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익현기자] 삼성과 애플 간의 세기의 특허전쟁이 점입가경이다. 이번엔 법정에서 사용 금지된 자료를 언론에 유출한 사안을 놓고 치열한 설전을 벌이고 있다.
애플 측은 자료 불법 유출을 이유로 삼성을 강력하게 제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삼성 측은 "불공정하고 악의적인 공격으로부터 삼성을 변호하기 위한 조치였다"면서 법적으로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맞섰다.
재판 시작 초반 애플 디자이너인 니시보리 신 증언 문제를 놓고 한바탕 격돌했던 삼성과 애플은 이제 자료 유출 문제로 또 한차례 한 치 양보 없는 힘겨루기를 벌일 전망이다.
◆삼성 "이미 공공 영역에 있는 것" vs 애플 "배심원 영향 미치려는 행위"
아스테크니카 등 외신들에 따르면 삼성 측 존 퀸 변호사는 1일(현지시간) 자신이 언론에 자료 배포하는 것을 승인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존 퀸 변호사는 "이번에 문제가 된 자료들은 이미 공공 기록에 있는 것들"이라면서 "법원 명령은 하나도 위반하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그는 또 "언론 취재에 응해서 공적인 자료를 배포하고 간단한 입장을 밝힌 것은 합법적이며, 도덕적일 뿐 아니라 캘리포니아주의 변호사 직무규칙과도 완벽하게 일치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애플 측은 삼섬의 자료 배포는 언론을 통해 배심원들에게 영향을 미치려는 부도덕한 행위라고 강력하게 비난했다.
애플 측의 윌리엄 리 변호사는 이날 루시 고 판사에게 보낸 서한을 통해 "법정에서 사용 금지된 증거를 이용해 고의로 재판에 영향을 미치려 한 행위는 부적절할 뿐 아니라 비도덕적이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애플은 오늘 중으로 법원에 긴급 제재를 비롯해 필요한 모든 조치를 요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배심원들은 언론에서 재판 관련 기사를 읽지 말도록 끊임 없이 교육받고 있긴 하지만 삼성의 이번 조치는 배심원들에게 영향을 미치려는 의도가 엿보인다고 주장했다. 윌리엄 리 변호사는 법원 제출 문건에서 "배심원들이 법정에서 금지된 자료를 언론을 통해 접하게 하려는 의도가 다분하다"고 썼다.
하지만 애플 측은 삼성에 대해 어떤 제재를 가하길 원하는 지는 밝히지 않았다.
◆재판 초반부터 사사건건 대립
지난 달 30일 시작된 삼성과 애플 간의 특허 소송은 초반부터 복마전을 연상케하는 격론이 벌어지고 있다. 재판 시작 전부터 전 애플 디자이너인 니시보리 신 증언을 비롯해 여러 이슈를 놓고 팽팽하게 대립하고 있다.
삼성은 이번 소송 초반 ▲애플이 소니 디자인을 참고해 아이폰을 만들었으며 ▲삼성은 아이폰이 공개되기 전인 2006년에 이미 스마트폰을 개발하고 있었다는 점을 집중 부각시키려 하고 있다.
하지만 루시 고 판사가 제출 시한을 넘겼다는 이유로 니시보리 신 증언과 2006년 개발했던 삼성 스마트폰 사진이 담긴 슬라이드 자료 사용을 불허하면서 초반 전략에 차질이 생겼다. 결국 삼성은 지난 31일 관련 슬라이드 자료를 올싱스디지털을 비롯한 미국 주요 언론에 배포하는 강수를 던졌다.
삼성이 배포한 자료에는 "아이폰을 만들 때 소니 디자인을 참고했다"는 니시보리 신의 증언 내용이 담겨 있다. 또 2006년 삼성이 개발했던 스마트폰 사진도 들어 있어 삼성 입장에선 배심원들을 설득할 수 있는 '회심의 카드'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김익현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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