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리기자]1982년 5월. 경북 구미 한국전자기술연구소(현 전자통신연구소)에는 긴장감이 감돌고 있었다. 수십명의 연구원들은 컴퓨터 모니터 화면을 긴장감과 기대가 가득찬 눈으로 바라봤다. 마침내 화면이 뜨자 연구원들은 환호성을 터뜨렸다. 전자기술연구소와 서울대학교 사이의 인터넷이 미국에 이어 세계 두번째로 개통된 순간이다.
구미 전자기술연구소와 서울대 컴퓨터공학과의 중형 컴퓨터는 1200bps 전용선으로 연결됐다. 'SDN(System Development Network)'으로 명명된 이 망은 한국 전산망의 시작이자 한국 인터넷의 효시로 기록된다.
이를 기점으로 올해는 대한민국 인터넷 역사가 시작된 지 30주년이 되는 해다.
당시만해도 SDN 망이 어떻게 발전할지 아무도 짐작하지 못했다. '인터넷'이라는 말조차 생소했기 때문이다.
지난 30년 간 인터넷은 개방과 공유라는 철학을 바탕으로 확산됐다.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등 생활 방식을 송두리채 바꿔놓으며 막강한 영향력을 미쳤다. 정보화 시대에 진입하면서 사람들은 집에서 인터넷을 통해 시야를 넓히고 정보를 습득하며 다른 이들과 소통한다.
특히 우리나라에 있어 인터넷은 대한민국을 IT 강국으로 이끈 성장동력이자 미래사회를 이끌어갈 중추적 매체로 자리매김했다.
인터넷 포털, 게임 등을 포함한 한국의 인터넷 산업 규모는 고도성장을 지속하며 86조원에 달하고 있다. 이는 GDP대비 7% 수준으로, 주요 선진 20개국(G20) 중 영국에 이어 2위의 인터넷경제 규모를 실현하고 있다.
최근에는 스마트폰 확산을 통한 모바일 인터넷 시대가 열리면서 우리나라 인터넷 기술 역량은 해외로 뻗어나가고 있다.
그러나 지난 30년 간 인터넷이 사회와 산업 전반으로 확산되면서 긍정적 변화를 가져온 동시에 역기능도 확산되고 있다.
불법 정보 및 불필요한 정보의 범람, OO녀, OO남 등 익명성을 이용한 왜곡된 정보의 확산 등이 그것이다.
뿐만아니라 정보가 소수 집단에 독점되고 소양을 갖추지 못하면 사회로부터 소외되는 인간 소외 현상 및 인터넷 중독, 바이러스와 해킹, 사이버 테러, 개인 정보 침해 등은 심각한 사회 문제로 부각되고 있다.
인터넷은 30년 전 전화 연결망에서 오늘날 최신 스마트폰까지 빠른 속도로 진화하고 있다.
인터넷 업계 관계자는 "그동안 인터넷이 사회와 산업 전반으로 확산되는 시기였다면 인터넷 30주년을 맞은 지금 이 때, 앞으로 더 나은 미래를 위해 역기능을 해소하고 순기능을 발휘하도록 올바른 인터넷 문화 정착이 필요한 때"라고 강조했다.
김영리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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