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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식 '과거사 털기', GO? STOP?


당내에서도 '진정성' 지적…향후 행보 관심

[윤미숙기자] 전태일 재단 방문 무산을 계기로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 후보의 '과거사 털기' 행보가 주춤하는 모양새다.

박 후보는 대선 후보로 공식 지명된 이후 고(故) 김대중·노무현 전 대통령 묘역을 참배한 데 이어 지난 28일 전태일 재단 방문을 시도함으로써 '과거사 털기'에 본격 나서는 것 아니냐는 관측을 낳았다.

이는 5.16, 유신 등 역사관 논란을 털어냄으로써 아버지인 고 박정희 전 대통령의 어두운 그림자를 지우고 '대통령의 딸'이 아닌 '정치인 박근혜'로 거듭나겠다는 의지가 담긴 행보로 해석됐다.

친박계인 유기준 최고위원은 30일 최고위원회의에서 "박 후보는 국민대통합 정신을 실현하기 위해 그동안 보수정당에서 감싸안지 못한 현대사의 아픔을 보듬고자 노력해왔다"며 "제주 4·3공원 방문을 시작으로 5·18 광주민주화묘역 참배, 노 전 대통령 묘역 참배와 전태일 재단 방문까지 모두 이와 같은 맥락에서 이뤄진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나 전태일 열사 유족 측이 "진정성이 없다"며 반발, 재단 방문이 무산되면서 분위기가 바뀌었다.

당내에서 조차 "성급했다"는 지적이 일면서 인민혁명당재건위원회(인혁당) 사건 피해자들과의 만남, 유신체제에 대한 사과 문제 등 박 후보 측이 고심해오던 향후 행보에도 제동이 걸린 것이다.

당내 비판적 여론은 대선 경선 당시 오픈프라이머리(완전국민경선) 갈등으로 불참을 선언했던 '원조 비박계'가 주도하고 있다.

비박계 좌장격인 이재오 의원은 이날 자신의 트위터에 "내가 찾아가고 내가 손 내밀면 화해와 통합 될 거라는 생각은 지극히 오만한 독재적 발상이다. 나라를 구하는 일은 자기를 버리는 진정성이 있어야 한다"며 박 후보를 에둘러 비판했다.

이 의원은 또 "서로 다른 가치관과 역사인식을 갖고 서로 다른 길을 걸어왔던 사람들이 선거를 눈 앞에 두고 화해니 통합이니 하고 돌아다니려면 먼저 무엇이 다른지 그 거리를 좁히는 일이 우선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비박계인 정몽준 전 대표는 박 후보 경선 캠프 공동선대위원장을 맡았던 홍사덕 전 의원이 유신체제를 옹호하는 듯한 발언을 한 데 대해 "국민을 행복한 돼지로 보는 격"이라고 강도 높게 비판하기도 했다.

논란이 일자 박 후보 주변에서도 이 같은 문제에 대처하기 위해 전향적인 자세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전태일 열사 유족 측이 요구했던 쌍용차·용산사태 등 노동현장 방문 뿐만 아니라 유신체제에 대한 전향적 입장을 보이는 등 '파격 행보'를 이어감으로써 계속해서 진정성을 보여야 한다는 주장이다.

김종인 새누리당 국민행복특위 위원장은 이날 KBS 라디오 '안녕하십니까 홍지명입니다'에서 "쌍용차 문제나 용산사태는 현 정부 하에서 발생한 문제인데, 그런 측면에까지 하나의 정치적인 것으로 다음 대한민국 정부를 맡아야겠다고 생각하는 사람으로서 가능하면 방문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박효종 새누리당 정치쇄신특위 위원도 전날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 "박 후보는 자신의 대선캠프를 '박근혜판 힐링캠프'로 생각하고 있어 그런 움직임이 얼마든지 가능하다"고 말했다.

이상돈 정치발전위원은 "인혁당 유가족 방문 등 유신 시대 피해자들에 대한 방문도 검토하고 있다"는 입장을 언급했다.

한편 박 후보는 이날 오후 서울 올림픽체조경기장에서 열리는 한국문화원연합회 창립 50주년 기념식에 참석해 우리나라가 경제발전에 비해 문화산업의 발전이 더디다는 점을 지적하면서 '문화사업 청사진'을 제시할 것으로 알려졌다.

윤미숙기자 [email protected] 사진 정소희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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