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수남기자] 최근 때 이른 더위로 전국이 30도 안팎의 기온을 보이면서 전력 사용량도 급증하고 있다. 이로 인해 작년 9월 15일 일부 지역에 발생한 정전사태가 재현될 가능성도 있어, 올 여름에도 국민은 블랙아웃(대규모 정전사태) 공포에서 벗어날 수 없을 전망이다.
7일 전력거래소와 기상청 등에 따르면 이날 낮 최고 기온이 대구 30도 등 전국이 30도 내외의 기온 분포를 보이면서 예상되는 최대 전력사용량은 오후 2∼3시 6천350만㎾로 전력예비율은 5.18%(329만5천㎾)로 관측된다.
이는 관심단계의 전력예비율(300∼400만㎾)로 정전을 막기 위해 전기절약에 모두 관심을 갖고 동참해야 하는 수준이며, 올 겨울 가장 낮은 전력예비율을 보인 지난 2월 2일 7.7%(567만2천㎾)보다 낮은 수준이다.
또한 지난 3월 이후 이상 고온 현상이 지속되면서 최근 전력 수요관리(예비전력 500만㎾ 이하)에 들어가는 날이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올 들어 현재까지 전력 수요 관리일은 28일로 지난 3년 간 연평균 수요관리 일(15일)보다 86.7%의 증가율을 보였다.
실제 3월 이후 전력예비율은 지난 4월 3일 7.9%(508만4천㎾), 5월 2일 7.1%(422만5천㎾), 21일 7.8%(468만7천㎾), 22일 7.7%(468만5천㎾), 23일 7.4%(450만㎾) 등으로 올 겨울 최저 전력예비율과 비슷한 분포를 기록했다.
이어 같은 달 31일에는 6.8%(416만9천㎾)로 낮아졌으며, 이달 1일 7.8%(468.6천㎾)과 4일 7.6%(472만5천㎾)에는 소폭 상승했으나 다시 5일에는 6.6%(415만9천㎾)로 내려가는 등 여전히 불한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작년 일부 지역에 정전 사태가 발생한 9월 15일 전력예비율은 5%(333만1천kW)였다.
이를 감안해 정부는 목표 예비전력량을 종전 500만kW에서 400만kW로, 전력수요관리에 들어가는 기준도 500만kW에서 450만kW로 각각 낮췄다.
홍석우 지식경제부 장관은 이와 관련, 최근 기자간담회에서 "평년보다 2도 이상 기온이 상승하고 일부 발전소의 가동 정지 등으로 전력수급 상황이 좋지 않다"며 "이달에는 산업체와 대형건물의 전력수요를 관리해도 위기경보 상황인 예비전력 400만kW 이하로 내려가는 일이 잦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정부는 산업체와 대형건물, 공공기관은 물론 국민을 대상으로 전기절약 캠페인을 지속적으로 펼친다는 방침이다.
우선 정부는 오는 11일부터 9월 21일까지 에너지사용제한조치를 시행하고 이 기간 대형건물 476곳의 실내온도를 26도로 의무화한다. 공공기관은 28도다.
아울러 정부는 냉방기를 가동하고 출입문 등을 열어 둔채 영업을 하는 상점 등에는 오는 7월부터 과태료(1회 50만원, 2회 100만원, 3회 200만원, 4회이상 300만원)를 부과한다.
이와 함께 정부는 '당근책'도 마련했다. 정부는 피크시간을 피해 조업을 실시하는 기업들에게 인센티브를 제공하기 위해 전력기금(2조2000억원)에서 4천억원을 가용예산으로 확보했다.
이 밖에 정부는 공무원 복장을 정장보다는 시원한 '휘들옷'으로 권장하고, 각 기업체에도 간편 복장 차용을 유도할 계획이다.
박종인 전력거래소 팀장은 "올 여름 최대 전력공급능력은 7천854만kW로, 전년대비 90만kW 증가에 그칠 것"이라면서도 "하지만 최대 전력수요는 전년대비 480만kW 증가한 7천707만kW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작년 여름은 잦은 호우로 전력수요 증가가 평년보다 낮았으나 올해에는 지난 5월부터 예비전력이 500만kW 이하가 되는 등 휴가가 집중된 8월초를 제외하면 대부분 400만kW 이하를 기록할 것"이라며 대(對)국민 절전 생활화를 당부했다.
한편, 이날 정부는 소비자체 등과 공동으로 서울 대치동 서울무역전시장에서 여름철 전력수급 위기에 공동으로 대응하기 위해 '하계절전 시민단체 공동캠페인 추진 협의회'를 구성하고, '2012 하계절전 시민단체 공동캠페인 출범식'을 가졌다.
정수남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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