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국배기자] 도살장에 소 끌려가듯 출근하는 사람들이 있는가 하면, 직원을 회사의 부속품처럼 생각하는 경영자도 있다. 이들에게 보여주고 싶은 기업이 있다.
서울시 합정동에서 차를 타고 40여분을 달려 도착한 곳은 파주시 헤이리 마을에 위치한 제니퍼소프트의 신사옥. 기대와 달리 소박한 4층 규모의 건물이다.
이 회사에는 남다른 특징이 하나 있다. 바로 이원영 제니퍼소프트 대표의 경영철학이다. 흔히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과 다르게 '이윤추구는 기업의 필요조건일 뿐 충분조건은 아니다'라고 이 대표는 말한다.
수익만 쫓으며 직원들을 소모품처럼 사용하기보다는 직원들과 '물질적 풍요'를 공유하는 것이 곧 직원들의 생산성을 향상시키고 수익으로 이어진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직원을 기업에 맞추는 게 아니라 기업을 직원에 맞추듯
이러한 '직원 우선주의' 문화는 사옥 곳곳에서 묻어났다.
신사옥에는 1층 카페와 정원이 있고 지하에는 수영장도 갖춰져 있었다. 이 대표는 직원들이 수영장 이용을 꺼려할까봐 '수영하는 시간은 근무시간에 포함'이라는 말도 던져놨다. 덕분인지 직원들은 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자유롭게 이용하는 분위기다.
또한 외국인 직원을 채용해 직원 자녀들에게 외국인 친구의 역할을 맡게 했다. 꼭 영어 교육이 목적이 아니라 자연스럽게 글로벌 마인드를 갖게 하기 위함이다.
이원영 대표는 "직원들을 위해 하고 싶은 게 많았다"고 말했다.그래서인지 이 대표가 사옥을 옮기고 가장 먼저 한 일이 전 직원에게 전문 바리스타로부터 커피제조 교육을 받게끔 한 것이다.
이러한 이 대표의 방식이 통했던 걸까. 이전 사옥이 위치했던 서울 가산 밸리와 현재 신사옥이 있는 파주 헤이리 마을과의 거리는 약 54km나 되지만 직원들이 사옥이전을 두고 출퇴근을 고민하기보다는 3분의 1 가량이 회사를 따라 둥지를 옮겼다. 앞으로 이사를 계획 중인 직원들도 더 있다.
2층 사무실에 들어서자 맞은편 직원의 책상이 보일 정도로 낮은 파티션이 눈에 띄었다. 이른바 '소통의 공간'이라 불리는 이곳은 마케팅, 영업, 프리세일즈를 담당하는 직원들이 근무하는 곳이다.
제니퍼소프트 관계자는 "이전에는 공간이 협소하고 막힌 구조라 직접 말할 것도 이메일을 통하곤 했다"며 "그러다 보니 의사소통이 잘 되지 않아 업무가 중복되는 등 비효율적인 면이 많았다"고 말했다."직원 간 커뮤니케이션이 중요한 만큼 파티션의 높이를 낮춘 것"이라고 덧붙였다.
반대로 개발자들이 근무하는 3층 사무실은 '몰입의 공간'으로 파티션이 높았다. 개발자들이 연구와 개발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제니퍼소프트는 오전 10시 출근 오후 6시 정시 퇴근을 철칙으로 하고 있다. 이 대표는 "노동시간은 성과와 비례할 순 있지만 절대 '정비례'는 아님"을 강조했다.
또한 이 대표는 신사옥 설립과 관련해 "3년 이상 준비한 것이 이제야 이뤄진 것"이라며 "모든 직원들이 행복하게 일하게끔 돕기 위해 기획한 공간"이라고 취지를 밝혔다.
◆제니퍼소프트는…
애플리케이션성능관리(APM) 솔루션 기업인 제니퍼소프는 성능분석 전문가들에 의해 정립된 성능이론(Performance Theory)을 기반으로 설립됐다.
이러한 전문성을 바탕으로 제니퍼소프트는 설립 7년 만인 지난해 처음으로 매출 100억원을 달성했으며 금융, 공공, 제조, 유통, 통신 등 다양한 산업군에서 총 655 여 개의 고객사를 확보하고 있다.
김국배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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