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송무기자] 안철수 무소속 후보가 계열분리명령제 도입 등 7대 재벌 개혁과제를 발표해 주목된다.
안 후보는 14일 서울 종로구 공평빌딩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대한민국은 많이 발전했지만 변함 없는 것이 있다. 서민들의 삶"이라며 "국민들의 삶이 여러 계단을 오를 수 있도록 바꾸는 방법으로 경제민주화를 말씀드린다"고 구체적인 재벌 개혁 구상을 밝혔다.
이날 안 후보가 밝힌 7대 재벌개혁 과제는 ▲편법 상속·일감 몰아주기·골목상권 침해 등 재벌의 불법 행위 방지 ▲재벌 총수의 불법행위 엄단 ▲계열분리명령제 도입 검토 ▲금산분리 규제 강화 ▲순환출자 금지 ▲지주회사 지배 구조 개혁 ▲다중대표소송제도 도입, 연기금의 주주권 행사 등이다.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 측에서 포함시킨 출자총액제한제도는 포함되지 않았다.
안 후보 측 경제민주화 포럼 대표인 전성인 홍익대 교수는 이에 대해 "출총제는 그 정책적 효과보다는 재벌 개혁이 상징이나 이념적 표상이 됐던 느낌이 있다"며 "냉정하게 지금 도입할 긴박한 필요는 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가장 관심을 끈 부분은 계열분리명령제였다. 이는 은행과 비은행을 가리지 않고 국가 금융 시스템에 위기를 가져올 수 있는 기관을 중앙 규제금융으로 지정하고 중대한 위협이 생길 경우 가능한 모든 조치를 취한 뒤 마지막으로 계열분리를 명령할 수 있게 하는 것이다.
일반 기업에 대한 계열분리 명령제에 대해서도 전성인 교수는 "일반적인 계열분리 명령제는 단계적으로 도입할 수 있다"고 말했다.
어떤 기관을 중앙 규제 금융으로 지정할 것인지에 대해 전 교수는 "기본적으로 건전성 감독을 담당하는 금융기구가 거시 경제를 담당하는 여러 유관기관들과 협의해 체계적으로 중요한 금융 기관을 우리 입장에서 정의해 지정할 것"이라고 했다.
전 교수는 또 "그런 금융기관이 우리나라 금융시스템에 영향을 미치는 문제를 만들 때는 적절한 과정을 거쳐 다른 조치가 다 작동하지 않을 경우 계열분리 명령을 내리는 모양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금산분리 강화와 지주회사 규제 강화는 과거 개악 이전의 법으로 되돌리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장하성 경제민주화위원장은 "은행법 및 금융지주회사법을 지난 2009년 개정 이전으로 환원할 것"이라며 "은행법을 고쳐 산업자본 소유 한도를 9%에서 4%로 축소하고, 비은행 금융지주회사의 산업 자본 자회사 등의 소유를 금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장 위원장은 또 "재벌 계열 금융회사의 계열사에 대한 의결권은 의도가 중요하다"며 "의결권 행사시 투자자 보호를 위한 의결권 행사 기준을 마련하고 이를 발표해야 한다"고 말했다.
지주회사 규제에 대해서도 장 위원장은 "지난 2007년에 개악된 부분이므로 원상으로 되돌리는 조치를 생각하고 있다"며 "이는 현행 부채비율 200%, 자회사 지분율 비상장 40%, 상장 20%를 개정해 부채비율을 100%로 자회사 지분율을 비상장 50%, 상장 30%로 바꾸고, 계열사의 지주 회사에 대한 출자를 제한하겠다"고 말했다.
다만 장 위원장은 중소규모 기업 집단에 대한 지주회사 규정 적용을 완화하겠다는 입장이다.
장 위원장은 "중소 기업도 혜택 차이 때문에 중견 기업으로 안 가려고 하고 있는데 이 경우 지주회사 요건을 완화해 투명한 체제로 갈 수 있는 장치를 마련해 성장 가능성을 열려 하는 것"이라고 했다.
순환출자에 대해서는 안철수 후보는 신규 순환 출자는 금지하고 기존 순환출자는 재벌 개혁 상황을 검토한 후 단계적으로 도입하겠다는 입장이다.
장 위원장은 "시행 여부는 2단계에서 재벌 개혁의 성과와 국민 경제와의 동행 발전을 감안하면서 도입시기를 결정하겠다"고 했다.
채송무기자 [email protected] 사진 최규한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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