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나영기자] 디지털 인쇄시장의 경쟁이 뜨겁다. 프린터·복합기의 성장세가 둔화되자 사무자동화(OA) 기기 제조업체들은 상업용 인쇄시장으로 눈을 돌리고 그중에서도 디지털 인쇄기에서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찾고 있는 것이다.
국내 소비자용 프린터 시장과 기업용 프린터·복합기 시장은 성숙기에 접어들면서 부진한 성장률을 보이고 있다. 지난해 말 시장조사기관 IDC는 올해 프린터·복합기 시장이 1.8% 역성장할 것 이라는 부정적인 전망을 내놓기도 했다.
그나마 기업용 복합기는 다른 프린터 제품에 비해 판매량이 증가하고 있지만 이미 포화상태에 가까운데다 각 제조업체들의 경쟁도 매우 치열해져 이마저도 어려운 상태다.
이에 따라 제조업체들은 성장 가능성이 높은 디지털 인쇄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디지털 인쇄 장비와 관련 솔루션 등을 선보이고 있다.
◆ 미디어 디지털화로 출력 환경 변화
대한인쇄협회와 미국인쇄협회(PIA)의 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상업용 인쇄 시장의 전체 규모는 9조 5천억원. 이중 디지털 인쇄시장은 10%를 차지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전체 프린팅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미미한 수준이지만 2015년에는 30%까지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디지털 인쇄시장의 성장이 점쳐지고 있는 가장 큰 이유는 출력환경의 변화다.
스마트폰, 태블릿PC와 같은 다양한 모바일 기기의 등장으로 미디어가 디지털화 되면서 과거와 같이 대량으로 인쇄물을 출력하는 수요가 감소했다. 반면 개인 주문형 출판이 늘어나는 등 다품종 소량출력 시장이 확대되고 있다.
기존에 상업용 인쇄시장에서 사용됐던 오프셋 인쇄의 경우 데이터를 받아 인쇄판에 출력한 뒤 그 위에 잉크를 뿌려 종이에 다시 출력하는 복잡한 과정을 거친다. 반면 디지털 인쇄는 인쇄판을 거치지 않기 때문에 다양한 품목을 신속하게 출력할 수 있다.
또 새로운 데이터를 즉각적으로 수정할 수 있어 명함이나 회사소개 등 최신 데이터를 반영해야 하는 작업에 유용하게 쓰인다.
디지털 인쇄는 주로 백화점 상품권, 포토북, 개인출판, 맞춤형 DM(다이렉트 메일), 패키징(포장) 등의 제작에 이용된다.
◆디지털 인쇄시장 공략 위한 경쟁 후끈
디지털 인쇄시장에 가장 먼저 뛰어든 후지제록스는 신제품 출시 뿐 아니라 솔루션과 애플리케이션 개발에도 힘쓰고 있다. 디지털 인쇄 사업에 관한 세미나를 개최하면서 시장 활성화를 위한 다양한 솔루션들을 소개해왔다. 또 한국후지제록스에서는 디지털 인쇄 환경에 최적화된 전용지 '프로디지털'을 출시하면서 디지털 인쇄시장에 활기를 불어넣고 있다.
HP는 지난 2001년 인수한 디지털 인쇄 전문 기업 '인디고' 브랜드를 앞세워 디지털 인쇄 시장의 문을 두드렸다. 지난 5월 열린 드루파에서는 신제품 인디고 5600·7600·W7250·10000 등 다양한 제품을 선보이며 시장 공략에 대한 의지를 내비쳤다.
특히 새롭게 선보이는 제품에 특수 인쇄 효과와 지능형 자동화 기능을 적용하면서 고급 인쇄물 시장을 정조준하고 나섰다. 현재 한국에서는 인디고 제품 150여대가 가동 중이다.
후발주자로 나선 신도리코는 헤비형, 라이트형 디지털인쇄기 풀 라인업을 구축해 각 비즈니스 사업에 부합하는 합리적인 가격을 제시하면서 가격 경쟁력을 강화했다. 신도리코는 경쟁사 대비해 흑백 30%, 컬러 50% 낮은 가격을 책정해 기존 오프셋에서 디지털 인쇄로 전환할 때 가격으로 인한 진입 장벽을 대폭 낮췄다.
신도리코 관계자는 "시장에 뒤늦게 합류했지만 인쇄 장비 가격 안정화에 힘써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며 "올해 상반기에는 작년 판매대수의 2배를 훌쩍 뛰어넘었다"고 전했다.
인쇄업계 관계자는 "적은 물량을 신속하게 출력하기를 원하는 소비자들이 늘어나면서 디지털 인쇄시장이 형성되기 시작했다"며 "제조업체들이 다양한 디지털 인쇄기와 솔루션을 선보이고 가격경쟁에도 적극적으로 나서면서 최근 디지털 인쇄기로 교체하는 수요가 많이 늘어나고 있다"고 전했다.
백나영기자 [email protected]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