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송무기자] 김진표(사진) 원내대표가 한미 FTA에 반대하는 당내 의원들을 향해 '쇼' 한번 보여주겠다는 것에 지나지 않는다고 해 파문이 커지고 있다.
김 원내대표는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당내 강경파들의 주장은 한미 FTA의 내용도 잘 모르고 무조건 반대하는 것이 선이란고 생각하는 강경한 당 지지자들에게 '쇼' 한번 보여주겠다는 것에 지나지 않는다"고 말했다.
김 원내대표는 "여당에 짓밟히는 쇼 한번 하고 한미 FTA 비준동의안을 통과시키는 결과를 낳게 된다"면서 "강경파들이 몸을 던져 막으라지만, 못 막으면 어떻게 할 것인가. 과거에 한번이라도 성공한 적이 있나. 다 날치기로 끝났다"고 손학규 대표 등 당내 강경파들을 강하게 비판했다.
김 원내대표는 "(당내 강경파의 주장대로 하면 민주당은) 국민 경제나 국익을 위해 아무것도 남기지 못하는 상황이 된다"면서 "한미 FTA로 피해를 보는 농축수산업과 중소기업, 소상공인에 대한 보호 장치를 마련하지 못하면 어떻게 할 것인가"라고 주장했다.
김 원내대표는 핵심 쟁점인 ISD(투자자-국가 소송제도)에 대해서도 "미국으로부터 재협의를 위한 확약을 받으면 비준동의안의 정상 처리가 가능하다"면서 'ISD폐기를 전제하지 않아도 된다는 것인가'라는 질문에 "ISD를 폐기하라는 것은 FTA를 파기하겠다는 것과 같다"고 해 사실상 ISD폐기 의지가 없음을 드러냈다.
한미 FTA를 반대하는 민주당 의원들은 즉각 반발하고 나섰다. 이종걸 의원은 성명을 통해 "김진표 원내대표의 한미 FTA 반대 투쟁에 대한 인식에 절망을 느낀다"며 "김 원내대표의 발언은 한미FTA 반대 투쟁에 온몸을 던져가며 앞장 선 개혁진보진영과 한미FTA로 피해를 입게 될 모든 이들의 면전에 인분을 투척한 것과 같다"고 맹비난했다.
이 의원은 "우리가 쇼를 하고 있다면 김 원내대표는 한나라당 2중대, 한나라당의 트로이 목마 노릇을 하고 있다는 것"이라며 "지금 우리가 이렇게 몸을 던져 막기라도 하기 때문에 한나라당이 피해산업과 국민들에 대한 대책을 마련하는 시늉이라도 하고 있다는 것을 김 원내대표는 알아야 할 것이"이라고 비판했다.
이 의원은 "김진표 원내대표는 이번 발언에 대해 책임을 지고 사퇴할 것은 건의한다"면서 "민주당을 비롯한 야당은 한미 FTA 비준 반대에 원칙과 중심을 가지고 대응해 나갈 것임을 다시 한번 국민 앞에 천명해야 한다"고 말했다.
유선호 의원 역시 "이런 기사가 보수 일간지에 비중있게 보도되도록 한 원내대표의 처신은 매우 부적절했다"면서 "더 이상 당의 입장을 우리 스스로 번복하려는 시도가 있어서는 안된다. 적전 분열이야말로 당을 수습 불가능한 혼란으로 몰아넣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유 의원은 "우리가 숫자가 부족하니까 결국 한나라당의 강행처리에 당할 수밖에 없다. 그러니 최대한 실리라도 챙겨야 한다는 패배주의에 빠지지 말자"며 "민주주의는 결과보다 과정이요 절차"라고 말했다.
채송무기자 [email protected] 사진 박영태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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