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희권기자] 애플은 지난 주 100여 가지 새로운 기능을 추가한 최신 OS X '마운틴 라이언'를 공개했다. 하지만 이 기능에 음성 기반 개인비서 기능인 시리(Siri)가 빠져 그 이유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마운틴 라이언은 iOS 5에서 제공 중인 거의 모든 기능을 이번에 제공한다. 따라서 시리도 마운틴 라이언에 추가될 것으로 기대됐다. 하지만 시리 기능은 마운틴 라이언에서 제외됐다.
와이어드가 그 이유를 5가지로 정리했다.
첫번째는 마이크 공급문제다. 맥북이나 아이맥의 마이크 위치는 데스크톱PC에서 시리 기능을 구현하는 데 기술적 제약을 낳고 있다.
아이폰은 잡음을 줄이고 선명한 음성통화를 할 수 있도록 2개의 마이크를 이용한다. 마이크 한개는 입 가까운 휴대폰 정면에 설치하고 다른 하나는 헤드폰 잭을 꽂는 부분에 만들어 말소리와 주변 소음을 구별할 수 있도록 했다.
맥북 프로는 음성을 송수신할 수 있는 마이크를 내장하고 있다. 이 마이크는 카메라를 활용한 페이스타임 영상통화에 매우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지만 아이폰4S에서 동작하는 섬세한 음성인식을 구현할 수 없다.
◆마이크-위치감지 문제로 시리 기능 힘들다
시리가 맥 컴퓨터에서 구동되면 주변에서 나온 소음이나 다른 사람의 음성 때문에 이를 제대로 분석할 없는 것.
포레스터 프랭크 질렛 애널리스트는 "애플이 이 같은 이유 때문에 다른 제품에서 시리 지원을 추진하지 못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아이폰4S처럼 고품질 마이크를 얼굴 입술 가까운 곳과 다른 곳으로 나누어 장착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둘째는 위치 감지 기능 문제다. 시리는 위치 감지 기능을 활용하고 있다. 시리가 알려준 날씨정보나 각종 음식점 위치도 이 정보를 기반으로 하고 있다.
그러나 데스크톱PC는 GPS칩을 탑재하지 않아 위치 정보를 제공할 수 없다. 시리 복제품 에비(Evi) 개발사인 트루 놀리지의 윌리암 턴스톨 페도 최고경영자(CEO)는 "정확한 위치정보 지원 부재가 마운틴 라이언에서 시리를 구현할 수 없는 이유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전혀 가능성이 없는 것은 아니다. 맥북은 IP 위치 정보를 이용해 구글지도 등과 같은 다양한 GPS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이 경우 위치정보의 오차범위가 46m까지 커진다는 문제를 안고 있다. GPS를 활용할 경우 오차범위는 3m 정도다.
맥북에 GPS칩을 내장할 경우 이런 문제를 해결할 수 있지만 노트북이나 데스크톱PC에서 이를 당장 실현하기는 힘들다.
◆음성제어 쓰임새 제약
셋째는 데스크톱PC에 음성 제어 기능이 필요없다는 것이다. 시리를 이용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집밖에서 운전중에 주유소를 찾거나 길을 물을 때 이용한다. 이 경우 운전 중에 관련 정보를 손으로 눌러 찾을 경우 사고를 낼 수 있기 때문에 이를 방지하기 위해 시리를 이용한다.
집안에서 사용하는 데스크톱PC에선 이런 쓰임새가 필요없다. 턴스톨 페드 CEO는 "시리는 자그마한 모바일 기기에서 이용할 때 이점을 얻을 수 있다"고 말했다.
네번째 이유는 쓰임새의 제약이다. 와이어드는 시리의 용도가 아직 크지 않다고 분석했다. 시리는 질문을 받게 되면 울프라알파 검색엔진에서 얻은 정보나 일정, 할일목록, 연계 서비스에 뽑은 비즈니스 정보 등을 제공하는 데 그치고 있다.
포레스터 질렛 애널리스트는 "데스크톱PC에서 시리 기능을 이용할 경우 구글검색보다 나은 검색결과를 얻기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끝으로, 시리를 구현하려면 지속적인 데이터 연결성을 보장해야 한다. 질렛 애널리스트는 "맥북프로가 3G나 4G 데이터 접속을 지원한다면 이것을 보장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와이파이 기능만으로는 항시 접속을 유지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그는 또 "시리 기능은 단말기와 애플 데이터센터간 정보교환을 스트리밍으로 하면서 구현된다. 항시 연결성을 보장할 수 없다면 사실상 시리 기능을 제대로 구현할 수 없다"고 말했다.
포레스터 질렛 애널리스트는 "애플이 장래에 맥 컴퓨터에 시리를 구현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다만 이 경우 애플이 맥 컴퓨터에 이를 구현할 수 있도록 한 특별한 칩을 탑재하고 필요한 하드웨어 기능을 보강한 후 항시 연결성을 보장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안희권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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