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웅서기자] 스마트폰, 태블릿PC 탓일까? 아이폰, 갤럭시 등 잘 나가는 스마트폰의 판매량 증가 추이는 가히 폭발적인 반면 내비게이션, MP3플레이어, PMP 등 전자기기를 제조하는 국내 중소 제조사들의 실적은 갈수록 악화되고 있다.
마치 블랙홀처럼 스마트폰이 다른 전자기기 매출을 급격히 빨아들이는 형국이다.
1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팅크웨어, 파인디지털, 아이리버, 코원 등 국내 대표적인 전자기기 제조사들은 최근 2011년 3분기 실적을 발표했다.
팅크웨어와 파인디지털은 국내 1, 2위 내비게이션 제조업체다. 두 업체의 시장 점유율을 합치면 90%를 넘을 정도니 두 업체의 실적이 내비게이션 시장을 대표하는 흐름이라고 봐도 무방하다.
팅크웨어(대표 김진범)는 3분기 매출 505억원, 영업이익 15억5천만원을 기록했다. 특히 이번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76.4%, 전분기 대비 51% 크게 하락한 수치다. 파인디지털(대표 김용훈)은 2분기 연속 적자를 이어 갔다. 3분기 매출은 지난해보다 55% 급감한 127억원 수준에 머물렀으며, 영업손실은 5억5천만원에 달했다.
3분기까지의 누적 실적을 보면 상황은 더 심각하다. 팅크웨어는 지난해보다 156억원 가량 매출이 줄었으며, 영업이익도 100억원 이상 감소했다. 파인디지털도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247여억원, 80억원 가량 떨어졌다.
MP3플레이어, PMP 업체들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아이리버(대표 박일환)의 적자는 벌써 11분기째다. 이번 영업손실액은 약 74억원으로 적자폭이 더 커졌다. 코원시스템(대표 박남규) 역시 3분기 31억원 가량의 적자로 2분기 연속 적자를 이어갔으며, 전년 동기 대비 적자 전환했다.
이에 따라 아이리버는 올해 3분기까지 전년 대비 약 2배 이상 영업손실을 내고 있다. 코원의 경우 마지막 남은 4분기에 56억원 이상의 영업이익을 내지 못하면 창립 이래 첫 연간 적자를 기록할 위기에 처했다.
◆다양한 신사업으로 활로 모색…4분기 신제품도 예정
실제 대부분의 업체들이 계절적인 비수기와 맞물려 스마트폰이나 태블릿PC로 대표되는 대체 제품의 영향을 받았다고 털어놨다.
스마트폰이 처음 등장했을 당시엔 화면 크기, 배터리 등 몇몇 한계로 인해 다른 제품에 크게 영향을 주지 않을 것이란 분석도 있었다.
하지만 최근엔 이러한 문제들이 점차 해결되고 있는 추세다. 우선 스마트폰의 화면 크기가 5인치까지 커지면서 영화 재생이나 내비게이션으로 활용하기에 더욱 수월해졌다. 배터리는 여전히 부족하지만 이 때문에 다른 기기를 또 하나 가지고 다니는 것보다는 휴대용 배터리팩으로 스마트폰을 그때그때 충전하는 게 더 편리하다.
위기 의식을 느낀 국내 중소 제조업체들은 수익성을 개선하기 위해 갖가지 노력을 펼치고 있다.
내비게이션 업체들은 그동안 주력하던 거치형 내비게이션 대신 매립형 제품이나 차량용 블랙박스쪽으로 사업영역을 확장 중이다. 팅크웨어의 경우 최근 KT텔레캅과 손을 잡고 개인보안서비스 분야에 새로 진출했다. 목걸이 형태의 전용 단말기를 통해 위험시 동영상이나 위치정보를 보호자에게 알려주고 보안업체에 신고해주는 방식이다.
MP3P 및 PMP 업체들은 전자기기 제조에서 벗어나 다양한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보호케이스, 이어폰, 배터리팩 등 스마트폰 관련 액세서리를 취급하는 IT액세서리 사업이 대표적이다. 코원은 여기에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 사업, 소셜커머스 메타 정보 제공 서비스 등도 펼치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4분기에는 업체들이 연말연초 성수기를 맞아 기존 전자기기 신제품도 출시할 것"이라면서도 "지금으로선 기존 영역에 주력하기보다는 새로운 사업을 통해 활로를 찾는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박웅서기자 [email protected]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