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후보는 IT업계의 1세대로 꼽힌다. PC통신인 나우누리 시절부터 나우콤, 그리고 아프리카TV까지. 그에게 IT는 산업이자 동시에 미디어였다. 현실을 반영하는 미디어를 운영했던 그가 이제 실제 정치 무대로 조금씩 옮겨가고 있다. 2월초 예비후보로 정신없이 바쁜 어느 날, 선거사무실에서 문 후보를 만났다.
정치는 숙명이라고 말했는데, 그 의미는?
“대한민국 굴러가는 게 정말 이대로는 안되겠다라는 생각을 했다. 대한민국이 발전해 가는 과정에서 지금이 위기라고 판단했다. 승자독식 시스템, 이것만은 고쳐야 한다. 함께 사는 사회, 공동체가 유지되는 것이 중요하다. 그러나 지금은 함께 사는 사회가 아니라 승자독식의 시대, 대기업·대자본의 시대이다. 고쳐야 한다.”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 규제가 많이 풀렸다. 총선과 대선에 미치는 영향은.
“헌법재판소의 위헌 편결과 선거관리위원회의 지침 등으로 SNS 선거운동이 합법화됐다. 만시지탄이라고 생각한다. 그동안 규제 효과도 없었고 부작용만 있었다. 시대 발전에 부응하지 못하는 법이었다. 개정이 돼 다행이지만 늦은 감이 있다. 족쇄가 풀린 만큼 봇물이 터질 것이다. SNS 선거운동은 전혀 돈이 들지 않고 부작용이 없다. 표현의 자유와 정치적 선택을 담보할 수 있다. 올해 총선과 대선 투표율이 높아질 것이다. 젊은 층의 적극적 참여가 예상된다. 2040의 힘이 커질 것이다. 2040의 지지를 받는 정당이 압승할 것이다.”
이명박 정권에서 IT 경쟁력이 많이 떨어졌다.
“한심하다. IT정책이 있기나 했었나? 아예 없었다. 정통부를 없애버렸다. 문제가 있으면 고치면 될 일인데, 없애버려 중심축이 사라졌다. 이명박 정부의 IT정책은 방송통신위원회인데, 최시중 전위원장은 권력남용만 했지, IT의 IT도 모르는 사람이었다. 권력의 입맛에 맞게 임명된 권력 남용이었다. IT는 산업과 미디어라는 두 가지 속성이 있다. 산업 측면에서도 경쟁력 떨어졌다. 이명박 정권은 IT가 고용을 갉아먹는 것으로 인식했다. 미래의 먹고살 길은 지식문화산업인데, 탑 클래스로 이를 어떻게 지원 육성해야 하는 고민을 해야 할 판에 4대강 삽질만 했다. 미디어 측면에서는 더욱 한심하다. 그동안 얼마나 많은 규제가 있었나. 미네르바 사건이 대표적이다. SNS 규제 전담팀을 만드는 등 시대착오적인 짓을 했다. 미디어가 위축되면서 국내 이용자들이 ‘사이버 망명’까지 거론되지 않았나. 총체적으로 난국이었다.”
아프리카TV를 운영하다 구속됐다.
“참담했다. 서울시청에 50만 명이 모이고 아프리카TV를 통해 또 다시 50만명이 모이고, 촛불집회가 한창일 때 구속됐는데 죄목은 저작권 위반이었다. 불구속 사안이었고 담당검사도 걱정하지 말라고 했다. 그런데 하룻밤 사이에 대검에서 구속지시가 내려왔고 구속됐다. 이명박 정권은 인신구속도 편리하게 하는구나 생각을 했다.”
안철수 신드롬, 어떻게 해석하면 될까.
“같은 업계에 20년 가까이 몸담고 있었다. 나우콤이 먼저 시작하고 2년 뒤에 안철수연구소가 출발했다. 이런저런 이유로 어려울 때마다 도와주고, 내가 쓴 책에 추천사도 써 좋다. 신세 많이 지고 도움 많이 받았다. 안철수 신드롬은 젊은 층, 정치 불신하는 국민들의 잠재적 욕구의 분출이다. 변화와 혁신을 요구하고 있는 것이다. 기존의 정치와 정당을 불신하고 있다. 안철수 신드롬을 가져온 국민들의 욕구에는 실체가 뚜렷하다. 변화와 혁신이라는 실체를 앞으로 정치권이 어떻게 해결할 것인지가 중요하다.”
문용식이 생각하는 국회의원은 어떤 모습인지.
“국민들의 정치에 대한 불신, 혐오가 너무 크다. 정치인이라고 하면 그 대표적인 사람이 국회의원이다. 대한민국의 얽히고 설킨 것을 풀기 위해서는 정치가 바로 서야 한다. 바로 설 수 있는 신념과 소신을 갖춘 국회의원이 나와야 한다. 외면하지 말고, 눈 부릅뜨고 격려와 비판을 가해야 한다. 정치란 목소리가 없는 사람의 목소리를 대신 전해주는 역할이라고 생각한다. 힘 있는 사람들은 목소리가 크고, 낼 수 있는 환경이 잘 돼 있다. 그러나 99% 서민들은 목소리를 낼 수가 없다. 목소리를 못 내는 서민들을 위해서 대신 싸워주고 대변해 주는 존재가 국회의원이다. 약자를 위한 정치, 서민을 위한 정치가 근본 중의 근본이라고 생각한다.”
, 사진=정소희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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