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MS와 손잡고 구글 견제한다

[로스앤젤레스=이균성 특파원] 삼성전자가 모토로라에 한 눈을 팔고 있는 구글을 견제하기 위해 마이크로소프트와의 제휴를 강화하고 나섰다. 구글 안드로이드 외에도 다양한 운영체제를 갖춰 한 회사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겠다는 전략으로 보인다.

삼성전자와 마이크로소프트(MS)는 28일(현지시간) 공동 보도자료를 통해 두 회사가 보유한 특허에 대해 크로스 라인선스(cross-license)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이번 계약에 따라 삼성전자는 구글의 안드로이드 운영체제를 탑재한 스마트폰과 태블릿에 대해 MS에 일정 비율의 로열티를 지급키로 했다.

정확한 로열티 액수는 공개되지 않았다.

이번 제휴는 삼성전자 입장에서 볼 때 MS와의 관계를 더 돈독히 함으로써 모토로라를 인수한 구글을 견제하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또 특정 OS에 의존하지 않고 안드로이드, 바다, 윈도폰 등 멀티 플랫폼 전략을 추구함으로써 광범위한 제휴를 통해 애플을 압박하는 효과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이에 앞서 인텔과 함께 리눅스재단이 만들고 있는 새로운 모바일 운영체제인 '타이젠(Tizen)' 개발에도 적극 나서기로 했다.

앞선 하드웨어 제조기술을 바탕으로 가능한 한 모든 OS를 지원함으로써, 구글을 견제하고, 애플을 압박하려는 전략으로 보인다.

삼성전자 홍원표 무선사업부 부사장은 "두 회사의 크로스 라인선스를 통해 삼성과 MS는 모바일 산업의 혁신을 가져올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맥락에서 삼성전자는 다음달 윈도폰7.5(망고) 기반의 스마트폰 '옴니아W'를 출시할 예정이다. 이 제품은 3.7인치 크기의 디스플레이와 1.4Ghz 프로세서를 장착했으며, 이탈리아에서부터 제품을 출시해 출시 지역을 점차적으로 늘려갈 것으로 알려졌다.

애플과 구글에 밀려 모바일 시장에서 기를 펴지 못하고 있는 MS로서도 이번 제휴는 노키아 이후에 최대 우군을 확보한 셈이다.

MS의 윈도폰 사업부 앤디 리스 사장은 이와 관련 "MS와 삼성은 윈도폰의 비약적인 성장 가능성을 보고 있고 이를 현실이 되게 하기 위해 투자하고 있다"며 "윈도폰 플랫폼에서 제휴 회사들이 성장할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로스앤젤레스(미국)=이균성 특파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