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내홍' 심각…'비대위' vs '反박근혜' 충돌

[채송무기자] 한나라당 내홍이 갈수록 거세지고 있다.

박근혜 비상대책위원회 측이 당 지도부를 지낸 안상수·홍준표·정몽준 전 대표 등에 대해 용퇴를 요구하고 있는 가운데 반대 측 인사들도 힘을 합치고 있기 때문이다.

홍준표·정몽준 전 대표와 김문수 경기도지사는 지난 8일 인사동에서 모임을 갖고 김종인·이상돈 비대위원의 사퇴와 재창당을 요구했다.

이들은 "비대위의 쇄신에 적극 동참하기로 했다"면서도 "권력형 부패 전력이 있고 국가 정체성에 문제가 제기된 비대위원 일부가 계속 활동하는 것은 혼란을 초래하므로 박근혜 위원장의 용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정몽준 전 대표는 9일 MBC 손석희의 시선집중에서 "한나라당이 지리멸렬하게 된 원인은 당내 친이·친박이라는 계파 갈등 때문"이라며 "제가 책임이 있다면 계파 갈등을 해소하지 못한 것인데 계파 갈등의 실질적 원인을 제공한 분들은 계파의 수장들"이라고 박근혜 비대위원장을 겨냥했다.

정 전 대표는 전당대회를 통한 비대위 해체와 재창당을 주장하기도 했다.

정 전 대표는 "전당대회 할 시간이 없다고 했는데 민주당은 벌써 통합 전당대회까지 했다. 전당대회하면 당이 분열된다고 했지만 당이 더 이상 분열될 수 없을 정도로 분열됐다"며 "전당대회를 하는 것이 정공법이고 재창당을 한다는 각오로 일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같은 정몽준·홍준표 전 대표와 김문수 도지사의 회동은 향후 박근혜 비대위에 맞선 비주류 연대 성격이 될 가능성이 크다.

박근혜 비대위가 당 쇄신을 주장하고 있는 상황에서 당내 대선주자로 분류되는 정몽준 전 대표와 김문수 지사가 반 박근혜 움직임을 본격화하면 심각한 당내 갈등이 불가피해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