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수남기자] 올해는 우리나라에 수입차가 개방된 지 25년이 되는 해이다. 개방후 처음 10년은 개척기로 국내 수입차 점유율은 1%미만에 그쳤다.
개방 이듬해인 지난 1998년 우리나라에 진출한 볼보는 1990년대 중반부터 외환위기가 터지던 1997년까지만 해도 자사의 ▲940GL ▲940GL 터보 등 매년 수입차 베스트셀링카 '탑10'에 1, 2개 모델을 꾸준히 올리면서 인기를 누렸다.
이로 인해 국내 진출 6년만인 1994년, 볼보는 모두 520대를 팔아 수입차 시장 1위 업체로 올라서는 저력을 발휘했다. 그러다 1997년 외환위기가 닥치면서 수입차 시장의 위축과 함께 볼보의 인기도 시들, 이후 볼보는 작년까지 14년 동안 수입차 베스트셀링카 '탑10'에 한개의 모델도 올리지 못하는 수모를 겪었다.
그러던 볼보가 올해 달라졌다.
30일 볼보자동차코리아(대표 김철호)에 따르면 볼보는 올 들어 지난 7월까지 모두 992대를 팔아 전년 동기(890대)대비 11.5%(102대) 성장했다.
이 같은 성장은 볼보코리아가 최근 내수 수입차 트렌드를 감안, 상반기 출시한 2천cc급 디젤 승용, ▲S80 ▲S60,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XC60 ▲V60의 인기 고공행진에 따른 것이다.
실제 작년부터 수입차 베스트셀링 '탑10'에는 독일 BMW 520d가 2위에 오르는 등 디젤 승용 3개 모델이 포진했다. 이들 3개 모델이 작년 '탑10' 전체 판매량(3만4천365대)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31%(1만603대)로 집계됐다.
또 최근 고유가와 경기 침체가 맞물리면서 수입차 시장에서는 배기량 2천cc미만 차량 판매가 증가하고 있는 점도 볼보의 성장세에 힘을 보탰다.
작년 2천cc미만 수입차 판매는 모두 4만4천334대로 전체 42.4%를 차지했으며, 이 같은 현상은 올 들어 더 빨라지고 있다고 한국수입자동차협회 측은 설명했다.
이에 따라 볼보코리아는 상반기 4종의 2천cc 디젤 승용을 출시한데 이어, 지난 29일에는▲S60과 ▲XC60의 2013년형 차량을 선보이는 등 이례적으로 올해에만 모두 6종의 디젤 승용을 선보이면서 내수시장 공략을 강화하고 있다.
이들 차량에는 안전의 대명사로 자리매김한 볼보만의 안전·편의 사양들이 대거 기본으로 실렸다.
볼보의 세계 최초 저속 추돌방지 시스템인 ▲시티 세이프티 ▲보행자 충돌 방지 시스템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 시스템 ▲큐 어시스트 기능 ▲액티브 하이빔과 도로 표지 정보 시스템 ▲충돌 경고·오토 브레이크 시스템 ▲경사로 주행 제어 시스템 ▲후방 카메라 등 대형 세단 못지 않은 사양들이 대거 탑재됐다.
그러면서도 볼보코리아는 한-유럽연합(EU) 자유무역협정(FTA) 2차 관세 인하분을 반영, 부가가치세를 포함한 이들 차량 가격을 사양에 따라 4천만원 중반에서부터 6천만원 중반까지 합리적으로 설정해 국내 대형차 수요를 흡수한다는 복안이다.
김철호 대표는 "올해 볼보코리아는 볼보만의 차별화된 안전·편의 시스템을 대거 기본 장착하는 등, 종전 2천cc급에서는 볼 수 없던 사양을 대거 탑재하면서 차급의 업그레이드를 단행했다"면서 "올해 볼보의 성장은 이들 디젤 승용차가 주도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고 말했다.
한편, 볼보는 향후 이 같은 전략을 유지, 내년 초에 해치백 모델 V40의 디젤 버전을 선보일 예정이다.
내년 선보일 V40은 종전 해치백 모델에서 완벽한 보트형 모델로 변화하는 등 종전 볼보의 DNA을 버린 새로운 모델이라고 볼보코리아 측은 강조했다.
아직 V40의 차급은 정해지지 않았으나, 국내 소비자들이 중형차급을 선호하는 점을 감안해 2천cc급이 될 확률이 높다.
정수남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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