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현주기자]반도체업계의 '영역 넘나들기'가 가속화되고 있다. PC 프로세서 강자 인텔은 스마트폰 칩을, 통신칩 강자인 퀄컴은 노트북 프로세서를, 그래픽처리장치(GPU) 강자인 엔비디아는 자동차용 반도체를 넘본다.
5일 업계에 따르면 인텔, 퀄컴, 엔비디아는 라스베이거스에서 9일(현지시각)부터 열리는 '소비자 가전 전시회 2012(이하 CES 2012)'에서 반도체 신제품을 앞다퉈 선보인다.
이들은 모두 전통적인 주력 분야가 아닌 새로운 서로의 영역을 넘나드는 제품을 내세운다는 면에서 주목된다.
◆폰을 PC 처럼, PC를 폰처럼
인텔은 CES 2012에서 자사 프로세서로 구성된 모바일 플랫폼인 '메드필드'를 발표하고 이를 탑재한 스마트폰을 공개할 예정이다. 반면, 퀄컴은 같은 날 자사 칩을 탑재한 노트북을 발표할 계획이다.
인텔은 스마트폰이 PC처럼 강한 성능을 요하게 될 것이기 때문에 성능면에서 앞선 자사의 칩이 유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과거 발표했던 무어스타운이 발열과 전력소모로 실패했지만 이를 개선한 메드필드를 통해 실패를 만회하고 모바일시장에 본격 진출한다는 전략이다.
인텔코리아 관계자는 "전력 소모와 발열을 크게 개선한 메드필드를 탑재한 스마트폰을 CES 2012에서 선보일 것"이라며 "하드웨어는 해외 제조사가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퀄컴의 롭 첸혹 부사장은 외신과 인터뷰에서 "소비자들은 PC도 바로 켜고 끌 수 있을 뿐 아니라 어디서나 인터넷에 연결돼 있길 원한다"면서 "그동안 퀄컴이 이런 방식의 칩을 만들어왔기 때문에 경쟁 우위를 누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모든 기기엔 '그래픽'이 중요"
PC용 GPU에 주력해온 엔비디아는 CES 2012에서 스마트폰과 태블릿용 프로세서 뿐 아니라 슈퍼컴퓨터, 자동차 등에 탑재되는 프로세서들도 대거 선보일 예정이다.
엔비디아는 이번 행사에서 자사 프로세서 '테그라'가 탑재된 아수스의 쿼드코어 태블릿과 역시 테그라가 탑재된 '람보르기니'의 네비게이션 및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을 시연한다.
엔비디아는 모든 IT기기에서 고화질 영상이 중요해짐에 따라 그래픽 처리 기술 강자인 자사가 전 분야에서 강점을 가질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따라 모바일 뿐 아니라 인텔이 강세를 보이는 중앙처리장치(CPU) 기반의 슈퍼컴퓨팅 분야에서도 영역을 넓히고, 아울러 자동차 영역에도 도전하고 있다.
엔비디아 관계자는 "CES 2012를 통해 엔비디아 GPU 컴퓨팅 솔루션을 활용한 슈퍼폰, 슈퍼태블릿, 슈퍼컴퓨터, 슈퍼자동차 등을 대거 선보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퀄컴과 엔비디아 등에 모바일 반도체 설계를 제공하는 모바일 강자 ARM의 경우 서버 칩 시장 진출에 나선 바 있다. ARM은 전력효율이 강점인 자사 설계 칩 기반의 서버가 에너지 소모를 크게 줄일 것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완제품 디지털 기기들의 '컨버전스'가 이뤄지면서 부품들도 자연스럽게 서로의 영역을 넘나드는 현상을 보이는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분석하고 있다. 이번 CES를 통해 모바일부터 자동차까지 전 컴퓨팅 분야를 아우르는 반도체 업체들의 승부가 주목된다.
강현주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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