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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패드 대항마?…주요 제품 줄줄이 쓴맛


[로스앤젤레스=이균성 특파원] 지난해 애플이 아이패드를 출시하며 태블릿PC 시장에 새로운 바람을 불러온 뒤 이른바 '아이패드 대항마'가 속출했지만 아직까지 그 이름값을 제대로 해낸 태블릿은 나오지 않고 있다.

대부분의 제품들이 인기를 얻기는 커녕 깊은 상처만 남긴 상태다. 태블릿의 부진은 해당 회사의 실적에도 적잖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

신제품 출하대수가 불과 3개월 만에 절반 이하로 뚝 떨어진 것이다.

더구나 소비자에게 판매된 수치가 아니라 유통업체에 넘긴 숫자가 그렇다는 것이다. 16일 포춘 인터넷판은 이같은 수치는 5월 이전에 유통업체에 넘긴 제품이 아직까지 팔리지 않은 채 매장에 남아있다는 것을 암시한다고 평했다.

플레이북은 출시 순간부터 몇가지 주요 기능이 빠졌다는 이유로 일부 전문가들로부터 호된 평가를 받았지만, 스마트폰 시장에서 애플과 안드로이드폰에 밀리고 있는 RIM으로서는 소비자 인식을 바꾸기 위해 전략적으로 중요한 제품이었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과거 스마트폰 명가의 얼굴에 먹칠을 한 셈이다.

RIM은 이같은 침체 속에 2분기 순이익이 3억2천900만달러(주당 63센트)로 지난해 동기 7억9천700만달러(주당 1.46달러)에 비해 절반 이하로 급감했다. 2분기 매출도 작년 동기대비 9% 하락한 42억 달러를 기록했다.

그의 지적처럼 이름값을 못하는 대표적인 '아이패드 대항마'가 HP의 터치패드였다.

HP는 터치패드를 출시한 지 불과 한 달이 조금 넘은 시점인 지난 8월18일 터치패드를 비롯한 웹OS 단말 사업을 철수한다고 밝혀 IT 업계를 깜짝 놀라게 했다. 출시 이후 판매 실적이 얼마나 참담한 것이었는 지는 기록조차 공개하지 않았다.

HP는 이 발표 며칠 전 터치패드의 가격을 499 달러에서 399달러로 100 달러 인하한다고 밝혔다가, 이 발표 이후 다시 99 달러라는 파격적인 가격을 제시했다. 재고를 처분하기 위한 조치였다. 거의 공짜에 가까운 헐값인 만큼 터치패드는 폭발적인 인기 속에 순식간에 매진됐지만 HP는 대당 약 200 달러를 손해봐야 했다.

토드 브래들리 HP 퍼스널시스템그룹(PSG) 총괄 수석부사장이 PC 사업 매각보다 분사를 원하고 분사된 회사에서는 태블릿 사업을 해야 한다고 여러 차례 주장한 점을 고려하면 터치패드가 앞으로도 명맥을 유지할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지만, 터치패드는 수십일 만에 생명을 다한 제품이란 오명의 위기 속에 있다.

그러나 아직까지도 줌(Xoom)의 정확한 판매대수에 대한 집계는 거의 공개되지 않고 있다. 초기에 수 만 대가 출하됐다거나 상반기에 수십만대가 출하됐다는 보도가 잠깐 나온 적이 있으나 이후 줌 판매 실적은 관심조차 끌지 못하고 있다.

이에 반해 애플은 지난 2분기 930만대의 아이패드를 판매했다고 밝힌 바 있다.

JP모건의 애널리스트인 마크 모스코위츠는 "모토로라의 태블릿 또한 결과적으로 소비자들로부터 많은 관심을 끌지는 못했다"고 평가했다.

최근 미국에서 가능성을 시험 받고 있는 '아이패드 대항마'는 소니의 '태블릿S'다. 그러나 마크 모스코위츠는 이 제품에 대해 "큰 기대를 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이 제품은 16일 미국 시장에서 출시됐는데 미리 이를 써본 모스코위츠는 "별로 감동을 받지 못했다"며 성공 가능성에 대해 그다지 높지 않게 평가했다.

또 다른 일본 업체인 샤프는 최근 자사 태블릿 '갈라파고스' 3개 기종 중 2개 기종의 생산을 중단한다고 밝혔다. 중단 모델은 갈라파고스 3개 모델 중 5.5인치와 10.8인치 버전의 2종류로, 이번 달 30일부터 주문을 중단한다. 갈라파고스는 구글의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를 탑재한 제품으로 지난해 12월 10일부터 판매되기 시작했다.

태블릿이 PC 수요를 위축시킬 만큼 새로운 시장으로 각광을 받고 있는 상황이지만 애플을 제외한 많은 업체들에게는 자칫하면 '무덤'이기도 한 것이다.

/로스앤젤레스(미국)=이균성 특파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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