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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기 첨단 '찌라시', '배달의 민족' 이야기


우아한형제들, 전국 10만여 배달 업체 DB 구축

[김영리기자] # 토요일 오후, 모처럼 늦잠을 자고 일어난 A씨. 점심 즈음 냉장고를 열어보니 먹을 게 없다. 뭐라도 시켜먹을까 하는 생각에 스마트폰을 꺼내 앱을 실행시킨다. 앱 안에는 중국집, 치킨, 피자, 보쌈 등의 메뉴가 가지런히 나열돼있다. 원하는 메뉴를 고르니 우리 동네 반경 3킬로미터 내 가게들이 나타난다. A씨는 이용자들의 리뷰와 별표 평점을 보고 마음에 드는 집을 골라 바로 '전화하기' 버튼을 눌러 배달을 시켰다.

기존 냉장고 옆 지저분하게 붙어있거나 바로 휴지통에 던져졌던 전단지가 모바일 앱으로 들어왔다. '21세기 최첨단 찌라시'를 표방한 '배달의 민족' 앱 얘기다.

'배달의 민족'은 지난해 7월 출시된 후 220만 다운로드 수를 넘어섰다. 앱에 등록된 가게는 전국 10만여 개에 이른다. 창업 1년 만에 네이버나 114보다 더 많은 데이터베이스(DB)를 구축했다.

김봉진(36) 우아한형제들 대표는 "어디를 가던 전단지 밖에 안보인다"며 "회사 직원들 역시 일가친척을 모두 동원해 동네의 재활용 분리수거함을 뒤지는 등 전국의 전단지를 싹싹 긁어모았다"고 말했다.

회사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이 앱을 만든 김 대표와 김광수(38) 기술이사는 형제다. 김 대표는 NHN과 네오위즈에서 디자이너로, 형인 김 이사는 시스템 통합(SI) 업체에서 근무했다.

김 대표는 NHN을 다니면서 이 사업을 구상했다. 지난해 모바일 시장이 급성장하면서 더 이상 미루면 안되겠다는 생각에 개발자인 형 김광수 이사를 설득해 함께 뛰어들었다.

형제는 지난해 앱을 출시하기 전 전국의 전단지 광고 대행 업체들을 모아 사업설명회를 가졌다. 미리 전국의 전단지 광고 대행 업체들과 네트워크를 형성해 놓은 데다 이용자들이 직접 동네가게를 등록할 수 있기 때문에 네이버나 114보다 더 많은 업체 DB를 확보할 수 있었다.

김 이사는 "사용자가 직접 등록할 수 있도록 개방을 하니 하루에도 몇 천 건씩 업체 정보가 등록, 수정이 됐다"며 "살아있는 데이터들이 늘어나 네이버, 114에서도 없는 가게들의 정보를 우리가 가질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앱을 통해 전화가 걸려오면 음식점 업주는 "배달의 민족을 통한 전화입니다"라는 콜멘트를 들을 수 있다. 이를 통해 기존 전단지를 돌렸을 때는 알 수 없었던 광고 효과를 직접 확인할 수 있는 것이다.

때문에 유료 광고 요청도 늘고 있다. 앱을 실행하면 첫 눈에 잘 보이도록 맨 위에 노출시켜 주는 방식이다. 유료광고를 시작한 지 2주 만에 매출 1억 원을 돌파했고 손익분기점도 눈 앞에 두고 있다.

형제는 '배달의민족'을 향후 지역 소상공인들의 광고 플랫폼으로 발전시킬 계획이다.

김 대표는 "배달과 관련된 모든 것들을 담을 수 있는 플랫폼 사업을 목표로 하고 있다"며 "다양한 비즈니스 모델로의 확장도 가능해, 이용자들에게 혜택을 줄 수 있는 통합 마일리지나 업체들의 이벤트 홍보 채널 등을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배달이라는 카테고리 내에서, 배달은 배달의 민족이라는 공식이 성립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김영리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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