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송무기자] 야권의 대선 후보 선출을 앞두고 경선 구도가 어떻게 결정될지에 주목된다.
최근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과 민주통합당 간의 신경전이 벌어지는 등 야권의 대선 후보 경쟁은 이미 시작됐다. 이 같은 상황에서 선거를 규정짓는 구도는 승패를 가름할 수도 있는 것이어서 매우 중요하다.
일단 당내에서는 '영남 후보론'과 '수도권 후보론'이 맞붙고 있는 모양새다.
먼저 손학규 상임고문이 포문을 열었다. 손 상임고문은 21일 평화방송 인터뷰에서 '수도권·중도 후보론'을 제시했다. 충청 출신 김영환 의원 역시 이 같은 입장에 동조했다.
손 상임고문은 "이번 대선에서 문재인 후보는 승리할 수 없다. 같은 방법으로 두 번 이길 수 없기 때문"이라며 "2002년 노무현 대통령 당시는 PK, 즉 부산경남 지역에서 더 많은 표를 끌어와야 이긴다는 것이었지만 이번 대선에서는 중간층을 얼마나 많이 끌어오느냐, 특히 수도권에 널리 퍼진 중간층을 얼마나 끌어오느냐의 싸움"이라고 규정지었다.
문재인 상임고문과 김두관 경남도지사의 가장 강력한 힘은 그들의 지지기반인 여권의 텃밭인 영남이라는 점이다. 야권의 텃밭인 영남 후보가 가질 수 있는 힘은 노무현 전 대통령에게서 확인된 바 있다.
지난 4.11 총선에서 민주통합당은 이 지역을 통틀어 3석 밖에 얻지 못했지만 40% 가까운 정당 지지율을 얻으면서 가능성도 보였다.
지난 민주통합당 대표 경선의 구도였던 '친노' VS '비노'가 그대로 이어질 수도 있다. 실제로 경선 참여 의사를 밝힌 김영환 의원은 "민주당의 분당이 개혁 세력 분열을 가져왔고, 그것이 노무현 정권의 좌절 내지 실패 원인이 됐다"면서 "이 문제를 이번 대선 과정을 통해 국민들에게 심판받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문 상임고문과 김두관 지사는 어려운 민생 속에서 박근혜 전 비대위원장과의 대칭성을 강조하는 새로운 구도를 내세우려 하고 있다.
문 상임고문은 손 상임고문의 공세에 대해 "앞으로 과정에서 별별 이야기 다 나올 텐데 (답변)할 필요 없다"고 말했지만, 대변인격인 김경수 특보는 "국민들은 새롭고 다른 정치를 원하고 있다. 국민들의 삶을 어떻게 바꿀 것인지를 놓고 경쟁하는 모습을 국민들은 더 바라지 않겠나"고 받아쳤다.
김두관 지사 측도 "손 대표의 구도는 지역구도를 기반으로 한 것인데 지금 시대정신에서 국민이 요구하는 바를 제대로 실현할 수 있는 후보가 돼야 이긴다"며 "2012년의 시대 정신과 역사적 과제, 우리의 상대인 박근혜 전 비대위원장을 넘을 수 있는 후보라는 관점에서 보면 김두관 지사가 적임자"라고 반격했다.
한편, 민주통합당 내에서 나오고 있는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의 민주통합당 입당과 완전국민경선제 실시가 이뤄진다면 상황은 전혀 달라진다.
현재까지 가능성은 낮지만 안 원장이 민주통합당 경선에 참여한다면 무게감부터 다르다. 야권의 지지율 1, 2위인 안 원장과 문재인 상임고문의 진검승부가 펼쳐지면서 구도가 '빅2 싸움'으로 좁혀질 가능성이 크다.
민주통합당 내 '非 문재인' 세력이 안 원장으로 쏠리면서 안 원장과 지지율이 겹치는 손학규 상임고문, 김두관 경남도지사가 상당한 타격을 입을 수 있다.
야권에게는 매우 중요한 호남 여론은 대세론을 형성하고 있는 박근혜 새누리당 비대위원장을 누가 꺾을 수 있을 것이냐에 모이고 있다.
여론조사 기관 리서치뷰가 광주·전남의 각 500명의 유권자를 대상으로 RDD(유선전화임의번호걸기)방식으로 조사해 18일 공개한 여론조사에서 안 원장은 33.3%를 얻어 1위를 달렸다. 21.1%를 얻은 문재인 상임고문이 2위였다.
채송무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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