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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서비스 산업 위기 '탈출구가 안보인다'


IT투자 감소와 공공사업 제한, 신사업 부재로 '3중고'

[김관용기자] 국내 IT서비스 업계가 '경제민주화' 논의와 '일감몰아주기' 관련 규제 여파로 신사업 찾기에 안간힘을 쓰고 있지만 녹록치 않은 분위기다. 장기적인 경기침체로 인해 IT투자가 감소하고 있으며, 소프트웨어 산업진흥법 개정으로 공공 정보화 사업 조차도 수행할 수 없어졌기 때문이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대부분의 IT서비스 기업들이 내년도 사업계획 수립 업무를 시작했지만, 새로운 성장 사업을 찾지 못해 골머리를 앓고 있다.

복수의 IT서비스 업체 관계자들은 "성장 모멘텀 확보를 위해 신사업을 고민하고 있지만 아직까지 이렇다 할 분야를 찾지 못하는 실정"이라고 토로했다.

현재 IT서비스 업계는 유럽발 금융위기로 인한 글로벌 경기침체로 그룹 계열사들의 매출이 감소하면서 내부 물량 또한 줄어들고 있다. 이마저도 일감몰아주기 눈총으로 관계사들과의 거래를 떳떳하게 수행하지도 못하는 입장이고 그룹사 일을 하더라도 외부 눈치를 봐 가면서 진행해야 한다는게 IT서비스 업계 관계자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삼성전자나 SK텔레콤 등 성장세가 큰 고객사를 확보한 삼성SDS나 SK C&C의 경우에도 일감몰아주기 지적으로 핵심 시스템 정도만 수행하는 실정이다.

이에 따라 대부분의 IT서비스 기업들은 저마다 IT융복합, 스마트 솔루션, IT컨버전스, 탈(脫) IT서비스' 등의 비전을 선포하고 신사업 발굴에 전사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이렇다 할 성과는 아직 없는 상태.

해외 시장 개척에도 공을 들이고 있지만 해외 수출은 당장에 성과를 낼 수 없는 장기적인 프로젝트로 삼성SDS, LG CNS, SK C&C, 포스코ICT 정도를 제외하고는 평균 3년 이상의 투자를 요구하는 해외 사업에 집중하기는 쉽지 않다.

한 IT서비스 업계 관계자는 "평균 5~6%, 많아야 10%의 이익률을 기록하는 IT서비스 업체들이 수익 없이 긴 호흡을 갖고 해외 시장을 개척하기에는 현실적으로 어려움이 있다"면서 "해외 사업을 수주하더라도 인력 체류비와 사업 리스크 비용 등을 감안하면 사실상 이익이 되지 않는 프로젝트도 부지기수"라고 전했다.

특히 내년부터 소프트웨어진흥법 개정안의 시행으로 대기업 계열 대부분의 IT서비스 기업들이 공공 정보화 사업에 참여를 못하게 되면서 LG CNS 등의 '빅4' 뿐 아니라 이 시장 진출을 준비했던 IT서비스 기업들은 허탈해 하는 표정이다.

실제로 롯데정보통신의 경우 그동안 공공사업에서 큰 실적을 만들지는 못했지만, 현대정보기술 인수 이후 공공 분야에 적극적으로 뛰어들어 빅4 만큼의 매출을 만든다는 전략을 세웠었다. 하지만 법 개정으로 이같은 계획이 무산된 상황이다.

한화S&C나 동부CNI, DK유엔씨, 동양네트웍스 등도 공공부문에서 나름의 실적을 쌓아왔지만, 이제는 아예 공공 시장에 참여할 수 없게 되면서 매출 감소를 피할 수 없게 됐다. 아시아나IDT의 경우에도 그동안 주력분야였던 공항 IT사업을 더이상 수행할 수 없게 되면서 회사에 비상이 걸렸다.

대기업 집단 소속 계열사가 아닌 쌍용정보통신이나 대우정보시스템 또한 현행법상 40억원 이하 공공사업에는 참여할 수 없으며, 매출 기반이 아닌 수익 기반으로 사업을 진행중인 이들 기업 입장에서는 대기업 집단 IT서비스 기업들과 뾰족한 신사업이 없기는 마찬가지다.

한 IT서비스 업계 임원은 "올해 경기가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좋지 않아 사상 최대의 적자가 예상된다"면서 "비상경영 체제로 전환 이후 신사업 발굴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가능성 있는 사업을 찾기가 쉽지 않고 내년에는 더욱 상황이 악화될 것으로 보여 답답한 심정"이라고 말했다.

김관용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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