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미숙기자] 새누리당 당권 레이스가 뒤늦게 막을 올렸다. 박근혜 비상대책위원장의 경고성 발언에 잠잠했던 당권 주자들이 후보등록 마감(4일)을 이틀 앞둔 2일 기지개를 펴기 시작한 것이다.
'스타트'는 심재철 의원이 끊었다. 심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새누리당의 미래를 위해 전당대회에 출마하고자 한다"며 "국민과 당원만 바라보고 기본과 원칙을 지켜나가는 올곧은 정치인의 모습으로 대선승리와 백년정당의 밑거름이 되겠다"고 출마의 변을 밝혔다.
심 의원은 비박(非朴) 진영 단일 후보로 당 대표 경선에 임한다. 그는 출마 선언에 앞서 비박 진영 대선주자인 김문수 경기도지사 정몽준 전 대표, 이재오 의원 등과 의견을 조율한 것으로 알려졌다.
심 의원 스스로도 "언론에서 (저를 두고) 비박계 단일후보라고 하는데 실질적으로 그렇다"고 했다.
다만 심 의원은 당 대표 보다는 최고위원을 노리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비박계 단일후보로서 지도부에 입성해 당 주류인 친박계를 견제하겠다는 계산이다.
친박계에서는 유기준 의원이 처음으로 출마를 선언했다. 다만 유 의원도 '최고위원 경선 출마'로 선을 그었다.
유 의원은 기자회견에서 "최고위원 경선 출마를 결심했다"며 "건전하고 소신있는 보수정당 새누리당이 국민들에게 사랑받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최고위원이 되어 신뢰와 보답의 정치가 무엇인지 보여드리고 정권재창출의 초석이 되겠다"고 밝혔다.
당권 도전이 예상됐던 쇄신파 남경필 의원은 고심 끝에 원내대표 경선 출마로 방향을 틀었다.
남 의원은 쇄신파 의원들과의 회동 후 기자들과 만나 "당 지도부 보다는 원내에서 역할을 맡아 국회 개혁에 전념하기로 했다"며 "쇄신파 의원들이 선거 전에 밝힌 약속을 지키기 위해 원내대표 경선에 나가 이를 추진하는 게 옳은 방향이라는 생각으로 결론을 모았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5.15 전당대회'에서는 황우여 원내대표가 당 대표로 선출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그동안 친박계에선 김무성·홍사덕 의원의 출마 가능성이 거론됐으나 두 사람 모두 출마하지 않는 쪽으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황 원내대표는 이날 오후 열릴 본회의에서 국회선진화법과 민생법안을 처리해 원내대표로서의 소임을 마친 뒤 이르면 오는 3일께 출마를 공식 선언할 예정이다.
이 처럼 의원들의 출마 선언에 새누리당 당권 레이스의 물꼬가 트이긴 했지만, 경선전 열기가 예전만 못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일각에서는 대표 최고위원을 포함해 5명을 선출하는 선거에서 후보자 미달 사태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올 정도다.
전당대회 선거관리위원회에서는 지도부 경선 열기가 저조한 원인에 대해 ▲당내 주요 인사들의 대선 출마 선언으로 인한 국민적 관심의 이동 ▲그간 빈번히 일어났던 당 대표 사퇴 등 불안한 임기 ▲정체를 알 수 없는 '지도부 내정 루머' 등을 지적하며 경선 출마 활성화를 위해 특단의 준비를 해나가기로 했다.
윤미숙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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