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계현기자] 삼성전자가 시스템반도체 라인 확장에 공격적으로 나서고 있다.
삼성전자(대표 권오현)는 22일 한국거래소의 조회공시 요구에 "삼성전자 미국 오스틴 반도체 생산법인은 시스템반도체 수요증가 대응을 위해 시스템반도체 생산라인 확장을 검토중"이라고 답변했다.
전날 삼성전자는 보도자료를 통해 "미국 텍사스주 오스틴사업장의 시스템반도체 생산라인 확장에 40억달러(한화 약 4조5천억원)를 투자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공시를 통해 "투자금액 등에 대해선 오스틴 주 정부 등과 협의중으로 3개월 이내에 구체적인 내용을 재공시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투자 발표는 지난 6월 2013년 말 완공을 목표로 경기도 화성에 시스템 반도체 신규 라인 건설에 2조2천500억원을 투입한다는 발표에 이은 것으로 두 건의 투자액만 6조7천500억원에 달한다.
2014년 3월 완공 예정인 화성사업장의 신규 생산라인은 20나노 및 14나노의 최첨단 공정이 도입되는 반면, 오스틴사업장에는 스마트폰과 태블릿 등에 탑재되는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를 생산하기 위한 28나노 공정이 들어설 예정이다.
올해 상반기 메모리를 제외한 삼성전자 반도체부문 매출은 6조2천700억원으로 시스템LSI 부문 매출은 이 중 약 95%에 해당하는 약 6조원으로 추정된다. 모바일 AP 판매를 통해 발생하는 매출은 약 3조6천억원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 김명호 상무는 지난달 열린 2분기 결산실적 관련 컨퍼런스콜에서 "시스템LSI 부문 중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와 관련된 부분이 전체 매출의 60%를 넘는다"고 밝힌 바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시스템반도체 사업에서 연초 목표 10조원을 10% 이상 초과 달성하는 11조원대 매출을 거둔 바 있다. 관련업계에선 올해 삼성전자가 시스템반도체 부문에서 13조원 이상 매출을 거두는 것도 가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우남성 삼성전자 시스템LSI 부문 사장은 지난 5월 "지금 삼성전자의 시스템 반도체 공장 생산설비(Capacity)는 100% 돌아가고 있다. 앞으로 시장 전망이 좋아서 설비를 더욱 증설할 계획"이라며 공격적인 투자를 시사한 바 있다.
내년 연말까지 삼성전자의 시스템LSI 라인은 국내외를 합쳐 총 10개 공장(S1, S2, S3, 1, 4, 5, 7, 8, 9, 14)으로 확대될 전망이다. 2013년 말에는 300mm 웨이퍼 투입 기준 월 50만장에 가까운 생산여력을 확보하게 된다.
삼성전자가 이처럼 시스템반도체 투자에 주력하는 이유는 IT 제품수요가 하이엔드 제품군이나 모바일 제품군에 집중되고 있기 때문이다.
대신증권 강정원 연구원은 "제품성능 차별화에 직결되는 AP, 통신칩, 전력관리칩(PMIC) 등 비메모리 반도체 수요가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있다"며 "삼성전자의 이번 라인 전환은 이러한 반도체산업의 구조적인 변화에 부합한다. 삼성전자 시스템LSI 부문의 웨이퍼 투입량은 매년 40% 안팎 증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강 연구원은 "이미 과점화된 메모리산업에서 톱 티어들이 무리한 점유율 경쟁을 지양하고, 수익성 위주의 전략을 펼치는 모양새"라며 "향후 반도체산업의 투자는 비메모리반도체와 후공정(패키징/테스트)에 집중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계현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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