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송무기자] 박원순 야권 통합 후보가 10.26 재보선에서 승리했다. 기존 정치권의 변화를 바라는 '시민들의 승리'였다.
무소속으로 자금과 조직 면에서 뒤처지는 박원순 후보가 야권 통합 후보로 서울시장 선거에서 승리하기까지는 시민의 도움이 절대적이었다. 시민들은 선거비용이 모자란 박원순 후보를 위해 47시간 만에 목표액 38억8천500만원을 모금했다.
야권 통합 후보를 결정하는 현장 투표가 벌어진 3일, 시민들의 힘은 또 다시 나타났다. 서울 중구 장충체육관에는 주말임에도 가족 단위의 유권자가 몰려들었다. 기존 정당의 경선 투표율이 30%를 넘기기 힘든 현실이지만 안철수 열풍이 이어진 '박원순 바람'으로 투표율은 60%에 육박했다.
이 같은 시민들의 힘을 바탕으로 박원순 후보는 제1야당으로 조직 면에서 압도적인 박영선 민주당 후보를 눌렀다.
여야의 총력전 양상으로 펼쳐졌던 이번 선거에서도 박원순 후보의 무소속 선택은 상당히 불리한 것이었다. 선거 사무실, 자원봉사자의 수 등 모든 면에서 열악한 여건을 갖고 시작한 박 후보의 부족한 면을 채운 것은 헌신적인 야권의 지원과 자원 봉사자로 나선 시민의 힘이었다.
선거에서도 당초 나경원 후보와 한나라당의 강세 지역인 강남 3구와 중구 등의 투표율이 높게 나타나면서 박원순 선거 캠프에 비상등이 켜지기도 했으나 오후 6시 이후 직장인들의 투표가 이어지면서 긴장했던 박원순 캠프가 웃음을 되찾았다.
박원순 후보 역시 이 같은 시민들의 힘을 인정했다.
박 후보는 자정 무렵 사실상 선거 승리 선언을 하면서 "박원순은 시민의 일원으로 당선된 것"이라며 "1995년 시민의 손으로 서울시장을 직접 뽑은 이래 26년 만에 드디어 이번 선거에서 '시민이 시장입니다'라는 민주주의의 정신을 완성했다"고 말했다.
박 후보는 "'서울, 사람이 행복하다'는 시정의 좌표가 될 것"이라며 "시민들 삶 곳곳의 아픔과 상처를 찾아내는 일부터 시작할 것으로 보편적 복지는 사람 중심의 서울을 만드는 새로운 엔진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원순 후보의 승리로 변화를 바라는 시민들이 1차적으로 승리한 가운데 우리 사회가 이후 어떤 변화를 맞게 될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채송무기자 [email protected] 사진 김현철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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