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계현기자] SK하이닉스가 올 4분기와 2013년 투자계획을 보수적으로 가져갈 전망이다.
김준호 SK하이닉스 최고재무책임자(CFO, 부사장)는 24일 열린 3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을 통해 "3분기 말 누적 투자액은 3조5천600억원으로 올해 계획했던 것이 대부분 집행됐다"며 "올초 계획한 4조2천억원에서 남은 투자액 일부는 2013년으로 이월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SK하이닉스는 2013년 투자에 대해서도 보수적인 방침을 세웠다.
김준호 부사장은 "내년에는 많은 메모리 업체들의 투자가 축소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생산 증가율은 제한적일 것으로 본다"며 "당사도 수익과 효율에 중점을 두고 투자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 부사장은 "29나노 D램 기술은 과거 38나노 때보다 빠른 속도로 안정적 수율에 도달할 것으로 본다"면서도 "PC 수요가 여전히 저조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증산을 탄력적으로 조절하겠다"고 덧붙였다.
SK하이닉스는 3분기 매출 2조4천230억원, 영업손실 150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영업손실을 500억~600억원 규모로 추정한 시장의 전망치를 뛰어넘는 결과로 고부가가치 제품 중심의 포트폴리오 개선이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회사 측은 "D램 매출에서 PC제품이 30% 이하로 떨어진데 이어, 모바일 D램을 중심으로 한 비PC향 제품 등 고부가가치 제품비중을 늘리며 PC D램의 가격하략 영향을 최소화했다"고 설명했다. 모바일 D램 제품 비중은 처음으로 30%를 넘어섰다.
낸드플래시의 경우에도 범용 제품이 아닌 임베디드 솔루션 제품 비중이 늘어났다.
김종호 상무는 "낸드플래시의 경우 고객 다양화, 제품 다양화를 통해 솔루션을 제공하는 것이 비트그로스 성장보다 훨씬 중요한 시대가 왔다"며 "스마트폰이나 태블릿에 들어가는 임베디드 비중이 계속 늘어나고 있고 3분기에는 이들 제품이 80% 이상 비중을 차지했다"고 설명했다.
◆설비 확장 보다 수익성 제고에 초점
SK하이닉스는 4분기 이후 성장전략을 라인 확장 등 외적인 성장보다는 공정미세화, 고부가가치 제품을 중심으로 한 포트폴리오 개선 쪽에 초점을 맞췄다.
SK하이닉스는 "모바일 D램 및 낸드플래시 솔루션 제품 비중을 확대하고 원가경쟁력을 강화하는 한편, PC D램 시장상황을 고려해 20나노급 D램 공정전환 속도를 탄력적으로 조정하는 등 수익성 제고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김정수 상무는 "현재 업계의 케파 관련 일반적인 추세는 D램과 낸드플래시 모두 공정 미세화를 통해 실제 웨이퍼 장수는 줄어드는 효과를 가져오고 있다"고 설명했다.
SK하이닉스는 내년 상반기 모바일 부문 주요 OEM들이 신규 제품을 출시하지 않는 경우에 대해선 "내년 상반기 윈도 계열 등 새로운 플랫폼이 나오고 있고 중국에 저가형, 스마트폰 시장이 급속도로 발전하고 있기 때문에 낸드플래시 쪽에선 신규 시장을 창출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며 설명했다
SK하이닉스는 "(애플·삼성의 신규 제품이 나오지 않더라도) 학습효과가 있었기 때문에 공급과 수요가 크게 차이나는 일 또한 줄어들 것"이라며 자신감을 보였다.
SK하이닉스는 2013년 연간 비트그로스(비트 단위로 환산한 반도체 생산량 증가율) 성장률을 D램은 30%, 낸드플래시의 경우 50~60% 수준으로 예상했다.
김정수 상무는 "업계에서 웨이퍼 기준 공급량이 감소하더라도 공정 미세화를 통해 D램은 30% 정도 성장하지 않을까 예상한다"며 "낸드플래시의 경우 특별한 확장계획은 없어서 업계의 통상 예상치와 비슷한 50~60% 수준과 비슷하게 갈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박계현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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