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수남기자] 최근 국산차 제작 기술이 해외 완성차 업체와 어깨를 나란히 하는 등 국내외 차량의 성능이 대동소이해졌다고는 하지만, '아, 이런 게 선진 자동차 제작 기술이구나'를 새삼 느낀 차량이 BMW 뉴 320d다.
BMW의 디젤 세단 출시는 지난 2005년 국내에 디젤 승용차 판매가 허용된 이후 경쟁사보다 5년여가 늦었다. BMW 측은 이에 대해 차량 완성도를 높이기 위한 전략이라고 해명한다.
이에 따라 BMW는 지난 2010년 8월 중형 디젤 세단 520d에 이어 같은해 11월 플래그쉽 모델 730d도 내놨다. 또 BMW는 이듬해 8월에는 대형 디젤 세단 그란투리스모 30d를 국내에 출시하면서 자사의 판매 성장을 이끌었다.
작년 BMW는 모두 2만3천293대를 판매해 수입차 시장 1위에 올랐다. 이중 절반 이상이 디젤 차량이 차지, BMW의 해명이 입증됐다.
BMW 라인업 가운데 3시리즈는 1990년대 BMW 전체 판매의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3시리즈는 2000년에는 전체 판매의 60% 정도를 차지하는 등 전성기를 누렸으나, BMW가 다양한 차량 라인업으로 무장하면서 3시리즈도 내리막길을 걸었다.
하지만 BMW는 올해 1월 자사의 소형 브랜드 미니 디젤과 2월 중형 세단 320d를 연달아 선보이면서 국내에서 작년 성공을 이어간다는 복안이다.
실제 지난 2005년 5세대 이후 7년만인 올 2월 하순께 선보인 6세대 320d는 출시 열흘도 안돼 1천대 이상 판매고를 올리는 등 올해 BMW의 국내 흥행에 중심으로 올라섰다.
BMW그룹의 5시리즈 디젤과 3시리즈 디젤, 미니 디젤에 올라 간 엔진은 모두 BMW 트윈파워 터보기술이 적용된 직렬 4기통 2.0리터(ℓ) 디젤엔진으로 차세대 커먼레일 연료 직분사 방식과 가변식 터보차저 기술이 모두 적용됐다. 이 엔진은 최근 출시된 미니 컨트리맨에도 올라갔다.
하지만 각 모델이 갖는 느낌은 모두 다르다. BMW그룹의 특유의 고카트 기술 등이 적용된 까닭이다.
520d와 미니 디젤보다 출시는 늦었지만 고카드 기능이 강화된 3시리즈 디젤 모델을 시승했다. 6세대 3시리즈는 기본형인 뉴 320d와 뉴 320d 이피션트다이내믹스에디션(ED), 뉴 320d 스포츠, 모던, 럭셔리 라인 등 총 5개 트림으로 이뤄졌다.
이번에 시승한 차량은 효율성을 극대화한 BMW 뉴 320d ED다.
◆차체 디자인, 역동성과 BMW 특유의 탁월한 성능과 민첩성 지녀
외관은 520d와 크게 다르지 않은 것 같으면서도 어딘가 모르게 더 세련미 넘치는 보트형으로 BMW의 DNA를 그대로 계승했다.
6세대 3시리즈는 스포츠 세단 같은 차체 디자인으로 역동성과 함께 BMW 특유의 탁월한 성능과 민첩성을 바탕으로, 높은 비틀림 강도와 새로운 섀시 구조를 모두 갖추었다.
이로 인해 외관은 5세대 보다 세련됐지만, 전면 디자인은 BMW의 패밀리 룩을 그대로 적용하는 등 5시리즈와 큰 차이가 없다. 측면 라인도 5시리즈와 함께 구형과 비슷한다.
3시리즈의 테일램프도 5시리즈와 같은 디자인이 채용됐고 굵은 캐릭터 라인이 일직선으로 이어지고 있다.
6세대 3시리즈의 전장×전폭×전고는 각각 4천624mm×1천811mm×1천429mm, 휠베이스는 2천810mm이다. 구형보다 전장은 104mm, 휠베이스는 50mm가 확대됐고, 휠은 연비와 주행성을 높이기 위해 205mm, 60R, 16인치 굿이어 타이어가 탑재됐다.
뉴 320d는 '드라이빙 익스피리언스 컨트롤'을 통해 에코프로, 컴포트, 스포츠 등 세가지 모드(스포츠 라인은 스포츠+ 모드 추가)를 선택할 수 있어, 운전의 즐거움을 극대화했다.
