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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IT기업은 변신중]HW와 SW 벽 깨뜨린 '어플라이언스'


클라우드·빅데이터 겨냥, 어플라이언스 시장은 '전쟁터'

[김관용기자 김수연 기자 김국배 기자] '이제는 어플라이언스(appliance) 시대다'

IT의 분야별 융합과 경계 없는 경쟁은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의 벽도 허물었다. 일반적으로 IT시장에서의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는 사실상 불가침의 영역이었고 HP, IBM, EMC, 델 등 장비 제조 기업들은 하드웨어에,오라클, SAP, 마이크로소프트 등은 소프트웨어만을 강조해 왔었다.

하지만 글로벌 IT기업들의 무차별적 인수합병은 사업 분야는 물론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간의 경계도 무너뜨렸다.

어플라이언스는 두 '섞일 수 없어 보였던'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의 융합을 극명하게 보여준다. 글로벌 IT기업들은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를 결합한 어플라이언스 제품을 앞세워 IT 전 영역에 걸쳐 경쟁을 벌이고 있다.

어플라이언스는 업무 목적에 부합하도록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등 IT 구성요소들을 모두 결합해 최적화시킨 통합 컴퓨팅 시스템으로 최근 각광받는 클라우드와 빅데이터 분야에서 다수의 제품들이 출시되고 있다. 데이터베이스와 미들웨어 분야에서도 어플라이언스는 이미 경쟁구도를 형성했다.

◆오라클 vs IBM, 어플라이언스 원조는 누구?

어플라이언스 시장의 선두주자는 소프트웨어 기업으로 출발해 썬마이크로시스템즈를 인수한 오라클이다. '엔지니어드 시스템' 슬로건에서 알 수 있듯 오라클의 모든 관심은 소프트웨어를 하드웨어에 최적화 시킨 어플라이언스에 쏠려 있다.

이에 따라 오라클은 데이터베이스(DB)에서 미들웨어, 분석 애플리케이션까지 전 영역에 걸친 어플라이언스 제품을 출시하고 있다. 현재 발표된 오라클 엔지니어드 시스템은 ▲엑사데이터 DB 머신 ▲엑사로직 엘라스틱 클라우드 ▲엑사리틱스 인메모리 머신 ▲빅데이터 어플라이언스 ▲스팍 슈퍼클러스터다.

이같은 오라클의 독주를 막기 위해 IBM은 '퓨어시스템'을 선보였다. 메인프레임 시스템을 최초로 선보이며 자신이 '어플라이언스의 원조'라고 주장하는 IBM은 오라클과 '누가 진정한 어플라이언스의 선두주자인가'라는 화두로 설전까지 벌이고 있다.

IBM 퓨어시스템즈는 서버와 스토리지, 네트워크, 운영체제(OS), 가상화, 미들웨어, 애플리케이션 등을 하나의 장비에 통합하고 최적화한 후 테스트를 거쳐 고객에게 공급하는 통합 컴퓨팅 장비다.

IBM이 최근 선보인 인프라 시스템용 'IBM 퓨어플렉스 시스템'과 플랫폼 시스템 'IBM 퓨어애플리케이션 시스템'은 오라클의 엔지니어드 시스템인 스팍 슈퍼클러스터와 엑사로직에 전면 대응된다.

IBM은 올해 퓨어플렉스와 퓨어애플리케이션 출시에 이어 DB나 비즈니스인텔리전스(BI) 영역까지 퓨어시스템즈를 확장한다는 계획이다. IBM이 준비하는 DB 어플라이언스는 오라클 엑사데이터를, BI 어플라이언스는 엑사리틱스를 겨냥할 전망이다.

◆클라우드 위한 어플라이언스 '활황'

가상화와 클라우드 환경으로의 전환이 빠르게 진행되면서 클라우드 도입을 위한 어플라이언스 솔루션 시장도 활황기를 맞고 있다. 어플라이언스 제품은 IT 구성 요소들을 결합시킨 통합 컴퓨팅 시스템으로 특별한 설치 작업 없이도 제품을 받은 후 전원만 꽂으면 바로 클라우드 환경을 구축할 수 있다.

클라우드 인프라를 위한 어플라이언스 시장에서 선두에 있는 기업은 단연 시스코.

