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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산안 처리 법정시한 넘긴 여야, 서로 책임 공방


황우여 "민주당, 예산 국회 협조해야" 민주당 "지금 與 할 일은 날치기 사죄"

[채송무기자] 한나라당의 한미 FTA 강행처리로 인한 국회 경색으로 예산안의 법정 처리 시한인 2일을 넘기게 되자 여야의 책임 공방이 거세지고 있다.

박희태 국회의장(사진)은 2일 "오늘은 헌법이 정한 예산안 법정 처리 시한인데 예산안이 처리되지 못한 것을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며 "남은 정기국회 회기 안에 예산안이 반드시 처리될 수 있도록 여야 모두가 협조해달라"고 유감을 표했다.

한나라당은 민주당을 강하게 압박했다.

황우여 원내대표는 이날 주요당직자 회의에서 "12월 2일 헌법이 정한 예산 처리 시한에 맞춰 여야 대표간 합의를 했지만 지켜지지 못하고 있다"며 "민주당은 '선 예산, 후 한미 FTA 처리'를 주장했지만 FTA에 따르는 부수 예산이 상당한 액수여서 한미 FTA 비준 동의가 처리된 후에만 예산을 심의할 수 있다"고 말했다.

황 원내대표는 "이제는 여야가 합의한 법정 기한 내 예산 합의처리를 해야 하는데도 또 다시 예산국회를 파행으로 몰고 가는 민주당"이라며 "민주당은 이제 책임 있는 국정의 동반자로서 예산 국회가 정상 운영되도록 협조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주영 정책위의장 역시 "민주당은 입만 열면 민생을 잘 챙기겠다고 해왔지만 예산 심사를 팽개치고 있다"며 "한미 FTA 무효화 장외투쟁을 한다는데 반미 이념 선동으로 정치이득을 챙기겠다는 속 마음을 우리 국민들은 다 알고 있다"고 공격했다.

민주당은 여당 단독의 예산안 심사에 반발하면서 한나라당이 한미 FTA 날치기에 대한 사과를 해야 한다고 맞섰다.

민주당 예결소위 위원들은 기자회견을 열고 "여당만의 예산안 단독 심사는 '2차 예산안 당정협의'에 불과하다"면서 "지금 한나라당이 할 일은 예산안 단독 심사가 아니라 날치기로 인해 빚어진 국회 파행에 대해 사죄하고, 국회 정상화를 위한 책임있는 모습을 보이는 것"이라고 했다.

의원들은 "야당을 배제한 예산안 심사는 의미가 없다"며 "예산안은 처리 기한보다 내용이 중요하다. 한나라당은 예산안 단독 심사를 즉각 중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자유선진당은 한나라당이 한미 FTA 날치기 사과와 민주당 예산 심의 참여라는 중재안을 내놓아 관심을 끌고 있다.

자유선진당 임영호 대변인은 "한나라당은 FTA 강행처리에 대해 사과나 최소한의 유감을 표하고, 민주당도 장외집회 등 강경방침을 철회해 예산안 심사에 참여해야 한다"며 "내년도 예산안까지 여당에 의해 강행 처리된다면 18대 국회 4년 내내 예산안이 강행처리되는데 이는 국회와 정치권의 공멸을 자초하는 길"이라고 말했다.

채송무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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