◆인테리어, BMW 특유의 운전자 중심 구조로 설계
뉴 320d의 인테리어는 BMW 특유의 운전자 중심 구조로 설계돼 주행 중 필요한 모든 기능은 운전자의 손이 쉽게 닿을 수 있는 위치에 배치돼 있으며, 인체공학적 디자인과 고품질 내장재를 사용해 감성품질을 극대화했다.
인테리어는 곳곳에 크롬 도금으로 멋을 살렸다. 센터페시아 중간 부분, 도어내캐치, 도어 손잡이, 변속기 주변, 중앙콘솔함 앞부분 등을 모두 대형 크롬도금으로 처리해 세련미를 강조했다.
센터페시아의 차량 조작버튼은 단순화해 깔끔한 실내 인테리어 콘셉을 구현하고 있고, 대시보드 안쪽으로 들어가 위치한 7.5인치 대형 모니터에는 내비게이션을 기본으로 오디오 등 모든 차량 조작 기능이 포함됐다.
이들 기능은 중앙 콘솔함 앞에 조그셔틀로 조작 가능하다.
차량 후진시 후방카메라가 모니터에 차량 주변 상황을 나타내 준다. 모니터는 시동을 끄고 변속기 주차 기능을 누르지 않을 경우 문이 잠기지 않는다는 메시지가 뜨고, 시동후 변속기의 '잠금' 버튼을 해제하지 않으면 변속이 안된다는 메시지도 보여 준다.
계기판은 네개의 원으로 이뤄졌다. 중안 두개의 큰 원에 속도계(왼쪽)와 rpm(오른쪽), 맨 왼쪽 작은 원이 주유상태, 맨 오른쪽 원이 엔진 온도를 각각 표시한다. 그리고 중앙 원 사이에 차량 진행 방향 차량 그림과 외부온도, 시간 연비(km/ℓ), 총 주행거리 등이 나타난다.
또 시동을 걸고 출발하면 rpm계기판 아래 주행모드(스포츠, 컴포트, 에코프로)에 따라 파란색와 붉은색 게이지가 생기면서 차량 속도에 따라 바늘이 오르내리면서 시각적 효과를 극대화했다.
에코프로 선택시 rpm 계기판 하단 연비(km/ℓ) 눈금이 파란색으로 변한다. 운전자가 가속으로 이 4분할 눈금을 넘기면 바로 옆에 경제 운전을 위해 가속을 자제하라는 가속 페달 그림이 뜬다.
컴포트와 스포츠 모드에서는 붉은색 눈금으로 변하면서 실시간 연비를 표시해 준다. 또 눈금 바로 위에 변속 상황이 나타난다.
다만, 대시보드 중앙에 대형 모니터가 솟아 있어 대시보드는 시원함이 감소되긴 했으나, 동승석은 넓은 시야를 제공한다.
브레이크와 가속패달 바닥은 평평하지 않고 앞쪽으로 기울어지면서 레그룸을 확대(15mm)하는 효과를 실현했다. 비상등과 중앙도어잠금 버튼 위치는 520d와 같다. 모니터 바로 아래에 있다.
520d, 미니와 마찬가지로 안전벨트를 메지 않으면 부드러운 경고음이 울린다. 1열 가죽시트는 열선이 기본으로 제공되며, 8단 자동변속기는 모두 네가지 주행 모드를 선택할 수 있어, 각 모드에 따라 주행성능이 달라진다. 기능 선택은 변속기 옆 조그셔틀로 선택 가능하고, 계기판에 표시된다.
◆320d, 청출어람 실현...같은 디젤 엔진 장착 차량 중 성능 가장 우수
청출어람(靑出於藍) . '푸른색은 쪽(藍)에서 나왔지만 쪽빛보다 더 푸르다'라는 뜻은 같은 디젤 엔진을 얹은 520d와 미니 디젤, 320d를 이르는 고사성어이기도 하다.
출시는 같은 엔진을 사용하는 앞선 두 모델보다는 늦었지만, 320d가 이중 가장 완성도가 높은 차량이라는 느낌이다.
처음 운전석에 앉으면 시트 높이가 스포츠카 처럼 낮게 설정돼 있다. 시트 측면의 높낮이와 고저 조정 버튼으로 간단하게 시트를 조정할 수 있다.
시동 버튼을 누르자 2.0ℓ 디젤 엔진이 조용한 게 마치 가솔린 세단 느낌이지만 바깥에서 듣는 엔진음은 디젤엔진 임을 알 수 있을 정도이다. 차량 주행시 중저속이나 고속 구간에서 풍음이나, 엔진 소음 등은 가솔린 세단 못지 않게 조용한 편이다. 모두 강화된 차음제와 흡읍제 덕이다.
