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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부당 위탁취소로 과징금 16억원


부당 위탁취소행위만으로 과징금 부과된 첫 사례

[박웅서기자] 삼성전자가 부당하게 발주를 취소한 행위로 16억원의 과징금을 물게 됐다. 부당한 위탁 취소 행위만을 대상으로 과징금이 부과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공정거래위원회(위원장 김동수)는 22일 부당 위탁 취소와 물품 지연수령 등의 행위에 대해 삼성전자에 시정명령과 함께 과징금 16억원을 부과하기로 의결했다.

삼성전자는 지난 2008년 1월부터 2010년 11월까지 제조위탁 후 2만4천523건에 대해 발주를 취소했다. 건당 평균 발주금액은 개별 품목별 발주 기준 2천600만원으로 총 643억8천300만원에 달한다.

공정위는 이 사례들이 삼성전자의 생산물량 감소, 자재 단종, 설계변경 등의 사유로 이뤄졌기 때문에 수급사업자의 책임 없는 위탁취소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전기 및 전자 업종은 소규모로 반복적인 주문이 이뤄지고 제품 생산 판매 사이클이 짧아 생산계획 변경도 빈번하다.

이로 인해 위탁취소가 빈번하게 이뤄지지만 재발주하거나 다른 모델로의 전환 사용 등 수급사업자에게 별다른 피해가 발생하지 않는 경우도 많다. 하도급법에서는 이 때문에 단순한 발주취소를 위법으로 보지 않고 '부당한 발주취소'만을 위법행위로 규정하고 있다.

납기일 종료 후에 위탁이 취소되면 수급사업자는 재고부담, 미납품 자재처리, 이자부담 등 직접적인 피해와 더불어 생산계획 차질에 따른 손실 등 간접적인 피해까지 입게 된다.

삼성전자는 생산계획 수립, 자재의 제조위탁 및 입고 등의 과정을 전산시스템인 ERP시스템을 통해 관리하고 있다.

이 시스템을 통해 삼성전자는 수급사업자로부터 발주취소에 대해 동의 여부를 확인하고 동의하지 않는 경우 물품을 수령한다. 또 발주를 취소하는 경우에도 전산시스템을 통해 수급사업자에게 자동 통보되도록 운영하고 있다.

그러나 공정위는 전산시스템으로 동의가 이뤄졌을지라도 납기일이 지난 이후에 동의한 것에 대해서는 이를 형식적인 동의로 판단해 위법성을 인정했다.

공정위는 "이번 조치는 부당 위탁취소에 대해 시정조치와 함께 과징금을 부과한 첫 사례"라며 "제조위탁의 경우 납기일이 지났음에도 수급사업자의 형식적 동의를 거쳐 위탁취소하는 부당한 거래관행을 개선하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웅서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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