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은영기자] "문제는 생태계다."
스마트TV가 대세로 떠오르고 있는 가운데 앞으로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해선 생태계를 구축하는 것이 관건이 될 것이라고 와이어드가 11일(현지 시간) 보도했다.
현재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고 있는 소비자가전전시회(CES)의 키워드는 단연 스마트TV다. 새롭게 공개된 스마트TV만 12 종류에 달할 정도다. 주요 TV 제조사 가운데 LG전자와 삼성을 포함한 6개 업체가 특색 있는 스마트TV를 발표했다.
◆주요 업체들 너도 나도 '앱스트어' 구축
주요 업체들은 스마트 TV 전쟁을 앞두고 막바지 전열 정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구글 TV 플랫폼을 탑재하거나 혹은 독자적인 앱 스토어를 개발하고 있다.
이런 움직임에 힘입어 스마트TV 시장이 고속 성장을 구가할 것이란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 시장 조사 전문업체인 NPD 디스플레이서치가 지난 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세계 스마트TV 시장은 오는 2013년까지 연 평균 38% 가량 성장할 것으로 전망해 스마트TV 출하량이 2013년에 1억대, 2015년에는 1억3천만 대에 이를 전망이다.
그 동안 TV 시장에선 하드웨어 경쟁이 주를 이뤘다. 하지만 경쟁의 추가 '스마트TV'로 넘어가면서 더 이상 하드웨어만으론 경쟁 포인트를 삼기 힘들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결국 스마트폰이나 태블릿처럼 '소프트웨어 전쟁' 양상이 될 것이란 전망이다. 따라서 스마트폰과 태블릿 전쟁에서 '앱 파워'가 결정적인 역할을 한 것처럼 스마트TV 역시 '생태계 구축'이 향후 경쟁 포인트가 될 것이라고 와이어드가 지적했다.
그렇기 때문에 TV 제조사들은 저마다 독자적인 운영체제나 스마트 TV용 앱 스토어를 구축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파나소닉은 이번 CES에서 자체적으로 만든 스마트 TV 플랫폼 '비에라'를 오픈했다.
파나소닉에 이어 LG전자는 스마트 TV용 앱 생태계를 구축하기 위해 독자적으로 'LG 앱스 TV'를 선보였다. 또 삼성 테크윈은 일반 TV에서도 앱과 같은 '스마트'한 특징을 불어 넣어주는 '인터치'라는 셋톱 박스를 공개했다.
세계적인 리서치 기관 가트너의 반 베이커 애널리스트는 와이어드와의 인터뷰에서 "아마존이 독자적으로 개발한 안로이드용 앱스토어가 성공을 거두자 다른 기업들도 이를 통한 새로운 수익 모델을 창출하고자 꾀하고 있다"고 말했다.
◆무한경쟁 치달을 경우 파편화 우려
하지만 이런 움직임이 '양날이 검'이 될 수도 있을 전망이다. 개발자 입장에서는 각각의 서로 다른 플랫폼에 맞는 앱을 만들어 내는 게 쉬운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경우에 따라선 소비자들이 각사들이 제공하는 앱이 서로 호환되지 않는 최악의 상황으로 치달을 수도 있다. 이를테면 앵그리버드 앱을 다운받을 경우 그 앱과 호환되는 스마트 TV에서만 쓰게 되는 상황이 생길 수도 있다는 얘기다.
NPD 리서치의 벤자민 아놀드 애널리스트는 "독자적인 앱 생태계를 구축하는 것은 애플과 같은 성공 신화를 꿈꿀 수 있는 기회를 줄 수도 있지만 반대로 어떤 기기에서도 사용되지 않는 플랫폼이 될 수도 있다"면서 "사용자가 유료로 다운받은 앱이 특정 브랜드의 PC나 태블릿에서 작동할 수 없다면 이 제품에 탑재된 플랫폼은 마땅히 사양길에 접어 들 것이다"고 말했다.
TV 제조사들이 구글 플랫폼을 이용한 구글 TV를 제작하는 것도 바로 이런 이유 때문이다. 국내 제조사인 삼성과 LG전자를 포함해 여러 업체들이 올해 구글 TV 상용화를 준비하고 있다는 것은 익히 알려진 사실이다.
업계 관계자들이 스마트 TV 경쟁에서 구글이 상당한 역량을 발휘할 수 있을 것으로 평가하는 것도 구글 플랫폼이 갖춘 생태계 파워 때문이다. 에릭 슈미츠 구글 회장은 "올해 여름까지 매장에 깔린 TV 대다수가 구글 TV가 될 것이다"며 강한 자신감을 보이기도 했다.
원은영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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