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송무기자] 민주당 정동영 최고위원이 보수언론과 맞붙었다. 한미 FTA와 관련해 민주당 내 대표적인 강경파로 무효화 투쟁에 앞장서고 있는 정 최고위원에 보수 언론이 공격을 퍼붓자 정 최고위원이 반격하고 나선 것이다.
정 최고위원은 30일 최고위원회의에서 "한미 FTA와 관련해 저에 대한 비판과 증오를 환영한다"면서 "그러나 보도는 사실 관계에 입각해 해야 한다"고 포문을 열었다.
정 최고위원은 "제가 의원총회를 통해 에콰도르에 대한 괴담을 유포했다는 지적이 있었지만 에콰도르는 미국과 FTA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거대한 민중 봉기가 일었고, 미국 석유회사 옥시덴탈의 석유지분 국유화 과정에서 미국과의 FTA 협정을 파기했다"며 "말은 협정 중단이지만 파기된 것"이라고 말했다.
정 최고위원은 "그 과정에서 대통령 한 사람이 축출됐고, 팔라시오 대통령이 퇴진 위기에 몰리기도 한 엄연한 사실로 괴담이 아니다"며 "FTA 투쟁 위원장도 자원해서 맡았다고 하는데 당시 연평도 1주년 행사에 참석하느라 대책회의에 없었고, 나중에 투쟁위원장으로 임명된 사실을 통보받았을 뿐"이라고 반격했다.
정 최고위원은 또 "사실 관계를 왜곡하고 짜깁기 하는 것은 언론의 정도가 아니다"며 "한미 FTA와 관련한 비판과 증오를 환영하지만 사실관계에 입각해 보도의 길을 걸어야 한다"고 했다.
보수언론은 30일자 보도에서 정동영 최고위원에 대해 한미 FTA의 괴담을 퍼뜨리고 있다며 직격탄을 날렸다.
조선일보는 30일자 4면 기사에서 "정 최고위원은 4년 여전 FTA에 대한 절대적 찬성론자였다. 한미 FTA만을 위해서라면 2008년 대선 때 이명박 대통령이 아니라 그가 당선되는 것이 좋았을 뻔 했다"고 비판했다.
조선일보는 또 "29일 정동영 최고위원은 사실과 완전히 다른 말도 했다"며 "에콰도르는 미국과 FTA협상을 벌이다 결렬됐고, 대통령이 추방된 이유는 FTA 협상 때문이 아니라 부정부패 때문으로 이는 이미 괴담 중 괴담으로 확인된 내용"이라고 공격했다.
조선일보는 "민주당 의원들은 정 최고위원이 왜 그렇게 말과 행동을 바꿔가면서까지 극단의 행보를 보이는지 의아해한다"며 "그렇게 해야만 내년 대선에서 움직일 공간이 생긴다고 판단하는 것 같다는 이야기 정도만 나온다"고 보도했다.
동아일보는 6면 기사에서 외교통상부 통상교섭본부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미국과 에콰도르간 FTA는 비준안이 통과된 뒤 파기된 것이 아니라 협상 도중이었던 2006년 3월 에콰도르가 미국 석유기업에 대한 세금을 일방적으로 올리면서 결렬됐다"며 "에콰도르가 아니라 미국이 FTA를 파기했고, 쿠티에레스 전 대통령은 대법관 파면 사건으로 2005년 4월 대통령 직에서 축출됐다"고 했다.
채송무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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