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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 빠진 與, 똘똘뭉친 野…한미 FTA 10월 처리 물 건너가나?


與 선거 패배충격에 '휘청' MB도 힘 빠져…野 연대 위력 재확인, 한미 FTA 저지 똘똘

[채송무기자] 10.26 재보선에서 박원순 시장(사진)이 승리한 여파로 여권이 공언한 한미 FTA의 10월 내 처리를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거대 여당인 한나라당은 10.26 서울시장 재보선 패배의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고, 야권은 한미 FTA 결사 저지를 위해 집결하고 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10.26 서울시장 재보선에서 한나라당이 예상을 넘는 완패 여파가 생각보다 크다. 한나라당은 텃밭인 서초·강남·송파구 등 강남3구와 용산구 등 4개 자치구를 제외한 서울의 전 지역에서 패배했다. 이 같은 민심이 2012년 총선으로 이어질 경우 한나라당은 서울 48개 선거구 중 8석만을 건지게 될 정도로 참패다.

이 때문에 한나라당은 쇄신책을 놓고 논란을 벌이고 있다.

홍준표 대표는 선거 직후 "서울을 제외한 기초단체장 선거에서는 다 승리한 상황으로 이겼다고도 졌다고도 할 수 없다"고 말했지만 수도권을 기반으로 한 의원들은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벌써 지도부 총사퇴, 이명박 대통령 탈당 요구 등에 대한 말도 나오고 있다. 여권 전체가 '살아남기 위한 전쟁'에 돌입한 모습이다.

한미 FTA 처리를 압박하고 있는 이명박 대통령의 힘도 크게 빠졌다. 이 대통령은 10.26 재보선 과정에서 내곡동 사저 논란으로 여권 패배에 크게 일조했다. 한나라당 내에서 '대통령 책임론'이 제기되도 할 말이 없는 상황이다. 이 때문에 박원순 후보 승리로 이명박 대통령이 레임덕이 본격화됐다는 말도 나오고 있다.

이명박 대통령은 국회의원 전원에게 한미 FTA의 조속한 처리를 촉구하는 서한을 보내는 등 한미 FTA 처리에 집중하고 있지만, 28일 남경필 국회 외통위원장은 MBC 손석희의 시선집중에서 "강행처리 및 물리력이 충돌하는 가운데 이것을 진행할 생각은 없다"며 "만약 물리적인 충돌이 일어나 제가 처리한다면 내년 총선에 출마를 안할 것"이라고 반응했다.

반면 야권은 결사 저지 방침을 명확히 밝히고 공동 행동에 나섰다. 민주당은 27일 8시간에 걸친 마라톤 의원총회를 통해 재재협상 없는 한미 FTA 비준안 처리를 결사 저지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민주당·민주노동당·창조한국당·국민참여당·진보신당 등 야5당은 28일 오전 국회에서 대표 회담을 통해 18대 국회의 한미 FTA 비준안 처리를 반대한다는 입장을 재확인하고 31일 공동 의원총회를 열어 저지 전략을 논의하기로 했다.

민주노동당 등 진보야당이 걱정하는 대로 민주당이 이탈할 수도 없다. 10.26 재보선에서 확인됐듯 이제 야권 연합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다.

야권이 하나로 뭉쳐 지원을 한 박원순 시장은 초박빙이라는 언론의 예상이 무색하게 53.4%의 득표를 얻어 46.21%를 얻은 한나라당 나경원 후보를 7.19% 차이로 압승했지만, 야권의 선거 단일화가 무산된 인제군수 선거에서는 한나라당 후보가 승리했다.

한나라당 이순선 후보는 인제군수 선거에서 43.20%를 얻어 42.72%를 얻은 민주당 최상기 후보를 0.48% 차이로 승리했다. 문제는 야권 후보 단일화의 실패로 출마한 민주노동당 박승흡 후보가 무려 11%를 득표했다는 점이다. 야권 연대가 이뤄졌다면 야권은 여유 있게 승리할 수 있었다.

한미 FTA에 대해 진보정당은 결사 저지 방침이 명확하다. 이는 참여정부 때부터 이어진 것으로 민주당이 한미 FTA의 국회 통과에 간접적인 역할을 한다면 사실상 야권 연대와 통합 흐름은 치명상을 입을 수밖에 없다.

이 처럼 한미 FTA를 추진하는 이명박 정권과 한나라당은 정권 심판 성격이 강한 민심의 결단에 크게 당황하며 흔들리고 있고, 반면 야권은 단합하고 있는 모습이어서 국회 외통위와 본회의 처리가 남은 한미 FTA 처리가 쉽지 않게 될 전망이다.

채송무기자 [email protected] 사진 김현철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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