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웅서기자] 30인치급 모델이 대부분이었던 저가TV가 화면 크기를 키우고 있다. TV 외 다른 제품군으로 저가 바람이 확장될 움직임도 감지된다.
처음 저가TV 시작은 32인치였다. 아직까지도 40인치 이상 대형 제품보다는 32인치 소형 저가TV가 더 많다.
저가TV 크기가 32인치로 한정됐던 이유는 부담감 탓이 크다. 200만~230만대 규모의 국내 TV 시장은 삼성전자와 LG전자가 98% 이상 차지하고 있는데 이중 40인치대 모델이 절반 이상의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규모는 크지만 경쟁이 심한 만큼 삼성, LG와의 직접 대결을 피한 것이다.
그런데 유통업체들이 조금씩 판단을 바꾸고 있다. 예상을 웃도는 저가TV 인기에 힘입어 화면 크기를 늘린 저가TV를 출시하며 소비자 반응을 엿보고 있는 것. 실제로 현재 시장에서는 마음만 먹으면 42인치 저가TV를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다.
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인터파크는 최근 풀HD LED TV인 'iTV'를 출시하며 저가TV 경쟁에 뛰어들었다. 이 제품은 특히 42인치 모델로 지난 2월27일 예약판매 두 시간만에 한정 500대가 모두 팔려나갔다.
앞서 옥션과 지마켓도 42인치 저가TV를 판매한 적 있다. 11번가의 경우 국내에 없던 37인치 크기 저가TV를 판매하기도 했다. 다른 일부 유통사들 역시 처음과는 달리 40인치대 대형 저가TV를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저가TV를 판매 중인 유통업계 한 관계자는 "저가TV를 통한 42인치 시장 공략도 무리는 아니라는 인식이 생겨나고 있다"고 덧붙였다.
30인치대 TV는 주로 방 안에 두지만 40인치 이상의 대형 TV는 거실용이다. 만약 42인치 저가TV까지 흥행몰이에 성공한다면 이는 삼성, LG 등 대기업에 실질적인 위협으로 작용할 수 있다.
◆10만~20만원대 저가 태블릿도 등장…저가 냉장고, 저가 세탁기도 나올까?
TV를 넘어 저가 시장을 더 넓히려는 움직임도 있다. 저가 TV로 재미를 본 유통업체들이 다른 전자기기 및 생활가전으로 저가 제품 인기를 확장시키려는 것.
'저가 태블릿'이 그 출발선을 끊었다. 지마켓과 옥션은 최근 10만~20만원대 저가형 태블릿PC를 각각 출시했다. 특히 제품 크기가 7인치와 8인치, 9.7인치로 다양할 뿐 아니라 가격이 19만9천원에서 최대 29만9천원으로 저렴한 것이 특징이다.
눈 여겨 볼 점은 삼성전자도 비슷한 시기에 저가 태블릿 출시 계획을 밝혔다는 점이다. 지난 26일(현지시간) 삼성전자 무선사업부장 신종균 사장은 스페일 바르셀로나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MWC) 2012' 개막에 앞서 진행한 기자간담회에서 올 상반기 저가형 태블릿PC를 출시하겠다고 밝혔다.
저가 태블릿의 인기는 해외에서 먼저 입증됐다. 방대한 콘텐츠를 앞세운 아마존의 킨들파이어가 대표적이다. 실제 킨들파이어는 지난해 4분기 세계 태블릿PC 시장에서 출하량 기준 14.3%의 점유율을 기록하며 삼성전자의 갤럭시탭을 누르고 2위를 차지했다. 반즈앤노블 역시 누크 태블릿을 199달러 저가로 선보였다.
저가 냉장고, 저가 세탁기 등 다른 저가 생활가전도 나옴 직하다. 실제 11번가, 현대홈쇼핑 등 일부 유통업체들은 향후 TV뿐 아니라 다른 생활가전의 저가형 제품 출시를 준비하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유통사들이 당연히 저가 제품 이슈를 TV로만 끝내려 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는 어느 정도 규모와 기술력이 확보된 중국 가전업체들이 국내 시장에서 영향력을 넓히는 계기가 될 수 있다. TV의 경우 국내 중소업체 조립 제품을 선호해 왔지만 냉장고, 세탁기, 에어컨 등 다른 생활가전 제품들은 금형 제작 등 규모가 중소업체들이 하기 어려운 과정이 있기 때문이다. 내부에 들어가는 부품 역시 일정 수준 이상의 기술력이 필요하다.
실제 하이얼 등은 예전부터 국내에 냉장고와 세탁기 등을 삼성전자와 LG전자보다 더 저렴한 가격으로 판매하고 있다.
박웅서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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