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익현기자] '잡스 교주'가 사라진 애플에 인력 유출 강풍이 불까?
'아이콘' 스티브 잡스가 5일(현지 시간) 사망하면서 애플에 대대적인 인력 유출이 뒤따를 지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고 허핑턴포스트가 6일 보도했다.
허핑턴포스트에 따르면 그 동안 애플 직원들은 스카웃하기가 어렵기로 유명했다. 고위 경영진부터 말단 직원까지 수익성 높은 스톡옵션을 갖고 있는 매력이 큰 데다 아이패드나 아이폰 같은 혁신 제품을 디자인한다는 자부심도 만만치 않았기 때문이다.
게다가 스티브 잡스를 위해 일한다는 점 또한 애플 직원들에겐 적잖은 매력 요소였다. 하지만 잡스가 사망하면서 애플 직원들에겐 '정신적 교주'가 사라진 상황이 됐다고 허핑턴포스트가 전했다.
이에 따라 일부 실리콘밸리 전문가들은 조만간 애플에서 인력 유출이 시작될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반면 실리콘밸리는 돈을 찾아 쉽게 옮기는 월스트리트와는 다르다는 반론도 만만치 않다. 애플에서 일하는 매력이 적지 않다는 반론도 많다.
◆"빌 게이츠 떠난 MS와 비슷할 것"
애플의 인력 유출이 이미 시작됐다는 주장도 있다. 당장 올초 소매부문 책임자인 론 존슨이 애플을 떠나 J. C 페니 최고경영자(CEO)로 부임했다. 또 운영체제 개발 책임자인 버틀랜드 설렛 역시 회사를 떠났다.
스티브 잡스의 핵심 측근으로 디자인 책임자인 조너선 아이브 역시 한 차례 구설수에 오른 적 있다.
허핑턴포스트는 애플엔 조너선 아이브 등 대중적으로 널리 알려진 인물 외에도 능력 있는 인재들이 상당히 많다고 지적했다. 눈에 띄진 않지만 이들이 빠질 경우 애플의 혁신성은 큰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다.
결국 비전을 제시하고 인력 유출을 막는 것은 오롯이 팀 쿡의 어깨 위에 달려 있게 됐다.
애플 분석 전문 사이트인 아심코를 운영하고 있는 호레이스 데디우는 허핑턴포스트와의 인터뷰에서 "팀 쿡에게 보고하는 모든 사람들은 애플을 떠날 경우 다른 회사 CEO가 될 수 있는 인물들이다"고 주장했다. 자신들의 힘 만으로 충분히 슈퍼스타가 될 자질이 있다는 것이다.
잡스가 자리를 지키면서 그들을 체크할 때는 자리를 지키고 있었지만, 잡스 없는 애플에선 다른 선택을 할 가능성이 충분하다는 것이다.
◆"실리콘밸리는 월스트리트와는 다르다"
물론 반론도 만만치 않다. 잡스 재임 기간 동안 창의적인 사람들이 최선을 다할 수 있는 문화를 만들어놨기 때문에 당장 큰 구멍은 없을 것이란 게 이들의 주장이다.
니드햄&컴퍼니의 찰스 울프는 허핑턴포스트와의 인터뷰에서 "대부분의 애플 간부들은 회사들 떠나 다른 곳으로 갈 경우 한 단계 밑으로 내려가는 것과 마찬가지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실리콘밸리는) 돈을 찾아 다른 곳으로 떠나는 월스트리트와는 다르다"고 강조했다. 다른 회사들에선 능력 있는 애플 직원들을 탐내겠지만 생각만큼 이탈하는 사람이 많지는 않을 것이라고 그는 주장했다.
애플 주가가 폭락하고 몇몇 간부들이 떠날 경우 연쇄 작용이 있겠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엔 잡스가 없다는 이유만으로 회사를 떠나지는 않는단 것이다.
컨설팅 회사인 크리에이티브 스트레티지에 몸 담으면서 오랜 기간 애플을 관찰해 온 팀 바자린은 "팀 쿡을 비롯해 디자인 책임자인 조너선 아이브, 마케팅 책임자 필 쉴러 등 잡스가 신뢰했던 고위 간부들은 이탈하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이들은 그 동안 많은 보상을 받았을 뿐 아니라 애플에서 일하는 걸 누구보다 좋아한다"고 설명했다.
김익현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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