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균성기자] 이번에는 뭔가 달랐다. 갤럭시S3 이야기다. 지금까지 삼성의 전략은 하드웨어 사양에서는 아이폰보다 낫다는 점을 강조하는 것이었다. 갤럭시S 또한 아이폰이 형성한 시장의 틀 내에 있음을 인정한 셈이었다.
하지만 갤럭시S3에서는 하드웨어 사양이 전혀 강조되지 않았다.
4일 오전 3시(한국시간) 영국 런던에서 갤럭시S3가 발표되는 순간 한국 기자들에게 뿌려진 보도자료를 보면 사양은 맨 밑에 약간 언급될 뿐이다.
그대신 강조된 것은 '인간 중심 사용자환경'이라는 것이었다.
'인간 중심 사용자 환경'이란 말은 아주 보편적인 것이지만 그 속에 구현된 기능은 '퍼스트 무버(First Mover)'이고자 하는 삼성의 야심이 들어 있다.
신종균 사장은 "갤럭시S3는 최고의 기술력과 인간 중심 사용성, 자연을 닮은 디자인이 집약된 새로운 스마트폰"이라며 "언제든지 끊김 없고 자연스러운 인간 중심의 모바일 경험으로 특별한 감성 경험을 제공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갤럭시S3는 사용자의 얼굴과 눈을 인식한다. 이를 이용해 사용자가 화면을 보고 있을 경우 화면을 터치하지 않아도 화면이 꺼지지 않게 해준다. 예를 들어 인터넷이나 e북을 읽고 있는 동안에는 화면이 계속 유지되고, 잠이 들거나 보지 않으면 설정된 조명 시간 후 자동으로 화면이 어두워지면서 꺼지게 되는 것이다.
삼성의 향후 제품들이 인체의 리듬과 더 밀착될 것임을 암시하는 대목이다.
비슷한 예로 'S 보이스(S Voice)'라는 음성인식 기능을 들 수 있다. 과거에도 있던 기능이기는 하지만 갤럭시S3에서는 더 진화했다는 게 삼성 설명이다. 음악 감상 중에도 음성으로 이전 곡·다음 곡 재생, 볼륨 제어 등을 할 수 있다.
모션 인식 기능도 눈에 띈다. 수신 문자를 확인한 화면에서 귀에 가져다 대면 자동으로 문자 발신자에게 전화를 걸어주는 '다이렉트 콜(Direct Call)' 기능, 책상 등에 놓아두었던 갤럭시S3를 손에 들면 부재중 전화나 메시지가 있음을 진동으로 알려주는 '스마트 알림(Smart Alert)' 기능 등이 대표적인 모션 인식 기능이다.
기존 디자인을 버리고 과감하게 유선형으로 변신한 디자인이나 페블 블루(Pebble Blue)라는독특한 색상을 채택한 점도 '퍼스트 무버' 전략의 상징이다.
삼성은 이에 앞서 델 등이 실패한 5인치대 제품을 시장에 처음으로 안착시키는 데 성공한 바 있다. 갤럭시노트다. 델이 비슷한 제품을 내놓을 때만해도 스마트폰과 태블릿PC의 어중간한 위치에 자리잡아 긍정적인 반응보다 부정적인 반응이 컸었다.
하지만 갤럭시노트는 터치 방식이 대세를 끈 뒤 사라졌던 펜을 다시 끄집어냄으로써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 인기를 끌며 '퍼스트 무버'로서의 가능성을 높였다.
따라가는 게 아니라 삼성의 길로 나아가 시장을 이끌겠다는 야심이 더 강해진 것이다.
이균성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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