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리기자] NHN이 오픈마켓형 서비스 '샵N'을 출시한 후 '정중동' 행보를 보이고 있다.
수년간 준비해온 서비스를 내놓고도 광고나 프로모션 등 별다른 마케팅 활동을 펼치지 않는 것은 독과점 우려 등 업계의 부정적 시선을 의식한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NHN이 야심차게 준비한 오픈마켓형 서비스 샵N이 오픈 한달을 넘겼지만 출시 전 기대와 우려와는 달리 시장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고 있는 모양새다.
지난 3월22일 오픈한 네이버 샵N에 한달 새 개설된 샵은 4725개 수준에 그치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과도한 프로모션을 펼치지 않고 있지만 입점하는 업체가 꾸준히 늘어나는 추세"라며 "아직 출시 초반이기 때문에 잘된다 안된다를 평가하기는 이르다"고 설명했다.
샵N은 기존 오픈마켓과 달리 판매자가 직접 상점을 개설하고 상품을 판매할 수 있도록 한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그러나 단순히 샵N에 제품을 올린다고 해서 매출이 발생하지 않기 때문에 판매자들은 네이버의 막강한 검색 지배력에 따라 판매수수료를 부담하며 지식쇼핑에 입점하거나 키워드 광고를 집행해야 한다.
그렇지 않을 경우엔 '바이럴 마케팅'을 위해 네이버me, 미투데이, 오픈캐스트 등 네이버 주요 서비스와 연계해야 하기 때문에 네이버의 서비스 지배 구조는 더욱 강화될 것으로 업계는 우려해왔다.
일단 쇼핑몰 호스팅 업체 및 오픈마켓 등 경쟁사들은 관망하는 분위기다. 네이버가 구체적인 액션을 취하지 않고 있어 아직까지 시장 영향력이 미미하기 때문이다.
호스팅 업체 관계자는 "기존 쇼핑몰 사업자들이 서브 개념으로 샵N을 개설하고 있지만 아직까지 기존 호스팅사 입점 쇼핑몰들이 샵N으로 갈아타는 경우는 없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독립 쇼핑몰은 단골고객 확보가 중요한데 판매자에게 고객을 관리할 수 있는 마케팅 툴이나 방안이 충분치 않아 독립 쇼핑몰 사업자에게 큰 메리트가 없어보인다"며 "기존 오픈마켓과 마찬가지로 상품 검색을 통해 오고가는 뜨내기 이용자만 구매하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판매자들의 반응도 미지근하다. 샵N을 알고 찾아오는 구매자 층이 두텁지 않고 지식쇼핑과 연계하지 않으면 상품이 노출되지 않기 때문이다.
판매자들 대부분은 예비 창업자이거나 기존 오픈마켓과 독립 쇼핑몰 운영을 그대로 유지하고 샵N은 도메인 확보차원에서 개설만 해놓는 등 큰 공을 들이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한 판매자는 "샵N 판매자 대부분은 기존 오픈마켓이나 독립몰을 운영하면서 샵N의 추이를 지켜보는 이들이 많다"며 "샵N 자체가 아직 다른 오픈마켓보다 인지도가 낮다보니 무게 중심이 아직 샵N으로 기울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판매자는 "개설한 상점을 네이버에 노출시키기 위해선 다른 오픈마켓과 비슷한 수준의 판매수수료 10%를 부담하고 지식쇼핑에 입점을 하거나 키워드 광고를 해야한다"며 "바이럴 마케팅 노하우를 가지고 있지 않는 이상 이같은 방법을 사용하지 않으면 하루 주문건수 1~2개에 불과한 실정"이라고 전했다.
그러나 일각에선 NHN이 수년간 심혈을 기울인 서비스인만큼 시장 분위기를 살핀 후 단계적으로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칠 것으로 보고있다.
실제로 NHN은 샵N에 입점한 판매자들을 대상으로 샵N 운영노하우와 활용법을 알려주는 오프라인 교육을 매달 진행하고 있으며 카테고리 개편과 쿠폰 이벤트 등을 실시하고 있다.
샵N 판매자는 "NHN이 판매자들을 대상으로한 오프라인 교육에서 5월부터 본격적인 마케팅을 실시할 것으로 들었다"며 "NHN이 막강한 검색 지배력을 바탕으로 공격적으로 사업을 추진하면 상황은 어떻게 달라질지 모르는 일"이라고 말했다.
이에 NHN 관계자는 "샵N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가 많았지만 시장 자체 경쟁을 위해 뛰어든 것이 아니라 검색 품질을 강화하기 위한 것"으로 "중소 판매자에게 혜택이 돌아가도록 공정한 서비스를 운영해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영리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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