네트워크 분야 리더인 시스코는 '유니파이드 컴퓨팅 시스템(UCS)'이라고 하는 클라우드 데이터센터 전략을 발표하면서 서버 시장에까지 뛰어들었다. 시스코가 선보인 제품은 클라우드 인프라를 위한 어플라이언스 'V블록(VBlock)'과 '플렉스포드(FlexPod)'다.

플렉스포드는 시스코의 UCS서버와 넥서스 스위치, 넷앱의 유니파이드 스토리지, VM웨어나 시트릭스의 가상화 솔루션을 결합한 제품이다. v블록은 시스코와 EMC가 협력하는 것으로, 시스코 UCS 및 넥서스 스위치에 EMC 스토리지, VM웨어 가상화 솔루션이 결합된 어플라이언스다.

시스코 주도의 클라우드 어플라이언스가 국내에서도 인기를 끌면서 플렉스포드는 출시 2년도 채 되지 않아 SK 마케팅&컴퍼니 등 12개의 국내 고객사를 확보했다. v블록 또한 국내에 5개 이상의 고객을 확보했다.

특히 EMC는 v블록에 이어 서버, 스토리지, 네트워크, 가상화 소프트웨어를 통합해 최적화한 후 고객에게 공급하는 통합 플랫폼 'v스펙스(VSPEX)'도 출시했다. 시스코와 넷앱이 협력하고 있는 플렉스포드를 겨냥한 어플라이언스로 분석된다.

v스펙스의 강점은 인프라 구성 요소별 최적의 조합을 벤더가 제안하는 컨셉트로 하드웨어와 가상화 소프트웨어를 최적의 조합으로 고객에게 제안한다는 것이다.

이 아키텍처는 EMC의 VNX 및 VNXe 스토리지에 서버로 시스코 UCS 뿐 아니라 인텔 CPU를 탑재한 x86 랙마운트 서버를 선택할 수 있다. 네트워크 장비로는 시스코의 넥서스나 브로케이드 제품 중 한가지를,가상화 솔루션 중에서는 VM웨어, 시트릭스, 마이크로소프트의 제품 중 한 가지를 하나를 고를 수 있다.

이같은 클라우드 어플라이언스 시장에 델 또한 'v스타트'라는 제품으로 경쟁에 뛰어들었다.

v스타트는 인텔 제온 기반의 델 파워에지 서버와 이퀄로직 스토리지, 파워커넥트 스위치, 설치 서비스, 하이퍼바이저, 주요 가상화 관리 확장 솔루션 등을 사전에 조립해 공장에서 고객사에게 바로 공급한다.

델은 앞으로 스토리지 기업 컴펠런트의 제품과 지난 해 인수한 포스텐(Force10)의 네트워킹 제품을 v스타트에 통합시켜 보다 향상된 v스타트를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델도 국내에서 첫 고객사를 확보하며 본격적인 비즈니스를 시작한 상태다.

◆빅데이터 솔루션도 어플라이언스가 대세

최근 화두인 빅데이터 시장에서도 어플라이언스 제품은 인기다. 빅데이터 영역에서의 어플라이언스 제품 트렌드는 기존 데이터웨어하우스(DW)의 확장된 형태라는 점이다.

DW는 기업에서 생성되는 데이터를 분석해 기업의 의사결정에 도움을 주는 솔루션으로, 분산된 데이터들로부터 필요한 것들을 추출하고 변환·통합해 대용량 저장소에 분석하기 좋은 형태로 저장하는 역할을 한다.

이같은 기존의 DW에 비정형데이터 분석과 대용량 처리 기술을 접목해 진화된 형태의 DW가 출시되면서 빅데이터 시장에서의 어플라이언스 경쟁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이같은 빅데이터용 어플라이언스는 전통적으로 데이터 분야 강자인 오라클이 치고 나가는 모양새다. 오라클은 엔지니어드 시스템으로 대표되는 어플라이언스 제품군 중 빅데이터 어플라이언스 외에도 엑사데이터, 엑사로직, 엑사리틱스를 잇따라 출시했다.

오라클의 빅데이터 전략에서도 특히 DW 기능을 담당하는 엑사데이터의 역할은 매우 중요하다. 엑사데이터는 DW 기능 외에 온라인 트랜잭션 처리(OLTP)와 페타바이트 용량까지의 확장성을 제공한다.

