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은성기자] 어린이가 휴대폰을 많이 사용할 수록 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ADHD)를 일으킬 확률이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일부 해외 연구에서 전자파가 인체에 해롭지 않다는 연구 결과와는 상반될 뿐만 아니라 현재 국제 기준으로도 인체에 해로울 수 있다는 연구결과도 나와 주목된다.
방송통신위원회는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을 통해 전자파 인체영향에 대한 종합 연구를 진행하고 그 결과를 21일 발표했다. 방통위는 전자파의 인체 유해 유무에 대한 국민의 알권리를 충족시키고 필요 시 관련 대응책을 마련하기 위해 이번 연구를 진행했다고 밝혔다.
연구는 크게 ▲어린이에 대한 전자파인체보호기준의 적합성 분석 ▲어린이 신경행동발달 및 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ADHD)에 미치는 영향 ▲ 여러 주파수 동시 노출 환경에서의 전자파의 생물학적 영향 등 3개 분야에 걸쳐 수행됐다.
먼저 ETRI 연구팀은 최근 어린이의 휴대전화 사용이 급증하면서 현행 전자파인체보호기준이 성인과는 신체 조건이 다른 어린이에게도 적정한 지를 조사했다.
이번 조사는 7세의 어린이 자원자의 MRI 영상을 기반으로 어린이 전신 해석 모델 및 다양한 연령의 신체치수에 맞는 가상 수치해석 모델을 구축해 이루어졌다. 연구팀은 구축된 어린이의 연령별 모델을 대상으로 국제비전리복사방호위원회(ICNIRP)에서 권고하여 우리나라뿐 아니라 대부분의 국가에서 채택하고 있는 전자파강도기준이 적절한가를 분석했다.
그 결과 어린이의 경우 성인에 비해 특정 주파수 대역에서 전자파가 더 높게 흡수되는 것으로 조사됐다. 해당 주파수 대역은 FM 방송 주파수 대역 등으로 활용 중인 100㎒전후의 주파수대역과 이동통신용 주파수 대역을 활용하고 있는 1㎓이상의 주파수 대역이다.
ETRI 측은 "현재의 국제 전자파강도기준을 해당 주파수 대역에서 보완하거나 어린이에 대한 제도적 장치 마련이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아울러 ETRI 연구팀은 어린이 신경행동발달 및 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ADHD)에 전자파가 어떤 영향을 미치는 지도 연구했다.
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란 주의력이 부족하고 산만한 행동을 하며 잠시도 가만히 있지 못하는 등 과잉 행동을 하는 아동기 장애를 말한다.
임산부의 휴대폰 사용은 영·유아의 운동, 인지 기능 등 신경행동발달에 미치는 영향에 있어 특별한 상호 영향력이 없는 것으로 분석됐다.
하지만 휴대폰을 직접 사용하는 어린이의 경우는 달랐다. ETRI 연구팀이 전국 초등학교 학생 2천명을 대상으로 지난 2008년부터 2010년까지 조사한 결과 어린이의 휴대전화 사용이 많을수록 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다만 이러한 결과가 전자파에 의한 것인지는 확인되지 않았고, 정확한 결과 도출을 위해서는 보다 정밀하고 지속적인 연구가 필요하다고 연구팀은 밝혔다.
이 밖에도 ETRI 연구팀은 CDMA, WCDMA 등의 다중 주파수에 동시 노출된 환경에서 전자파가 생물학적으로 미치는 영향 연구도 수행했다.
연구 결과 세포분열, 단백질 발현, 활성산소 생성, 세포노화 등에는 어떠한 유의한 결과가 관찰되지 않았으며, 태아에 미치는 영향, 정자에 미치는 영향 및 면역체계 등에서도 이상 소견을 발견할 수 없었다.
이번 연구를 총괄 진행한 최형도 ETRI 바이오전자파연구팀장은 "현재까지의 연구결과에서 보듯이 전자파가 인체에 악영향을 미친다는 결정적 증거는 없지만 그렇다고 무관하다고 단정하기도 어렵다"면서 "연구팀은 일상 생활 속 국민이 안전하게 전자파를 이용할 수 있도록 보다 과학적이고 체계적인 연구를 지속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방송통신위원회는 지난해 11월 발표한 '안전한 전파환경 조성 종합대책'에 따라 어린이를 포함해 전자파에 취약할 가능성이 있는 그룹에 대한 전자파 영향 연구, 중장기적인 전향적 역학연구, 휴대전화 사용이 어린이 뇌암에 미치는 다국적 역학연구 등을 지속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또한 방송통신위원회는 조만간 국민의 안전하고도 편리한 휴대전화 사용을 유도하기 위한 '휴대폰 사용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마련해 시행할 예정이다.
강은성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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