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MB와 '선긋기' 했지만…대통령 탈당엔 '글쎄'

[윤미숙기자] 최근 수 차례 '과거와의 단절'을 언급해 온 새누리당 박근혜 비상대책위원장이 이명박 정부와의 선긋기를 확실히 하고 나섰다.

다만 이러한 선긋기는 정책 쇄신을 통해 '자연스럽게' 진행될 것이라고 했고, 이명박 대통령 탈당에 대해선 부정적인 입장을 표명했다.

박 비대위원장은 20일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세종홀에서 열린 방송기자클럽 초청 토론회에서 "지금 새누리당은 새롭게 거듭나고 있다"며 "과거의 잘못과 완전히 단절하고 새로 태어나기 위해 과감한 쇄신을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박 비대위원장은 '잘못된 과거와의 단절'이 현 정부와의 선긋기를 의미하는 것이냐는 지적에 "인위적인 결별이 아니라 정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자연히 달라질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박 비대위원장은 "현 정부 들어 경제지표는 좋아졌지만 소통의 문제도 많았고 양극화도 심화됐다"며 "그런 부분을 과감히 고쳐나가야 된다는 측면에서 정강·정책을 국민의 행복을 최우선으로 하는 '국민과의 약속'으로 바꿨고 그런 방향으로 정책이 바뀌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박 비대위원장은 이 대통령 탈당에 대해 "역대 정권 말기마다 대통령이 탈당하는 일이 반복돼 왔지만 과연 그것이 해답이 됐는가. 지금 국민들이 힘들어하는 부분에 대해 고치고 해결하는 게 우선"이라며 부정적 입장을 밝혔다.

박 비대위원장은 또 4·11 총선을 앞두고 민주통합당 등 야당이 '정권 심판론'을 제기하는 데 대해 "스스로를 '폐족'이라고 부를 정도로 국민의 심판을 받은 분들이 다시 모여 지난 정권에서 추진했던 정책들에 대해 계속 말을 바꾸는 것이야말로 심판의 대상이 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야당의 한미 FTA 재재협상 주장에 대해선 "저는 노무현 정부 시절 한미 FTA를 처음 추진했을 때도 국익에 도움이 된다고 생각했고, 지금 이 시점에서도 국익에 도움이 된다고 생각한다"며 "자신들이 추진했던 내용을 시작도 해 보기 전에 다 바꾸자고 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박 비대위원장은 영남권에서 논란이 되고 있는 '신공항'을 재추진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박 비대위원장은 "신공항은 현 정부에서 완전히 폐기한 정책이지만, 이것이 국가경쟁력 차원에서 앞으로 꼭 필요한 인프라라고 생각한다"며 "신공항을 반드시 추진하겠다. 입지 문제는 전문가들에게 결정을 맡길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