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기수, 정수남기자] 최근 들어 전국 주유소 유가가 지속적으로 하락세를 보이고 있어, 유가 안정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하지만 국내 주유소들이 정유사 공급가격을 유가에 제대로 적용하지 않아 도마 위에 올랐다.
11일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서비스사이트 오피넷(http://www.opinet.co.kr/)에 따르면, 전국 주유소 석유제품 가격은 지난 9월25일부터 이달 10일까지 16일 연속 하락했다.
이 기간 전국 평균 리터(ℓ)당 휘발유가격은 2천16원, 경유가격은 1천832원으로 파악됐다. 이 기간 유가는 등락을 거듭한 이전 2주 간(9월10일∼24일) 평균가격(휘발유 2천26원, 경유 1천839원)보다 각각 0.6%(11원) 0.4%(8원) 떨어졌다.
하지만 이는 정유사가 주유소에 주는 공급가격 인하 폭보다 상당히 낮은 편이다.
9월 3·4주 평균 정유사의 주유소 세후 공급가격은 ℓ당 휘발유 1천874원, 경유 1천727원으로 9월 1·2주 평균 보다 각각 1.5%(28원), 2.5%(45원) 하락했다.
경유의 경우 정유사에서 주유소로 가는 공급가격이 45원 내렸지만 주유소 소매 가격은 이보다 훨씬 적은 8원을 내리는 데 그친 것이다.
정유사 공급가격 하락은 1·2 주의 시차를 두고 국내 유가에 반영되는 싱가포르 국제 현물시장의 석유제품 인하에 따른 것이다.
9월 3·4주 싱가포르 유가는 ℓ당 휘발유가 857원, 경유가 922원으로 9월 1·2주 평균 보다 각각 1.8%(16원) 3.4%(33원) 인하됐다.
이에 대해 주유업계는 "지난 1990년대 중반 주유소 거리제한 페지와 유가 자유화 이후 주유소 간 경쟁이 치열해졌다"면서 "여기에 최근 알뜰주유소 확대 등 정부의 유가 안정책 등에 따른 살아남기 위한 방편으로 주유소들이 유가 하락 인하 폭을 실제 판매 가격에 고스란히 반영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소비자시민모임 석유시장 감시단 송보경 단장은 이와 관련, "국내 주유소들이 석유제품 하락 분을 소매 유가에 제대로 반영하지 않는 등 소비자부담을 가중시키고 있다"면서 "정부는 유류세 인하와 함께 하루 빨리 투명한 국내 유가 시장을 위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편, 최근 유로존, 미국, 중국 등 주요국 국가의 경기 침체 장기화 우려에 따른 하락요인에도 불구하고, 중동 정세 불안으로 국내 유가 안정을 단정하기가 어렵다고 경제 전문가들은 주장했다.
정기수, 정수남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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