우선, 경춘고속국도를 타기 위해 올림픽대로를 잡았다
처음 출발하면서부터 스포츠 모드를 선택했다. 320d ED는 올림픽대로에서 100km에 1천900rpm과 120km 2천250rpm을 각각 기록했다. 이어 경춘고속국도 구간에서는 160km 3천rpm, 180km 3천500rpm, 200km 4천rpm 등 공식 제원보다는 상대적으로 rpm이 높게 나왔다. 스포츠 모드가 운전의 즐거움을 컨셉으로 고출력을 내기 위한 시스템이 적용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반면, 컴포트와 에코모드 시에는 100km 1천500rpm, 130km 2천rpm 등 공식 제원과 비슷하다.
이 차량은 고효율을 강조한 차량인 만큼 다른 320d의 트림과는 성능에서 다소 차이가 있다.
최고 속도는 시속 225km로 다른 트림보다 5km가 적고, 제로백도 8.1초로 7.6초보다 다소 느리다. 최대토크는 뉴 320d 시리즈 모두 38.8kg·m/rpm(1천750rpm∼2천750rpm)으로 동일하다.
부드럽고 빠른 가속성과 민감한 가속 패달로 체감 가속력은 더 탁월하고, 운전의 즐거움을 느낄 수 있다. 520d와는 또 다른 느낌이다.
320d의 모든 라인업에는 오토 스타트-스톱 기능과 8단 자동 변속기, 이외에도 브레이크 에너지 재생, 전자식 파워 스티어링 휠, 지능형 경량 구조와 저항을 줄인 런플랫 타이어, BMW만의 이피션트다이내믹스 기술 등 혁신적인 기술들이 결합돼 최상의 효율성을 구현한했다.
이로 인해 뉴 320d는 기존보다 연료 효율성을 높이고 이산화 탄소 배출량을 획기적으로 개선했다. 320d의 정부공인 표준연비는는 22.1km/ℓ지만 320d ED는 23.8km/ℓ이다. 이산화탄소배출량도 113g/km으로 다른 모델의 221g/km보다 우수하다.
520d에는 없던 오토 스타트-스톱 기능은 브레이크 패달을 20% 이상 밟으면 시동이 꺼지고 페달에서 발을 떼면 0.5초안에 시동이 걸린다. 연비를 높이고 환경을 고려한 기술이다.
320d ED의 등판능력은 엔진에 전혀 부담없이 평지 주행과 다름 없는 성능을 보여줬다.
성능만큼이나 제동력도 탁월하다. 시속 200km에서 브레이크 패달을 밟아도 바퀴 잠김이나 차량 밀림 현상없이 부드럽게 속도를 줄이고 멈출 수 있다.
핸들링과 코너링은 중저속이나 고속에서도 안정감을 실현했고, 승차감도 편평률 60 타이어와 첨단 장치들 덕에 온오프로드에서 모두 탁월하다.
◆320d, 색다른 디자인 콘셉 맞는 최고 안전편의사양 갖춰
320d 모델은 각각의 트림은 색다른 디자인으로 그 콘셉에 맞는 최고 안전·편의 사양과 부품 그리고 색상을 섬세하게 결합해 독특한 개성을 연출한다.
320d ED는 스마트키 방식은 아니지만, 다른 BMW 차량과 마찬가지로 키 홀더에 도어 개폐 버튼이 있다. 도어를 열면 외부 조도에 따라 실내등과 라이트가 켜지고, 도어를 잠그면 꺼진다. 시동은 버튼식이다.
런플랫 타이어를 장착했기 때문에 트렁크에 스페어 타이어는 없다. 다만, 비상삼각대와 응급 의료기구, 그물망이 있고, 트렁크 안에서도 문을 열 수 있는 장치가 갖춰져 있다.
미러 조정은 도어에 있고, 자동 조정이 가능하지만 접을 때는 수동으로 버튼을 눌러야 한다.
뉴 320d 모든 라인업에는 12GB 하드 드라이브가 내장된 8.8인치 컨트롤 디스플레이, USB 오디오 인터페이스·음성 인식기능, 블루투스, BMW 프로페셔널 오디오, 한글 K 내비게이션, 자동 에어 컨디셔너, 운전자 통합 매뉴얼 기능 등 다수의 첨단 편의사양을 기본으로 장착하고 있다.
또 썬루프가 기본으로 적용됐으며, 트렁크 공간 역시 종전 사양보다 20ℓ가 확대된 480ℓ로 야외 활동이 많은 운전자를 고려했다.
부가가치세를 포함한 BMW 뉴 3시리즈의 국내 소비자가격은 뉴320d가 4천880만원, 뉴 320d ED 4천500만원, 모던 라인 5천410만원, 스포츠 라인은 5천540만원, 럭셔리 라인은 5천650만원이다.
정수남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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