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희권기자] 일본 통신사 소프트뱅크가 미국 3위 이동통신사 스프린트넥스텔을 201억 달러에 인수한다고 15일 발표했다.
소프트뱅크는 201억 달러에 스프린트 주식 70%를 손에 넣게 됐다. 대주주로 스프린트를 좌지우지할 수 있게 된 것.
소프트뱅크가 거금을 투자해 미국 통신사인 스프린트를 인수한 까닭은 무엇일까?
이는 30년 뒤를 준비해 300년을 거뜬하게 유지할 수 있는 회사를 만들려는 손정의 소프트뱅크 사장의 경영철학에서 찾을 수 있다.
◆손정의 사장의 공격적 경영철학
손정의 사장은 성장 정체상태인 일본시장에서 성장동력원을 계속 유지하기 힘들다고 보고 해외로 눈을 돌렸다. 소프트뱅크가 일본시장에서 벗어나 세계 최대 통신시장인 미국에서 성장발판을 마련해야 300년 이상 존속할 거목이 될 수 있다고 판단한 것.
급변하는 시장 상황을 통신시장 중심에서 대응하려는 것이다. 물론 변화에 대한 능동적 대처와 성장동력원 확보를 함께 찾겠다는 공격적인 손정의 경영철학이 그 밑바탕에 깔려 있다.
미국과 일본 통신시장을 살펴보면 그의 판단이 시기적절한 것으로 보인다.
일본 휴대폰 가입자는 올해 1억4천만명 수준으로 몇년채 성장 둔화세를 보이고 있다. 반면, 올해 미국 휴대폰 가입자는 3억5천만명으로 가파른 성장세를 기록하고 있다.
특히, 소프트뱅크가 성장동력으로 활용중인 스마트폰 시장은 미일 성장 격차가 더 심하다. 미국 스마트폰 판매대수는 1억7천만대를 넘어섰는데, 일본은 2천만대 수준에 머물러 있다. 이는 3천만대인 한국보다 적은 수치이다.
성장이 정체된 일본시장보다 급성장중인 미국시장에서 성장 해법을 찾으려는 것이다.
소프트뱅크는 T모바일USA나 메트로PCS를 놔두고 왜 스프린트를 인수했을까? 이것은 소프트뱅크가 스프린트를 인수할 경우 가장 높은 시너지 효과를 창출할 수 있다고 봤기 때문이다.
◆소프트뱅크-스프린트, 시너지 충분
스프린트는 휴대폰 가입자 규모나 매출기반, 차세대 통신기술 구현 능력에서 이들 기업을 크게 앞서고 있다. 스프린트를 인수하면 이를 발판으로 메트로PCS나 T모바일USA를 손에 넣을 수 있다. 스프린트를 이용해 지렛대 효과를 낳을 수 있는 것이다.
소프트뱅크가 일본에서 큰 성과를 거둔 저가 요금제와 스마트폰 할부판매방식을 스프린트에 도입할 경우 미국 소비자들을 스프린트 가입자로 유치할 수 있다. 장기침체로 높아진 통신비 지출이 부담스런 미국 소비자들에게 거부하기 어려운 혜택이기 때문이다.
버라이즌과 AT&T가 독과점하다시피한 미국통신시장에 소프트뱅크-스프린트가 새로운 바람을 불게 할 수 있다. 소프트뱅크-스프린트는 초고속모바일서비스에 목말라 하는 소비자들에게 높은 데이터 전송속도를 자랑하는 4G LTE 서비스를 제시해 시장을 주도할 수 있다.
◆4G LTE 주도권 확보에 유리
미국 스마트폰 사용자는 대부분 3G 서비스를 이용중이다. 버라이즌 등 다른 통신사들이 LTE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지만 커버리지가 일부 지역에 국한되어 있다. 소프트뱅크와 스프린트가 손잡고 LTE 서비스를 전개할 경우 이들 사업자와 대등하게 경쟁을 펼칠 수 있다.
스프린트는 최근 4G LTE 서비스로 가입자를 유치하기 위해 네트워크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소프트뱅크는 일본에서 LTE 구현 경험을 갖고 있어 이 노하우를 스프린트에 접목할 경우 시너지를 높일 수 있다.
또 소프트뱅크와 스프린트는 기지국에 동일한 장비를 사용하고 있어 중복 시설투자없이 서비스망을 확대할 수 있다. 소프트뱅크는 LTE로 재편되는 미국 시장에 적극 관여해 LTE 기술 표준화를 주도하고 구매 경쟁력을 확보하는 이점을 챙길 수 있다.
스프린트가 보유한 초고속인터넷사업자 클리어와이어 지분 48%도 무시할 수 없다. 스프린트는 앞으로 클리어와이어 지분을 확대할 가능성이 높다. 이 경우 소프트뱅크는 클리어와이어가 지닌 주파수를 잘 활용할 경우 미국 시장경쟁에서 유리한 입지를 확보할 수 있다.
안희권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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