명했다.
노경원 전략기술개발관은 "어댑터 블록과 나로호 발사체 하부 연료 공급라인 연결포트(CD-2)는 암나사와 수나사의 원리를 통해 결합되며 8톤 정도를 지탱하는 힘이 있다"며 "각 부품을 제조할 때 허용오차가 있는데, 바깥쪽 허용오차는 허용오차 내에서 커지고, 안 쪽은 허용오차 내에서 작아지면 결합되는 부분에서 미세한 불량이 있을 수 있다"고 전했다.
그러나 교과부와 항우연 측은 정확한 오차범위나 교체 부품의 개선점에 대해선 설명하지 못했다. 러시아 측에서 자체 실험 후 새 부품을 조달할 것이라는 것이 교과부 측의 유일한 설명이었다.
교과부와 항우연은 "문제가 생긴 어댑터 블록을 교체한 후 나로호 3차 발사를 재추진하기로 했다"며 "향후 발사에 사용될 어댑터 블록 교체품은 러시아 현지에서 국내로 이송될 예정으로, 현재 관련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러시아 측의 새로운 부품 조달과 실험을 통한 점검까지 걸리는 시간도 아직까지 확정되지 않은 상황이다.
노경원 전략기술개발관은 "11월 9일~24일 예정대로 발사를 추진할 계획으로, 현재로선 기준일을 바꿀 상황은 발생하지 않았다"며 "러시아에서 어댑터 블록 부품을 가져오고 실험을 하는데도 그렇게 오랜 시간이 걸리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박계현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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