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현주기자] 방송통신위원회 방송업계와 추진하고 있는 '클리어쾀TV' 상용화가 난항을 겪고 있다.
관련 업계의 이해관계가 얽혀 반대 목소리가 나오는 데다 찬성 진영에서도 의견이 분분하기 때문이다.
16일 방통위에 따르면 유료방송 업계, 지상파, TV 제조사들과 함께 유료방송 디지털 전환 관련 회의를 열고 클리어쾀TV 상용화에 대한 각 업계의 의견을 수렴하고 있다.
방통위는 이달 14일 케이블TV 업계, IPTV업계, 위성방송 업계, 지상파, TV제조업계 등과 회의를 갖고 클리어쾀TV 관련 각계의 입장을 들었다.
클리어쾀TV란 케이블TV 수신칩이 내장된 디지털TV로 셋톱박스 없이도 디지털 케이블TV를 볼 수 있는 게 특징이다. 케이블TV 업체들과 TV제조사들은 협력을 통해 내년부터 클리어쾀TV를 상용화한다는 목표다.
◆"디지털 유료방송 빠른 확산에 효과적"
케이블TV 업계는 클리어쾀TV에 현재 아날로그 케이블TV의 보급형 상품 수준의 채널들을 배치하고 가격도 비슷하게 책정하는 것을 고려 중이다. 더 풍부한 채널을 원하는 이들은 셋톱박스를 설치하는 상위 상품을 신청하면 된다.
방통위는 클리어쾀TV의 기술 표준화를 추진하고, 저소득층에게 보급형 클리어쾀TV 구매 비용을 지원함으로써 유료방송의 디지털 전환을 촉진한다는 취지다.
업계에서는 2013년부터 출시되는 모든 디지털TV는 클리어쾀TV로 출시되도록 '의무화'를 추진해야 하는 목소리가 나온 바 있지만 케이블TV를 제외한 유료방송 업계는 이를 반대했다. 이에 클리어쾀TV 제조는 케이블TV 및 TV 제조 업계 자율로 추진되고 있다.
방통위 관계자는 "클리어쾀TV 제조는 제조사와 케이블TV 업계의 자율로 추진되고 있다"며 "방통위는 기술 표준화 추진, 관련 가이드라인 정비 등을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디지털 전환 왜 케이블만 몰아줘?"
유료방송 업계엔 클리어쾀TV 상용화에 대한 논란이 일고 있다.
케이블TV의 경쟁 유료방송업계는 클리어쾀TV가 상용화 되면 유료방송 디지털 전환 수요가 케이블TV에만 몰릴 수 있다는 면에서 형평성에 어긋난다는 것이다.
IPTV 업계 관계자는 "아날로그 방송 시청자들은 디지털 지상파 직수신, IPTV나 위성방송의 가입 등의 다양한 디지털 전환 방법들이 있는 데 왜 케이블TV로만 디지털 전환을 유도해 주는가"라고 반발했다.
케이블TV 업체들 사이에서도 클리어쾀TV의 채널 제공 범위 및 가격에 대해서 의견이 분분하다.
이를 저가 기본형 상품으로 구성한다면 저가 상품 시장이 고착화 돼 가입자당 매출 증가 기회가 사라진다는 우려가 나온다. 그렇다고 비싼 상품으로 구성한다면 저소득층 등 다양한 계층에 디지털 케이블 TV를 널리 보급한다는 취지에 어긋나게 된다.
방통위 관계자는 "추후에도 업계의 의견을 수렴해 클리어쾀TV 서비스의 적절한 비용과 채널 범위를 논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강현주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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