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현구기자] 안철수연구소 등이 추진 중인 국책 사업 프로젝트의 내년도 예산 삭감을 놓고 정치권에 소동이 빚어졌다. 8일 국회 지식경제위가 안철수연구소 컨소시엄의 내년 예산을 삭감키로 했다가 정치권의 '표적 삭감'을 우려해 9일 전체회의에서 재논의키로 한 것.
이에 대해 담당 상임위인 국회 지식경제위원회 김영환(민주당) 위원장은 트위터를 통해 "안철수 연구소 예산, 표적삭감은 안 된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트위터에 "착잡한 심정이다. 그동안 상임위의 원만한 운영과 여야간의 관계를 고려해서 지경위원장으로서 강용석 의원의 정치적 발언에 대해 자제해 왔다. 그러나 이번 사안은 명백하게, 국회의 권한 남용이고 정치탄압으로 볼 수밖에 없다. 상임위원장을 떠나서 국회의원으로서도 그냥 지나갈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김 위원장은 "2010년 글로벌 500대 SW기업 중 우리나라는 삼성 SDS와 안철수연구소 2곳 뿐이다. 국내 5개 IT 분야에서 국내기업으로는 유일하게 안철수연구소만이 보안 분야에서 1위이다. 3년 계속사업으로 공모를 통해 선정되었고, 이미 두해가 진행된 사업 예산을 일방적으로 삭감한 것은 불합리한 결정이다"며 유감을 나타냈다.
김 위원장은 "예산안을 다시 논의하는 것은 여론을 인식해서나, 안철수 개인을 보호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우리나라 대표 SW중소기업을 정치싸움, 정쟁에서 보호하기 위해서이다. 지금 정치공학적 이해관계가 명백히 보이는 이러한 오판의 피해자는 안철수 연구소가 아니라 우리 국민이라고 생각한다"고 언급했다.
김 위원장은 이어 "안철수 교수 개인과는 아무 상관이 없다. 다만, 잘못된 결정을 묵인하는 일은 할 수 없다. 잘못된 정쟁과 정치적 의도에서 시작되었고, 변호할 수 없는 처지에 있는 한 인사를 무방비한 정쟁의 희생물로 삼는 일은 양심을 걸고 동의할 수도 묵과할 수도 없다"고 표현했다.
김 위원장이 트위터를 통해 이같은 의견을 제시한 것은 8일 하룻동안 벌어진 소동 때문이다. 국회 지식경제위는 전체회의를 열어 안철수연구소에 배정된 정부 출연예산을 전액 삭감했다가 이를 재논의하기로 결정했다.
국회 지경위는 이날 오전 전체회의에서 정부가 안철수연구소에 배정한 '모바일 악성프로그램 탐지 및 방어 솔루션 개발사업 예산' 14억원을 삭감하는 안건을 의결했으나 자칫 안철수 서울대 교수에 대한 정치권의 탄압으로 해석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면서 9일 이를 재논의키로 했다.
예산 삭감의 대상이 된 안철수연구소는 지난해 지식경제부가 분야별로 세계 최고의 소프트웨어를 개발하자는 취지로 마련한 '월드베스트소프트웨어(WBS) 프로젝트'에 컨소시엄으로 참여, 1차 과제를 수행할 사업자에 선정된 바 있다.
안철수연구소 컨소시엄은 2013년까지 관련 분야의 1차 과제를 수행키로 하고 '모바일 악성 프로그램 탐지 및 방어 솔루션 등을 개발하는 보안SW사업'을 맡았다. 이 컨소시엄에는 안철수연구소를 비롯해 제이모바일, 가림정보기술, 한국인터넷진흥원, 한국전자통신연구원 등 5곳이 함께 하고 있다.
안철수연구소 컨소시엄의 내년도 국책사업 예산 심의가 재논의될 국회 지경위 전체회의는 9일 오후 2시부터 열릴 예정이다.
문현구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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