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은미기자] 오비맥주가 15년 만에 하이트진로를 제치고 시장점유율 1위를 탈환했다.
지난해 오비맥주는 하이트와 진로의 영업망 통합과 9월 합병으로 상당한 고전이 예상됐다. 하지만 하이트진로의 더딘 영업망 통합과 적절치 못한 마케팅 전략으로 합병 시너지는 없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4일 주류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1월부터 10월까지 오비맥주 제품의 출고량(수출 포함)은 7천794만500상자로 시장점유율 50.22%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하이트진로의 출고량은 7천725만7천400상자로 49.78%의 점유율을 보였다.
오비맥주의 출고량이 하이트진로를 앞지른 것은 1996년 이후 처음이다
지난해 4월까지만 해도 양사의 대표 제품인 카스와 하이트의 월별 출고량은 엎치락뒤치락했다. 하지만 5월부터 오비맥주의 카스가 앞서기 시작했다.
지난 5월 카스의 출고량은 662만상자, 하이트는 609만상자였다. 8월에는 더욱 격차가 벌어져 카스 799만상자, 하이트 570만상자를 기록했다.
오비맥주는 카스를 중심으로 한 패밀리 브랜드화로 소비자를 집중 공략하는 데 성공했다는 평가다.
카스는 '톡 쏘는 맛'이라는 개념을 앞세운 카스 후레쉬를 선봉으로 레몬과즙맛을 살린 카스레몬, 저칼로리 맥주인 카스 라이트 등을 잇따라 내놓으며 젊은 층을 공략했다.
반면 하이트맥주는 맥스, 하이트, 드라이피니쉬 d 등의 다변화 전략으로 시장을 공략했으나, 비슷한 브랜드의 충돌로 자기잠식효과를 일으키면서 점유율을 떨어뜨렸다는 분석이다.
여기에 하이트와 진로의 영업망 통합은 큰 시너지를 일으킬 것이라는 당초 전망과 달리 물리적 결합만 했을 뿐 화학적 결합을 이루지 못하면서 직원들간 신뢰구축 부족으로 오히려 합병의 의미를 무색케 했다는 지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하이트진로그룹의 박문덕 회장은 지난해 통합 법인을 출범시키면서 조직 통합의 시너지를 높이고, 조직을 젊고 활기차게 만든다는 명분으로 경영진을 젊은 세대로 교체하는 승부수를 던졌다"며 "그러나 이런 과정에서 일부 직원들이 경쟁사로 옮기면서 허를 찔린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정은미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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