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나영기자] 노트북 브랜드 '씽크패드'가 다음달 5일 20주년을 맞는다. PC업계에서 한 브랜드가 이토록 오랜 시간 유지된 사례는 드문 경우다.
씽크패드는 기업용 노트북 제품군으로 원래 IBM의 브랜드였지만, 2005년 레노버가 IBM의 개인용 컴퓨터 사업부를 인수하면서 레노버가 생산, 공급하고 있다.
씽크패드라는 이름은 미국 IBM 영업사원들이 들고 다니던 수첩에서 비롯됐다. 수첩에는 'Think'라는 단어가 적혀있었다. 편리하게 가지고 다니면서 일할 수 있고 생각하는 기능까지 결합한 제품이라는 의미에서 씽크패드라는 이름이 만들어졌다.
◆씽크패드 고유의 '도시락 디자인'
씽크패드의 출생지는 일본의 야마토 연구소다. 씽크패드의 디자인은 일본의 도시락 상자에서 영감을 받아 탄생했다. 검고 네모난 도시락 상자 모양의 디자인과 '빨콩'이라고 불리는 빨간색 트랙 포인트, 터치 패드 위에 나란히 위치한 빨간 선, 삼각형 틀에 새겨진 듯한 씽크패드 로고 등의 디자인이 특징이다.
레노버가 씽크패드를 인수한 시기 은색 티타늄을 채용한 Z시리즈를 선보이면서 잠시 외도를 하는 듯했지만 오래가지는 못했다. 이내 씽크패드 검은색 디자인을 다시 채택하면서 정체성을 확립해갔다. 최근 출시한 초박형 울트라북 '씽크패드 X1 카본'도 두께와 무게만 달라졌을 뿐 고유의 디자인을 이어가고 있다.
야마토 연구소에서 만난 씽크패드 개발 총 책임자 아리마사 나이토 역시 씽크패드 디자인의 DNA를 이어가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내비쳤다. 아리마사 나이토는 20여년간 씽크패드 개발을 진두지휘하며 씽크패드의 아버지라는 칭호를 얻었다.
그는 "씽크패드가 나아가야할 첫 번째 방향은 정체성을 지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고유의 도시락 모양의 검은색 디자인을 유지하는 것은 물론 빨간색 트랙 포인트도 절대 포기하지 않겠다는 의사도 밝혔다.
◆'신뢰성'으로 기업의 요구에 최적화
씽크패드는 기업용 노트북 제품군인 만큼 신뢰성도 강조한다.
USA 투데이의 조사결과에 따르면 노트북으로 일을 하는 사람들이 노트북을 고장내는 원인은 음식·음료를 쏟아서 34%, 사고로 노트북을 떨어뜨려서 28%, 가방에 넣고 이동하는 도중 보호가 되지 않아서 25%, 일하는 도중 화가 나서 거칠게 다뤄서가 13%로 나타났다.
씽크패드는 소비자들의 이런 패턴을 반영해 누수방지 키보드나 충격이 가해졌을 때 하드디스크를 자동으로 멈춰 데이터 손상을 최소화 해주는 액티브 프로텍트 시스템(APS, Active Protection System)과 같은 기술들을 탑재했다.
하드웨어 뿐만 아니라 소프트웨어에서도 신뢰성을 높이기 위한 노력은 이어진다.
주니치 아소 씽크밴티지·노트북 소프트웨어 매니저는 "가트너에 다르면 PC 매니저가 하드웨어의 문제로 지출하는 비용이 20%밖에 되지 않는 반면 소프트웨어 문제로 지출하는 비용은 80%에 달한다"며 "그만큼 소프트웨어로 해결할 수 있는 부분이 많다"고 설명했다.
씽크패드는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시스템관리 소프트웨어 씽크밴티지(ThinkVantage)솔루션을 제공하고 유지·보수 비용을 절감해 준다. 중앙이나 원격지에서 데이터를 관리할 수 있고 응급복구솔루션을 통해 데이터 손상 방지가 가능하다.
◆울트라북이 대세?…다양한 제품군으로 소비자 만족 시킬 것
고유의 디자인과 강력한 신뢰성으로 무장한 씽크패드는 현재 전 세계 기업용 노트북 시장에서는 선두를 달리고 있다.
최근 점유율을 높여가고 있는 울트라북의 도전에도 씽크패드는 꿋꿋히 자리를 지키겠다고 답한다. 울트라북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면서 다른 PC업체들이 울트라북에 초점을 맞추고 있지만 씽크패드는 다양한 제품군으로 소비자들을 만족시킬 것이라는 입장이다.
아리마사 나이토는 "울트라북은 훌륭한 형태의 기기이며 이번에 출시한 X1 카본이 그에 부합하는 제품"이라면서도 "하지만 일부 소비자들은 여전히 ODD를 원하고 보다 많은 기능을 탑재한 제품도 원하기 때문에 울트라북에만 초점을 맞추지는 않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지난 20년 동안 그래왔듯이 앞으로도 고객들이 컴퓨터에 에너지를 소비하지 않고 좋은 컴퓨터를 통해서 비즈니스에 집중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씽크패드의 목표"라고 말했다.
백나영기자 [email protected]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