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은성기자] 차기 정부 출범과 함께 또 한번의 대대적인 정부 조직개편이 기정사실화 됨에 따라 관련 부처들이 발빠르게 물밑작업에 나서고 있다.
이명박 정부가 출범하면서 정보통신부를 해체하고 현재의 부처조직이 완성됐지만 이에 대한 비판이 적지 않다. 따라서 방송일부와 정보통신 진흥을 포괄하는 새로운 통합 부처 설립이 본격 논의되면서 이의 '대상'이 될 부처들이 개편 주도권을 잡기위한 선제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16일 정부부처와 관련 업계에 따르면 지식경제부와 문화체육관광부는 이미 자체 예산을 편성해 국내 주요 행정학회 등에 연구 용역을 주며 조직개편에 대한 '감 잡기'를 시도하고 있다. 부처 내부에도 포럼 등을 결성해 주도권 쥐기에 나섰다.
정부 조직 변화의 중심에 서게 될 방송통신위원회는 이들보다 한발 늦은 행보지만 최근 움직임을 시작하는 것이 포착됐다. 전임 최시중 위원장이 2기 임기중 1년을 못채우고 전격 사퇴를 하면서 정부 조직개편 움직임에 조기 대응을 하지는 못했지만 이계철 위원장 취임 1개월이 지난 현재 서서히 물밑 행동을 개시한 상황이다.
이계철 위원장은 지난 13일 저녁 광화문 인근에서 전직 체신부 및 정통부 차관들과 비공개 만찬을 갖고 차기 정부 조직개편에 대한 토론을 하는 한편 조력을 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위원장은 이어 오는 20일 저녁에도 전직 체신부 및 정통부 장관들을 만난다. 취임 후 정례적인 행보의 일환이지만 이번 모임에서는 특히 '정보통신(ICT)' 중심의 새로운 부처 개편안에 대해 집중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지경부-문화부-방통위 '삼파전'
지식경제부는 4~5개 정도의 조직개편 관련 연구를 진행하거나 계획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정책기관 전문가는 "국내 주요 행정학과 교수들은 대부분 정부 조직개편 관련 연구 용역에 포함됐다고 봐도 무방할 정도로 활발히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면서 "새로운 부처에 대한 콘셉트와 주요 업무 분할, 차기 정부 조직에 대한 밑그림 등이 연구 과제로 알려져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 지경부는 '2012년도 주요 정책과제 및 평가' 연구용역을 통해 지경부 주요정책과제에 대한 자체평가를 실시하고 정책대안을 발굴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자체 평가에 역점을 둔 사업이지만 이를 기반으로 향후 조직 개편에 어떻게 대응할 지 밑그림을 그릴 전망이다.
정책기관 전문가는 "4~5월 사이 다양한 연구과제가 발제될 예정"이라면서 "지경부는 기존 산업 중심의 정책에 새 정부에서의 정보통신 산업 주도권을 강화하는 것이 목표"라고 내다봤다.
문화체육관광부도 내부적으로 일종의 '포럼'을 형성해 조직 개편에 대한 연구와 외부 전문가 확보에 나서고 있다. 단국대 컴퓨터학과 유혜영 교수 등을 포함해 다수 전문가가 이 포럼에 참여하고 있으며 정부 조직개편에서 문화부의 콘텐츠 산업에 대한 역량 평가 및 주도권 확보에 주력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총리실 아래 정보통신정책연구원(KISDI) 역시 '소통과포럼'이라는 모임을 통해 전체적인 구조개편에 대응하고 있다. 김동욱 KISDI 원장을 필두로 정보통신 전문가가 모여 과거 정보통신부와 차별화되면서 통합 부처로서 ICT 산업을 관장할 수 있는 조직에 대한 연구를 진행하는 것이 주 목적이다.
최근 방통위는 전문가들을 불러 스마트폰 시대에 걸맞는 '커뮤니케이션' 이미지를 강화한 새로운 콘셉트 잡기에도 나섰다.
방통위 관계자는 "소셜네트워크, 인터넷, 정보통신 및 다양한 콘텐츠까지 아우를 수 있는 '커뮤니케이션' 개념을 정립하기 위해 전문가 의견을 구하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차기 정부 출범과 함께 진행될 정부 조직개편의 큰 물결에서 어떤 구조개편의 결과가나올 지 관심이 더욱 뜨거워질 전망이다.
강은성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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