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수남기자] 정부가 국내 유가 안정을 위해 알뜰주유소를 지속적으로 늘리고 있으나, 유가 인하에는 한계가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알뜰주유소는 정부가 유가안정을 위해 추진하는 것으로 자영주유소와 도로공사소유고속국도 주유소, 농협주유소 등에 상대적으로 저렴한 석유제품을 제공하고 주유소 셀프화, 사은품 미지급 등으로 기름값이 일반 주유소 보다 리터(ℓ)당 50원에서 100원 가량 저렴한 주유소다.
알뜰주유소는 인근 일반주유소의 유가 인하를 유도하는 효과가 발생할 것으로 정부는 기대하고 있다. 이에 따라 정부는 올해 알뜰주유소를 700곳까지 확대하고 오는 2015년까지는 1만3천곳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한국석유공사는 6일 지난 2011년 11월29일 알뜰주유소 1호점을 개설한 이후 현재 전국에 45곳의 알뜰주유소를 마련했다고 밝혔다.
석유공사가 개설한 알뜰주유소를 지역별로 보면 경기 지역이 15곳으로 가장 많고, 경북(9곳), 충북(6곳) 전남(4곳), 경남(3곳), 대전·강원·전북(각 2곳), 서울·부산(각 1곳) 순으로 파악됐다. 여기에 알뜰주유소 형태로 농협중앙회에서 운영하는 농협하나로주유소 330곳까지 합하면 알뜰주유소는 모두 375곳으로 늘어난다.
경기·경북·충북 등 석유공사 개설 알뜰주유소 상위 3개 지역의 농협하나로주유소는 각각 36곳, 22곳, 70곳으로 이들 지역의 알뜰주유소는 현재 경북 79곳, 경기 51곳, 충북 28곳으로 각각 집계됐다.
하지만 이들 지역의 유가는 정부의 예상과는 정반대로 움직이고 있다.
작년 11월29일 알뜰주유소 1호점이 문을 연 경기 지역의 당시 ℓ당 휘발유 평균가격은 1천967.62원으로 조사됐다. 이후 경기 지역의 휘발유가는 소폭 등락을 보이다, 지난 1월2일 1천938.69원으로 하락했다. 이후 알뜰주유소 확대에도 불구하고 지난달 21일 2천.70원으로 상승했으며, 이달 5일에는 2천25.42원으로 사상 최고가를 기록했다.
상황은 충북과 경북 지역도 비슷하다. 이들 지역도 5일 현재 각각 2천12.89원, 1천999.53원으로 역시 사상 최고 가격을 보였으며, 이들 세 지역의 경유가격도 휘발유가격과 비슷한 양상을 보이면서 이날 현재 각각 경기 1천850.93원, 충북 1천840.44원, 경북 1천833.47원으로 최고가를 기록했다.
여기에 알뜰주유소가 일반주유소보다 기름값이 최고 ℓ당 100원이 저렴하다는 정부 발표도 거짓으로 드러났다.
알뜰주유소 1호 점인 경기 용인시 처인구 경동주유소의 5일 휘발유가격은 1천974원, 경유가격은 1천779원으로 인근 동부주유소(일반)의 휘발유가격(1천989원), 경유가격(1천789원)보다 각각 15원, 10원 저렴했다.
또 경동주유소는 인근의 일석삼조주유소(셀프)의 휘발유가격(1천986원), 경유가격(1천820원)보다는 12원, 41원 각각 싼 것으로 파악됐다.
고속국도휴게소 알뜰주유소의 경우 1호점인 기흥주유소의 이날 가격은 휘발유와 경유가 각각 1천994원, 1천826원으로 경부고속국도 서울 요금소 인근 죽전의 한 셀프주유소와 가격차가 각각 6원, 0원에 그쳤다.
같은날 고속국도 알뜰주유소5호점인 안성알뜰주유소는 죽전 셀프주유소보다 각각 8원이 더 비쌌다.
반면, 이들 알뜰주유소는 정부가 당초 전망한 인하 효과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으나, 매출은 빠르게 늘고 있다.
한국도로공사에 따르면 현재 5곳의 고속국도 알뜰주유소는 알뜰주유소로 전환 후 종전 일반주유소 때보다 판매량이 평균 76% 급증했다. 도로공사는 이달에 1곳의 고속국도 알뜰휴게소를 마련하고, 올 상반기 중에 이를 50곳 이상으로 늘릴 계획이다.
이와 함께 주유고객은 경동알뜰주유소가 종전 일반주유소 때보다 1.5배 이상, 안성알뜰주유소의 경우에도 30∼40% 증가한 것으로 각각 조사됐다.
이와 관련, 이서혜 소비자시민모임 팀장은 "정부는 유가 인하 효과가 미미한 알뜰주유소보다는 유류세 탄력세율을 현행 +11.37%(휘발유), +10.29%(경유)를 각각 -11.7%, -10.29% 로 인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익명을 요구한 석유공사 알뜰주유소추진반 한 관계자는 "석유공사는 이달 알뜰주유소를 최대 90곳으로 늘리는 등, 유가를 내리기 위해 알뜰주유소 확대정책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겠다"고 강조했다.
박준영 기획재정부 환경에너지세제과 사무관은 "정부는 두바이유가 배럴당 130달러를 넘을 경우 유류세 인하를 추진할 계획"이라며 원론적인 입장만 내놨다.
정수남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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