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송무기자] '이해찬·박지원 회동'을 통해 합의된 이해찬 당 대표, 박지원 원내대표 그림이 현실화될지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해찬 전 총리(사진)와 박지원 전 원내대표는 지난 25일 회동을 통해 '투톱 체제'에 합의했지만, 상당한 후폭풍에 시달리고 있다.
김한길 의원 등 당권주자와 원내대표 후보자들은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두 정치 거물의 합의가 선거판을 정리하기는커녕 원내대표 후보인 전병헌·이낙연·유인태 후보는 끝까지 완주하겠다는 입장이다. 대부분의 언론도 이를 '담합'으로 규정하고 거세게 비판하고 있다.
상당수의 의원들은 최근의 사태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 이대로라면 총선 패배 이후 개혁과 함께 국민들의 신뢰를 회복해야 하는 민주통합당의 새 지도부가 시작도 하기 전에 상당한 상처를 입는 것이 불가피하다는 지적이다.
부산 사하을에서 3선에 성공한 조경태 의원은 "어찌 보면 짜여진 각본처럼 인위적으로 판을 짜버리면 국민들에게 감동을 주지 못한다"며 "우리가 감동의 정치를 하지 않으면 이번 대선에서도 우리가 어렵다"고 비판했다.
조 의원은 또 "우리가 총선 패배의 원인을 뼈저리게 잘 반성하는 정당이라면 각자의 계파 이해를 조금은 넘어서려는 노력을 해야 하지 않을까"라며 "게다가 지금 보여지는 정치 행태는 노무현 정신이 아니다. 조금 더 자기 반성이 필요한 시기"라고 말했다.
서울 동대문갑에서 재선에 성공한 안규백 의원도 "실기한 느낌"이라며 "많은 의원들이 이를 좋게 볼지 모르겠다. 국민들이 이해할 수 있고, 수긍할 수 있는 쪽으로 가야 한다"고 했다.
전남 고성-보흥에서 낙천한 동교동계 장성민 전 의원은 "친노의 대권 부산, 당권 충청, 원내대표 호남이라는 어처구니 없는 타락상은 담합성 신 지역주의"라며 "대한민국의 민주주의가 죽고, 당원 대의원들의 권리와 자존심이 망가지고 망국적인 지역주의가 다시 회생한다면 민주당의 12월 대선 가도는 희망이 없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그러나 '투톱 체제' 타협이 상당한 역풍에 마주하면서 이해찬 대표-박지원 원내대표의 '투톱 체제'는 이뤄지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
당내 의원들로 이뤄지는 원내대표 선거는 다수를 점하고 있는 친노 세력과 박지원 계파가 합쳐진 박지원 최고위원이 유리한 것이 사실이지만 6월에 시행될 대표 선거는 다르다. 한명숙 대표 체제를 낳았던 '모바일 선거' 등 일반 유권자를 참여시키는 대표 경선의 성격상 결과는 알 수 없기 때문이다.
당내에서는 두 정치 거물의 타협이 잠재적 경쟁자를 위축시키는 결과를 낳을 수 있다고 예측했지만, 오히려 기타 후보들이 힘을 합칠 수 있는 계기가 될 수도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채송무기자 [email protected] 사진 최규한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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