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수연기자] 국내 소프트웨어(SW) 산업 육성 정책의 일환으로 지식경제부가 지난 2010년부터 추진중인 월드베스트소프트웨어(WBS)의 3차 사업 과제에 대한 제안서 제출 기한이 11일로 마감됐다.
이번 제안서 마감은 최근 '안철수연구소 컨소시엄에 대한 예산 번복 사태'가 벌어진 후에 진행된 것이라 WBS 사업의 지속 가능성 및 실효성에 대한 업체들의 우려 속에 진행됐다.
제안서를 제출한 기업들은 3차 사업에서는 예산 삭감이나 정책 변경 등의 사태가 벌어지지 않길 바라는 한편 정부의 보다 장기적인 계획과 일관성 있는 정책 추진을 기대하고 있다.
◆ "14억 예산삭감, 3차 사업에는 영향 없길"
SW 상용화 기술개발 지원으로 SW 국산화 및 해외 시장 진출을 달성한다는 취지하에 추진중인 WBS의 3차사업 과제는 모두 16개. 과제를 수주하는 업체들은 총 사업비의 60%를 정부로부터 지원받게 된다.
중소 SW 기업들로선 재정적인 여력이 안돼 선뜻 시도하지 못했던 연구·개발조차 정부 지원금에 힘입어 시도하는 상황이다.
하지만 최근의 '안철수연구소 사태'를 지켜본 업체들은 제안서를 제출하면서도 뭔가 개운치 못하다는 표정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WBS 과제 수주에 도전한 한 업체 관계자는 "규모가 작은 SW 기업에는 정부 정책, 특히 예산과 관련된 변경 사항에 매우 민감할 수밖에 없다"며 "지경위에서 줄이겠다고 한 14억의 예산이 정확히 어디서 줄어드는 것인지 정해진 게 없어 더욱 그렇다"고 지적했다.
그는 "예산의 적고 많음보다 더욱 중요한 것은 특정 이슈 때문에 초기 계획과 다르게 예산이 변경돼서는 안 된다는 것"이라며 "정치적인 이슈 때문에 SW 지원 예산이 맥없이 줄어드는 지금 같은 상황은 정말 심각하다"고 덧붙였다.
특히 "WBS가 계속해서 예산이 축소되더니 결국 정치적 이슈에 휘청대기까지 한다"며 "바로 이러한 점이 정부 정책을 믿고 사업에 참여하려는 기업들을 불안케 하는 요인"이라고 비난했다.
사업 제안서를 제출한 또 다른 업체 관계자는 "WBS 사업 지원 기간이 2년인데 1차 사업에 참여한 업체들이 개발을 시작한 지 2년이 안돼 성과조차 안 나온 상황에서 기술력 운운하며 예산 삭감을 거론하는 것을 보고 황당했다"며 "3차 사업 예산은 '예산 삭감' 이슈가 영향을 주지 않겠거니 생각하고 제안서를 제출했다"고 말했다.
그는 "정부에서 지원금을 주는 정책이 있으니 연구개발 계획을 세웠던 것인데 만약 예산이 줄어든다면 우리 같은 중소 SW 업체들은 투자 여력이 없어 애초 계획했던 사업 계획을 수정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 문제의 14억원, 지경부도 대응책 고민중
이명박 정부의 핵심 SW 정책으로 부상했던 WBS는 당초 오는 2012년까지 모두 1조원이 투입될 예정이었으나 주관 부처인 지식경제부가 지난 8월 사업 예산을 80% 삭감, 2천 240억원으로 줄인 바 있다.
지난 2010년 1차 사업에서는 7개 과제에 260억원이 지원됐으며, 올해 선정한 2차 사업 5개 과제에는 440억원이 지원된다. 이번에 제안서 제출이 마무리된 3차 사업에는 16개 과제가 선정됐으며 440억원이 투입될 예정이다.
이에 대해 지경부 SW산업과 관계자는 "예산 삭감은 '소프트웨어·컴퓨팅 산업 원천기술' 예산에서 14억이 준다는 이야기일 뿐 WBS 예산에서 14억이 줄어들지, 3차 사업에 영향이 있을지에 대해 지금으로서는 아무 것도 결정된 게 없다"고 밝혔다. "지경부 역시 이부분에 대해 대응방향을 정해야 할 것 같다"고 그는 덧붙였다.
WBS는 3차 사업을 끝으로 마무리되며 그 이후의 국책 프로젝트는 '소프트웨어· 컴퓨팅 산업 원천기술' 전체 안에서 진행된다.
김수연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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