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웅서기자] 스마트폰 역풍이 각종 전자기기에 몰아치고 있는 가운데 내비게이션만은 유독 선방하고 있어 주목된다.
스마트폰 보급 이후 내비게이션 이용량이 줄어들긴 했지만 다른 전자기기에 비해 상대적으로 그 폭이 크지 않은 것. 오히려 내비업계는 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새로운 시장을 창출하기 위해 안간힘을 기울이고 있다.
◆스마트폰으로 인한 이용량 감소치 '낮은 편'
방송통신위원회는 지난 7월 '2011년 상반기 제3차 스마트폰이용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여기에서 스마트폰 이용자들 중 60.3%는 내비게이션 모바일앱을 내려 받았다고 답했다. 이는 전체 애플리케이션 카테고리 중 유틸리티(65.9%) 다음으로 높은 수준이다.
그러나 '스마트폰 이용 후 다른 단말기 이용 변화' 부문을 보면, 내비게이션 이용량 감소치는 35.2%로 상대적으로 낮았다. 전자책 단말기나 PMP, 게임기 등은 최소 79.2%에서 83.5%의 이용 감소를 보였다.
애플리케이션은 많이 내려 받았지만 실사용은 적다는 것. 실제 운전을 할 때에는 아직까지 내비게이션 단말기를 많이 사용한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시장 규모 줄지만, '경기침체' 때문…뜨는 제품군도 있어
시장에서 각 업체들의 실제 체감수준은 어느 정도일까. 여러 업체들의 올해 실적으로만 보면 확실히 국내 내비게이션 시장 규모가 줄고 있는 것은 확실해 보인다.
국내 1위 내비게이션 업체 팅크웨어는 지난 1·2분기 전년 대비 다소 하락한 실적을 기록했다. 특히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던 지난해와 달리 올 2분기엔 매출과 영업익이 각각 8.1%, 48.1% 감소했다.
파인디지털 역시 실적이 크게 악화됐다. 올 상반기 지난해와 비교해 매출이 90억원 이상 줄었으며, 영업익은 지난해 53억원에서 약 82.5% 감소한 9억원을 기록했다.
이에 대해 업계는 스마트폰 때문이라기보다는 경기침체로 인한 시장 축소라는 견해가 우세하다.
업계 한 관계자는 "스마트폰, 스마트패드 등으로 인해 지난해 약 160만~170만대 수준이었던 국내 내비게이션 시장이 올해 20만대 정도 줄어들었다"면서도 "스마트폰 여파도 있겠지만 그보다는 경기침체가 주원인"이라고 지적했다.
오히려 '뜨고 있는' 내비게이션 제품도 있다. 3D 전자지도를 탑재한 3D 내비게이션과 매립형 내비게이션이 대표적이다.
팅크웨어는 전체 제품군 가운데 3D 전용 내비게이션의 판매 비중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어 2분기엔 3D 제품의 판매 비중이 50%에서 56%로 늘어났다. 파인디지털의 경우 3D 내비게이션이 지난해 말 50% 비중에서 현재 60%까지 상승했다.
매립형 내비게이션의 경우 지난해 20만대 수준에서 올해 25만대로 약 5만대 가량 시장이 늘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차량 출고 전 탑재되는 비포마켓 내비게이션보다 출고 후 신차나 중고차에 소비자가 직접 설치하는 매립형 제품이 인기를 끌고 있다.
이 관계자는 "내비게이션 단말기는 최근 가격이 많이 저렴해진 것은 물론 익숙한 7인치 화면 및 최적화 된 프로그램 등으로 스마트폰의 영향이 상당히 제한적이었다"며 "실제 스마트폰으로 내비게이션을 이용하다가 불편함으로 인해 다시 내비게이션 단말기로 돌아온 고객들도 있다"고 말했다.
박웅서기자 [email protected]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