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은영기자] 중국 최대 통신장비업체 화웨이가 미국 하원 정보특별위원회의 보고서에 대해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화웨이는 8일(현지 시간) 공식 성명서를 통해 "미국 하원 정보위원회는 그들의 주장을 입증할만한 명백한 증거를 보고서에 제시하지 않았다"며 "정치적인 목적을 위한 조사였을 뿐 객관성이 결여된 미완성된 보고서"라고 비판했다.
이어 "선전에 위치한 본사를 공개하는 등 위원회 측의 감사에 투명하고 개방적인 자세로 임하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기울였음에도 불구하고, 그들은 사전에 예정된대로 결정을 내렸다"고 항의했다.
이에 앞서 미 하원 정보위원회는 7일 보고서를 통해 지난 11개월 간 중국 양대 통신장비업체인 화웨이, ZTE에 대해 감사를 실시한 결과, "이 업체들은 국가 안보에 위협이 될 수 있으므로 미국 기업을 인수합병하지 못하도록 막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위원회는 또 화웨이가 중국 인민해방군의 사이버전쟁 부대에 특별 네트워크 서비스를 제공한 사실이 화웨이 전 직원으로부터 입수한 내부 문건에서 밝혀졌다며 "전시 상황에서 중국이 악성코드에 감염된 통신장비를 이용해 미국 안보 시스템을 마비시키는 등 사이버 공격의 가능성이 있으므로 이들 업체의 장비를 사용하지 말 것"을 권고했다.
화웨이 측은 정보위원회의 보고서 발표 직후 "우리는 전세계적으로 150여 곳에서 500개 이상의 기업을 고객으로 둔 믿을만한 업체"라고 항변했다.
한편 자산 규모 320억달러(36조2천720억원)에 종업원 14만명을 거느린 화웨이는 1987년 설립 이래 세계 2위의 통신장비업체로 성장해 왔다. 올 상반기 실적 발표에서는 매출액 18조4천800억원을 달성하며 부동의 1위인 에릭슨을 제친 바 있다.
최근에는 미국 등 서구 시장에서 대형 계약을 수주하는 데 걸림돌이 되고 있는 보안상의 취약점을 개선하기 위해 투자은행과 접촉하며 미국 증시 상장과 관련된 자문을 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약 1년에 걸친 조사끝에 나온 이번 보고서의 파장으로 화웨이의 미국 사업 확장 계획은 차질을 빚게 될 전망이다.
/시카고(미국)=원은영 특파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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