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미하기자] 대선 후보 자리를 놓고 경쟁 중인 민주통합당 문재인·손학규 후보가 간만에 의견 일치된 모습을 보였다.
두 후보는 11일 열린 TV토론에서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의 '인민혁명당(인혁당) 사건' 발언을 두고 비판적 입장을 표시했다.
문 후보는 "인혁당 사건, 지금도 날짜까지 기억한다"며 "1975년 4월 8일 대법원 판결이 나고 20시간이 지나지 않아 사형이 집행되고, 10일 유신반대 시위를 하다 구속·제적 당했다"고 운을 뗐다.
문 후보는 "어제 박 후보가 '인혁당 사건에 관한 대법원 판결이 두가지라 앞으로 역사의 판단에 맡겨야한다'는 말을 했다"며 "인혁당 사건의 부당함은 당시부터 온 천하가 아는 거였고 재심으로 무죄가 확인됐는데 박 후보의 입장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물었다.
이에 손 후보는 "1970년대 유신시대에 인권담당 간사로 일하면서 인혁당 사건 가족들을 매일 만나면서 뒷바라지 해서 그 아픔을 잘 안다"며 "지금에 와서 '두 개의 판단이 있다'는 이런 역사인식을 가지고 나라를 맡으려고 하는지 의문이다. 대통령의 덕목 중 하나는 시대를 잘 파악하는거다. 대단히 유감스럽다"고 비판했다.
그러자 문 후보는 "재심 판결은 앞의 판단이 잘못됐고 (앞선 판결을) 무효화하는 것"이라며 "박 후보가 '역사의 판단에 맡겨야한다'고 하는 것은 법치주의·민주주의·사법제도는 물론 더 나아가 헌법까지 부정하는 것"이라고 질타했다. 그는 또 "그런 인식으로 어떻게 민주주의, 복지국가를 이뤄나갈 것인가"라고 지적했다.
손 후보도 문 후보의 의견에 공감을 표하며 "이번 대선은 대한민국을 과거로 되돌리느냐. 미래로 가느냐의 중대 기로에 놓인 선택"이라며 "박 후보가 민주주의에 대한 그릇된 인식, 법치에 대한 그릇된 인식을 가지고 복지와 경제민주화를 하겠다는 것을 믿을 수 없다. 그래서 박 후보에게 나라를 맡길 수 없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 후보에 대한 평가를 해달라는 사회자의 주문에도 문·손 후보는 물론이고 정세균·김두관 후보 역시 박 후보의 비판적 입장을 드러내며 공격에 가세했다.
문 후보는 박 후보가 "내공이 대단한 정치지도자"라면서도 "평생을 특권 속에 살아서 서민의 삶을 전혀 모르며 민주화에 기여한 바가 없다. 역사인식도 들어보면 독재를 찬양하고 미화하는 불통의 리더십이다"라고 질타했다. 그는 또 "박 후보가 경제민주화나 복지를 주장하지만 구체적인 정책은 짝퉁"이라고 비판을 이어갔다.
손 후보 역시 "박 후보는 민주주의에 대한 경험이 없고 권위주의 시대에서 아버지의 눈으로 시대와 역사를 봤다"며 "섬 속에 갇혀있으면서 일반 국민의 생활을 모른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도 손 후보는 박 후보의 지지자 중 중도층을 끌어안아야 함을 강조했다.
손 후보는 "국민의 40%는 박 후보를 지지하고 있고, 지지율도 20~30%에서 진행돼 왔다"며 "확고한 지지층, 중도층 상당부분은 박 후보가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2002년 노무현 대통령, 2007년 이명박 대통령을 찍은 중도층은 (누구를 찍을지)고민을 할 것"이라며 "변화를 요구하는 사람들은 박 후보가 (대통령이 되면) 안된다고 하지만 안정감 있게 나라를 운영할 수 있다는 대안을 보여줘야한다. 그게 저 손학규"이라고 자신을 어필했다.
김 후보는 "역대 대통령 평가를 하면 박정희 대통령이 1위"라며 "압축 성장과정에서 노동자와 농민의 피땀으로 성장했는데 이면을 보지 않고 산업화 성장만 너무 강조하고 박정희 전 대통령이 극적으로 돌아가셔서 향수 같은 게 있는데 이를 객관적으로 정리해서 정확하게 인식하도록 하는게 중요하다"고 짚었다.
정 후보는 "박 후보는 새누리당의 후보고 새누리당은 정권재창출을 말하고 있다"며 "박 후보가 집권하면 정권교체냐 정권재창출이냐고 하면 반절이 정권교체라고 답하는데, 박 후보가 대통령이 되면 집권연장이지 정권교체가 아님을 설파해야한다"고 강조했다.
정미하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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