또한 엑사데이터는 빠른 데이터 처리 속도를 자랑하는데, 초당 40기가바이트의 데이터 처리를 지원하며, 데이터를 컬럼 단위로 압축해 병목 현상 없이 빠른 성능을 지원한다.

이같은 엑사데이터는 오라클의 '엑사' 시리즈 제품들과 연동해 최상의 성능을 낸다. 엑사데이터는 빅데이터 분석 솔루션인 빅데이터 어플라이언스와 엑사데이터를 연결시키는 '빅데이터 커넥터'를 통해 기존 DB 데이터와 빅데이터의 유연한 연결을 지원한다.

또한 '어드밴스드 애널리틱스'로 데이터베이스 내에서의 종합적인 분석을 지원하며, '엑사리틱스'를 통해서는 메모리 기반의 실시간 분석을 제공한다.

이에 대항해 IBM은 자사의 서버와 스토리지 위에 구축되는 DW 플랫폼인 'IBM 스마트 어날리틱스 시스템(ISAS)'과 데이터 분석 전용 어플라이언스인 '네티자'를 강조하고 있다.

ISAS의 경우 기존 DW 기능을 확장한 것으로, 대용량 처리 성능을 보장하고 트랜잭션 처리와 DW 업무 모두에 적합한 구조로 설계됐다. 네티자 또한 DB, 서버, 스토리지, 분석 소프트웨어 등을 통합한 DW로 시간당 최대 2테라바이트(TB)의 로딩 속도를 자랑하며, 시간당 최고 4테라바이트 데이터의 고속 백업 및 복구를 지원한다.

전통적으로 DW 시장의 강자인 테라데이타의 빅데이터 솔루션도 기존의 DW 기술을 중심으로 빅데이터 전용 솔루션을 결합한 형식을 갖추고 있다.

테라데이타의 빅데이터 전용 '애스터 맵 리듀스 어플라이언스' 제품은 빅데이터 분석 소프트웨어인 '테라데이타 애스터'와 자사의 DW를 결합한 것이다. 테라데이타는 여기에 DW와 애스터 데이터 시스템 간의 고속 데이터 전송을 지원하는 '테라데이타-애스터 어댑터'를 제공한다.

이같은 DW 기반의 빅데이터 어플라이언스와는 달리 EMC는 하드웨어에 데이터 분석 기술을 적용한 '그린플럼 데이터 컴퓨팅 어플라이언스(DCA)'를 선보였다.

DCA는 단일 어플라이언스 내에서 관계형 데이터베이스 모듈과 하둡 모듈 간, 정형 및 비정형 데이터를 상호 연계 처리 하고 빠르게 공유할 수 있는 기능을 제공한다. 특히 DCA의 새로운 모듈 방식인 데이터 상호 연계 처리는 각 시스템들이 최고의 성능을 낼 수 있도록 하기 때문에 빅데이터 처리에서도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

◆인메모리 기반 DB어플라이언스에 주목

빅데이터 시대를 맞아 최근 새롭게 떠오르는 분야는 DB어플라이언스다.

사실상 DB어플라이언스 시장은 인메모리 DB 기반 BI솔루션인 SAP의 '하나(HANA)'가 주도하고 있다.

SAP의 하나는 방대한 양의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검색하고 분석해 기업이 실시간 비즈니스를 구현하도록 돕는다. 하나의 핵심인 인메모리 기술은 전통적인 디스크 기반의 스토리지 대신 메인 메모리에 데이터를 저장하는 것으로, 필요한 정보를 메모리상의 색인(index)으로 검색해, 데이터 검색 시간을 단축하는 것이 장점이다.

이같은 하나는 대용량 데이터를 사용하는 DW나 관계형 DB관리시스템(RDBMS)을 대체하는 솔루션이라고 SAP는 강조하고 있다. SAP는 소프트웨어 기반의 하나에 HP, IBM과 손잡고 하나 어플라이언스를 출시했다.

하나 어플라이언스는 사실상 DB 시장을 선도하고 있는 오라클을 겨냥한 것으로, 오라클의 DB 머신인 엑사데이터 등의 엔지니어드 시스템과의 한판 승부를 예고하고 있다.

/특별 취재팀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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